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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이션 공포 증시 ‘봄날’ 불렀다

[포커스]디플레이션 공포 증시 ‘봄날’ 불렀다

등록 2015.03.19 08:19

최원영

  기자

ECB 양적완화 본격화··· 글로벌 유동성 ‘넘실’
韓 기업실적 개선세, 아시아 이머징 ‘매력’
실물경기 영향 없이 유동성만 ‘공급’ 우려도
와일드카드 이후 성과 없으면 시장 ‘혼란’ 불가피

지난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2.58포인트(2.14%) 오른 2029.91에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 = 한국거래소 제공지난 17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2.58포인트(2.14%) 오른 2029.91에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사진 = 한국거래소 제공


지난해부터 지루하게 이어진 코스피의 박스권 행보가 3월을 맞으며 상향 이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를 짓눌러 온 디플레이션 공포가 서서히 완화 국면을 맞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의 대규모 양적완화를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등 20여개국이 경기 부양을 위한 금융정책을 펼쳤고 한국은행도 최근 기준금리를 최초로 1%대로 떨어뜨렸다.

그 영향으로 코스피는 2000선을 훌쩍 넘어서 안착을 시도 중이고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국내 대표 기업들의 주가도 일제히 봄날을 맞았다.

유럽을 중심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한국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 이머징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이동하면서 국내 증시는 서서히 글로벌 증시와의 갭 줄이기에 시동을 걸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유럽의 대규모 양적완화와 세계 각국의 강도 높은 금융정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후 뚜렷한 경기 개선 지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침체된 유럽 경기는 구제할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시아 이머징으로 유동성 몰린다··· 外人의 귀환

최근 코스피가 장중 2000선 중반대까지 노리며 큰 폭의 반등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따른 것이었다. 코스피가 40포인트 이상 뛰어오른 지난 17일 외국인은 5000억원이 넘는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만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와 주가급등은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서 일으킨 글로벌 유동성 확장 효과가 한국증시에 의미 있게 반영된 첫 출발로 볼 수 있다.

3월 ECB의 양적완화가 실시되면서 글로벌 자금 유입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자산매입 확산효과는 유럽계 자금 뿐 아니라 글로벌 자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글로벌 유동성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부추겼고 라틴 이머징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아시아 이머징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 중이다.

이는 2013년 8월말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긴장이 유지된 가운데 한국 기업이익의 상승은 한국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를 이끈 것과 비슷한 사례로 기록된다. 과거 2013년 7월~10월 미국계, 유럽계 자금 중심으로 외국인의 순매수가 14조원 유입된 바 있다.

특히 한국 기업이익 추정치가 연초 이후 하락을 멈추고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 되고 있다. 또한 유럽의 양적완화 효과로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인플레에 민감한 한국 기업이익에 긍정적 요인이다.

2분기부터 저유가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가 기업과 가계에 순차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는 점도 한국 경기에 대한 기대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시장의 성격은 유동성 장세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유동성 장세에서는 대형 경기민감주의 상승이 돋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150만원선을 넘어선 것도 모자라 2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 역시 코스피 반등에 편승해 2~3%대 성장을 이어갔다.

대신증권 오승훈 연구원은 “선진국 대비 이머징마켓의 상대적인 경기 모멘텀 강도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 우리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 및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출처 = ECB 홈페이지출처 = ECB 홈페이지


◇실물경기 회복 없으면 오히려 ‘위기’

글로벌 증시에 찾아온 봄날은 짧게는 올 연말 다시 디플레이션 우려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내년 9월까지 진행될 ECB의 총 1조1000억유로(약 1333조원) 규모의 양적 완화, 일본의 과감한 재정지출 확대와 금융완화로 대변되는 아베노믹스,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은 모두 디플레이션 우려를 벗어나기 위한 조치였다.

현재 글로벌 유동성이 넘쳐나고 안전자산 대신 위험자산이 선호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같은 강력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물가상승이나 경기지표 개선 시그널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은 더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IBK투자증권 서동필 투자전략팀장은 “양적완화와 금리인하가 유동성만이 아닌 실물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지만 유동성 장세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서 팀장은 “ECB의 양적완화는 양날이 검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거나 경기 지표 개선 시그널을 볼 수 있다면 환영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아무 효과를 얻지 못한다면 더이상 꺼내들 카드가 없어져 통제할 수 없는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금리인하 역시 국가경제를 위한 정책이라기 보단 해외 움직임에 끌려다니기 위한 방편에 불과해서 실질적인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금융정책은 성장률 연착륙을 위한 것이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타격은 더 클 것”이라며 “일본의 아베노믹스 역시 주가에는 성과가 있지만 실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선 ECB 양적완화와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비롯한 각 국의 통화정책의 성과를 각종 지표를 통해 확인하게 되는 시점을 가늠하고 있다. 그 때 성과에 따라 증시에 가해지는 충격은 더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견조한 펀더멘탈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이머징의 모멘텀은 글로벌 유동성과 별개로 계속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메리츠투자증권 김중원 투자전략팀장은 “과거 미국의 1차 양적완화 때와 달리 2차, 3차때 한국증시 흐름은 좋지 않았다”며 “그 차이는 당시 한국기업들의 실적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현재 저유가로 인한 수혜를 많이 볼 수 있는 한국은 기업실적을 바탕으로, 인도와 중국은 정책 모멘텀을 바탕으로 외국인들로부터 투자 매력이 높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는 세계 경기 민감도와 관련성이 높은 게 사실이지만 미리 지금의 시점에서 우려할 필요까진 없다는 시각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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