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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한은 금리인상 놓고 새 정부서도 파열음 내나

기재부-한은 금리인상 놓고 새 정부서도 파열음 내나

등록 2017.06.13 11:13

수정 2017.06.13 11:15

김성배

  기자

수출 등 거시경제지표 호조+가계부채 급증최근 이주열 총재 금리인상 예고한 듯한 발언반면 김동연 부총리 "지금 금리 합리적" 강조기재부 추천 조동철 위원 가세···균열 조짐 포착

김동연 신임 경제 부총리(좌측)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김동연 신임 경제 부총리(좌측)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경제 콘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와 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여부를 놓고 파열음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만나 재정 역할론에 대해선 의견 일치를 봤지만, 통화 긴축(금리 인상)과 관련해선 미묘한 온도차가 포착되고 있어서다.

13일 기획재정부 등 관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 부총리인 김 부총리는 최근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기준금리는 한은 금통위의 고유 결정사항”이라면서 “금통위가 경기, 물가, 금융시장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으로 결정해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시장 관계자는 그리 많지 않다. 소득주도 성장이든, 혁신성장 이든 한국 경제성장을 책임져야하는 기재부로서는 금리인상에 대해 사실상 반기를 들수 밖에 없기 때문.

실제 박근혜 정부 최경환 경제부총리 재임 당시 ‘척하면 척’ 발언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4년 9월 한은은 기준금리 인하에 부정적 입장을 유지했지만, 최 부총리의 “(금리인하) 여력이 충분하다”, “척하면 척이다”는 발언으로 한국은행 이주열 총재의 금리 인하를 압박했다. 최근에도 이런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기재부 추천으로 한국은행 금통위원으로 재임하고 있다는 조동철 위원의 발언들이 대표적이다. 조 위원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전국 주택 가격이 1990년대 초 일본 정도의 버블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우리나라 전국 주택가격은 소비자물가 정도 상승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성장률을 전망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민간소비의 회복이 지체되고 있어 연간 3% 수준의 성장세를 지속하기는 다소 버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아직 금리인상 적기가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수출 호조 등은 물론 가계부채 급증 등의 이슈로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주열 한은 총재의 시각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조 위원은 올초에도 통화 완화에 대한 소신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실제 그는 지난 1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나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낮아질 경우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이 현재 1.25%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냐는 질문에는 "원칙적으로 여지가 있다"며 "특히 한국은 충분한 완충장치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은행의 생각은 다르다. 미 연중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 호조 등 경기회복세와 더불어 가계부채 급증세를 감안해서라도 기준금리를 높여야한다는 것이가. 실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제67주년 창립 기념행사에서 “앞으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이런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면밀히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그동안 미국 기준금리 인상 때마다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던 입장에서 전환한 것으로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실상 미 연준은 오는 13~14일 기준금리를 1~1.25%로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 총재의 정책기조 변화 시사도 우리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1.1%를 기록하며 6분기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달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2.6%에서 일정 수준 상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는 9월 미 연준이 전망대로 금리를 한 차례 더 높이고 한은이 현행 금리를 유지한다면,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금리 역전' 현상이 10년 만에 재연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 연구위원은 "한은 과 기재부가 재정정책 확대엔 대체로 합의가 된 듯하다. 하지만 금리 정책에는 아직 미지수가 많다. 이는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독립성과도 맞물리고 있어 이들간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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