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연구소 착공식서 “대주주 직접 경영, 필요성 못 느껴” 언급“아직은 오너가 회사 잘 해서 직접 경영” 발언 대해 일부 논란“기업 소유·경영 분리 문화 확산, 反재벌 정서 불식 가능” 기대
조 사장은 지난 10일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죽동지구에서 열린 한국타이어 새 중앙연구소 ‘테크노돔’ 착공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회사 오너가 대주주라는 이유로 직접 경영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대기업 오너 3세 중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최근 들어 사실상 조 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실제로 한국타이어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서승화 부회장이 경영을 잘 한 덕분”이라고 추켜세웠다. 평사원 출신 전문경영인인 서 부회장은 지난 2009년부터 이 회사의 CEO로 일하고 있다.
조 사장은 “만약 회사 가치를 몇 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외부인이 등장한다면 얼마든지 경영권을 맡기고 옆에서 회사 발전을 지켜 볼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친형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해서도 “형님이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회사 경영을 맡는 것에 동의한다”며 유연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현재 한국타이어그룹이 오너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오너 일가가 회사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고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가장 일을 잘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해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조 사장의 소유·경영 분리 언급은 최근 대기업 오너의 연봉 공개 이후 재벌총수의 책임의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유독 커진 상황에서 나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조 사장의 발언에 대해 대체로 호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이익보다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조 사장의 경영 자세 때문이다. 특히 대기업 오너 3세로서는 드물게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직접 천명한 것에 대해 신선하다는 반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재벌이 지나치게 기득권에 집착한다는 정서가 팽배한 사회 분위기에서 조 사장의 이번 발언은 신선한 충격”이라며 “경영권을 지분 중심이 아닌 능력 중심으로 맡겨야 한다는 주장은 사회 전반에 퍼진 ‘반(反) 재벌 정서’를 불식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조 사장의 일부 발언에 대해 우려 섞인 반응도 있다. “회사의 현재 상황을 잘 아는 오너가 회사 발전을 위한 일을 잘 할 수 있다”는 조 사장의 말은 자칫 본심과는 정반대로 오너 직접 경영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말로 오해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재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정백현 기자 andrew.j@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andrew.j@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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