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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초저금리 장세엔 백약이 무효···후폭풍만 양산

[부동산 규제 임박]①초저금리 장세엔 백약이 무효···후폭풍만 양산

등록 2016.10.24 16:47

수정 2016.10.24 23:14

김성배

  기자

정부 규제 구두개입 엄포 불구···청약 시장 활황광풍 원인 유동성···금리 인상 전까진 풍선효과만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출처=뉴스웨이 DB)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출처=뉴스웨이 DB)

“정부는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시 단계적·선별적인 시장 안정 시책을 강구해 나갈 계획이지만 부동산 대책의 추진 여부 및 시기,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진 바 없다.”

지난주 정부가 서울 강남 부동산시장 과열을 잡기 위해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진 후 국토교통부에서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부의 이 입장은 여전히 변한 게 없다. 일부 매체에서 국토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부동산 대책 발표 시기를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로 점치고 있지만, 국토부는 “대책의 추진 여부와 시기 등은 전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부동산 주무부처인 국토부부터 부동산 규제 대책에 대해선 무조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실제 정부 스스로가 부동산 규제 대책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언급해왔기 때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비롯해 집값 안정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강호인 국토부 장관도 14일 국정 감사에서 "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차원에서 투자 목적의 과도한 수요 등에 의한 과열 현상이 이어질 경우 단계적, 선별적 시장 안정 시책을 강구해나갈 방침"이라며 부동산 규제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때 시장에선 조만간 정부가 규제 대책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책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 일부 과열지역과 상품을 겨냥한 핀셋 대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주택시장이 신규 분양 시장이 과열돼 강남 등 일부지역에 투기수요가 몰려 들고 있다고 보고 있으면서도 지방 대도시 등에선 기존 주택값이 하락하고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때문에 특정지역을 타깃으로하는 선별적이나 단계적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을 서울 기준 6개월에서 1년 또는 입주시까지로 연장하고 일정기간 재당첨 재한을 두는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좀더 강력한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게 집단대출에 부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인정비율(LTV)나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등을 적용하는 것이다. 강남권을 투기과열 지구로 지정하자는 얘기도 관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들 대책들의 실효성도 의심된다는 것. 한국은행의 초저금리가 유지되고 있는 한 투기꾼들이나 갈길을 잃은 뭉칫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이나 분양권 전매강화 등 강력한 규제책도 임시방편일 수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규제만 잔뜩 내왔는데 효과가 없어 되레 풍선효과 등 역효과만 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강남 재건축 등 부동산 시장 과연을 막겠다는 의지를 보인 이후에도 강북이나 수도권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오히려 더 과열되는 등 후폭풍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20일 현대산업개발이 마포구 신수1구역 재건축 단지인 ‘신촌숲 아이파크’의 1순위 청약 접수를 한 결과 39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 9545명이 몰려 평균 7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면적 59㎡A타입은 48가구 모집에 9508명이 신청해 198.08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신촌숲 아아파크가 청약 대박을 내면서 주변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인천·경기 등 수도권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지난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청약을 진행한 ‘안산 그랑시티자이’는 아파트 1순위 342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 1738건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평균 9.2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면적 140㎡ 펜트하우스는 2회차 청약에서 4가구 모집에 403건의 청약이 몰려 100.7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의왕백운밸리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도 1순위 청약에서 163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4만 5015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27.59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존 아파트값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3.3㎡당 아파트값은 1877만원으로 전 고점인 2010년 3월의 1848만원을 넘겼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 마포, 성동 등 14개 자치구는 전 고점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정부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 강화 조짐이 강북과 수도권에 풍선효과나 쏠림 현상 등 후폭풍만 남길 여지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시장 모니터링 등 장고에 들어간 정부가 장고끝에 악수를 둘 경우 강남 등 시장에 광풍만 불어닥치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감을 표출하고 있다. 어설픈 대책이라면 강남의 열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결과만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현재 분양시장 분위기는 과열 현상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은행의 초저금리가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정부가 강남에도 근본적인 처방전을 내놔야한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지 않는 선에서 청약제도개선 등 장기적인 대책을 내놔야 시장에 긍정적일 수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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