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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말 소유주는 삼성···정유라 특혜 아니다”

최순실 “말 소유주는 삼성···정유라 특혜 아니다”

등록 2017.12.20 19:02

한재희

  기자

20일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에 증인으로 출석특검과 신경전···“답답하다”며 짜증섞인 대답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공판 막바지에 접어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에 핵심 증인으로 꼽혀온 최순실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최씨는 딸 정유라씨에 대한 삼성의 승마지원은 특혜가 아니며 특검이 짜맞추기식 진술을 강요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특검과 이 부회장 변호인 측 모두가 증인으로 신청할 만큼 최씨는 이 사건의 뇌물죄 인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이 부회장-박근혜 전 대통령-최씨로 이어지는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 지원’의 뇌물 공모 관계에 있어서 당사자라는 점에서 최씨의 증언이 가지는 무게감은 클 수밖에 없다.

20일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항소심 15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삼성이 승마 지원을 한 것은 승마협회의 로드맵에 따른 것으로 딸을 위한 지원이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재판에 앞서 최씨는 재판부에 지난 7월 1심 재판에서 증언을 거부한 것에 대해서 “당시 특검이 딸을 새벽에 데려가는 등 정신 없는 상태 였기 때문에 증언을 거부한 것”이라며 “그부분을 참착해 달라”고 말했다.

◇말 소유권 삼성이 가져=최씨는 말 소유권이 처음부터 삼성에 있었고 삼성에 말을 달라고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 ‘세금 포함 170만 유로에 그랑프리급 마필구입을 허가해달라’는 문자를 보낸 이유를 묻자 “무엇 때문에 문자를 한 것인지 모르겠으나 검찰의 주장처럼 유라를 위해 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특검이 “황 전 전무에게 카푸치노의 말 구입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삼성이 말 소유권을 전적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허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마필 매매계약에 개입한 점에 대해서도 “카푸치노 매매계약은 삼성이 일방적으로 한 것인데 제 이름으로 사는건 범죄행위”라며 “매매계약이 취소된 것까지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4년 아시안게임 무렵 최씨가 ‘승마협회 회장사를 한화에서 삼성으로 바꿔야겠다’고 이야기했다는 김종 전 차관과 박원오 전 전무의 증언에 대해서는 최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어 “김 전 차관은 특검에 협조를 많이 했다”면서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특검 측이 “2016년 9월 비덱스포츠(승마 전지훈련 용역회사로 코어스포츠의 후신) 명의로 (독일 말 중개상) 헬그스트란과 말 교환 계약을 맺은 사실이 있냐”고 묻자 “있지만 삼성의 반대로 (성사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최씨 측은 당시 살시도를 스타샤로, 비타나V를 블라디미르로 각각 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삼성이 코어스포츠를 통한 최씨 측 지원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벌어진 일이다. 특검은최씨와 삼성이 승마 지원이 문제가 되자 ‘말 세탁’을 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최씨는 “삼성측에 말 교환에 대해 말한 적 없다”면서 “독단적으로 진행한 계약이었고 교환 시도를 해보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환 계약을 임의로 체결하고 나중에 해보려던 것인데 말 실제 소유주가 삼성이었기 때문에 삼성이 허락하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순실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최순실 공판 출석.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유라 특혜 아니다···로드맵에 있어=이날 최씨는 특검이 자신의 딸인 정유라만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이 나선 것 아니냐고 재차 질문하자 “몰고 가지 말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독일에서 말을 구매할 당시 정씨가 말을 타본 것에 대해 특검측이 의혹을 제기하자 “특검은 독일을 갔다 오든가 말을 좀 연구하라”며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씨는 딸 정씨가 독일 마장에서 말 시승을 한 것은 당시 독일에 정유라만 있었기 때문이며 같이 있었던 관계자들 모두 말을 살펴보고 좋은 말이라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의 독일 승마지원에 대해서는 “마사회가 만들고 대한승마협회가 주도한 중장기 로드맵에 딸의 이름이 들어가 있어서 하기로 한 것”이라면서 “정유라만 지원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승마지원 ‘중장기 로드맵’은 승마협회 회장사인 삼성이 올림픽 출전 등 승마계 발전을 위해 마장마술과 장애물 종목에 각각 선수 3명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마장마술 선수 3명 중에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포함돼 있다.

그동안 독일 승마지원은 선수 6명에 대한 것으로 올림픽 출전 등을 지원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해온 삼성 측과 같은 취지의 진술인 셈이다.

◇박원오 진술 믿을 수 없어=이날 최씨는 박원오의 진술은 대부분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지원을 알게 된 것도 박원오를 통해서였으며 박원오에게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특검은 박원오의 진술을 인용해 “마사회 부회장 인사에 개입했나” “박원오에게 박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말한 것 아니냐” 등을 캐묻자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특히 박원오가 최씨에게 들었다고 주장하는 ‘이재룡(용)이 말을 사준다고 했지 언제 빌려준다고 했나’ 진술을 두고 “이재룡 부회장 이름을 꺼낸 적도 없다”면서 “삼성 부회장에 관심도 없고 현안에도 관심 없다”고 답했다.

최씨는 박 전 전무의 여러 증언에 대해 “박원오의 진술은 믿을 수 없다”면서 “(특검이)박원오의 말을 너무 믿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 부회장 측 역시 지난 6일 열린 11차 공판에서 “장시호와 김종 전 차관, 박원오 같은 사람들은 국정농단 사태의 주역임에도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과연 이들이 특검의 시각처럼 진실을 말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 측은 “박원오는 자신의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허위진술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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