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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4대그룹 상반기 영업익 20조···10년來 최악, 씁쓸한 성적표

산업 재계

4대그룹 상반기 영업익 20조···10년來 최악, 씁쓸한 성적표

등록 2023.07.31 10:40

김정훈

,  

박경보

  기자

4대그룹 주력 계열사 상반기 실적 뜯어보니현대차 '질주', LG '선방'···삼성·SK '적자 시름'현대차 3인방 영업익 15조···정의선 경영 'A+'

4대그룹 상반기 영업익 20조···10년來 최악, 씁쓸한 성적표 기사의 사진

올해 상반기 4대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1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차그룹 주요 3사는 15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둔 반면, 삼성과 SK는 반도체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현대차그룹이 4대그룹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올린 가운데 삼성‧SK‧LG는 경기침체 속에서 수익성을 회복해야 하는 경영 과제를 떠안게 됐다.

31일 4대그룹이 발표한 올 상반기 실적을 종합하면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등 현대차 3인방은 상반기 매출액(연결기준) 160조3152억원, 영업이익 15조1895억원을 달성했다. 현대차(7조8306억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50% 급증했고, 같은 기간 기아(6조2770억원)의 영업이익도 63.4%나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각각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와 2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수익성을 뽐냈다. 이 기간 10%를 훌쩍 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4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현대차·기아, 테슬라·토요타 제치고 완성차 수익성 '톱'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경영 성적표는 완성차업계 최고 수준이다. 고가의 전기차만 판매하는 테슬라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9.6%로, 전년 동기 대비 5%p나 하락했다. 반면 저가형 내연기관차도 판매하는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10.0%, 13%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인 일본 토요타를 제치고 상반기 영업이익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보다 제품을 적게 팔면서도 돈은 더 많이 벌었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의 수익성 제고 비결은 고수익차 중심의 판매 확대가 첫 손에 꼽힌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총 186만7495대로,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판매 성장 폭은 10%를 밑돌았지만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의 판매 비중을 50% 이상 확대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는 SUV와 더불어 전기차, 고급차(제네시스) 등을 중심으로 ASP(대당 평균가격)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기아의 2분기 ASP는 3460만원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 3000만원대로 유지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 상승과 높은 수요에 따라 인센티브를 줄이고, 미국‧한국 등 주요 시장에서 큰 차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 결과다.

우호적인 환율도 수출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상반기 영업이익 증가분(전년 대비) 가운데 환율효과로 얻은 이익은 현대차 9580억원, 기아 6510억원 등 총 1조6090억원에 달한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4.4% 상승한 1315원을 기록했다.

하반기부터 환율은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대차그룹의 수익성은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판매대수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개선 폭이 과거 대비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엔 환율효과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나 판매증가 및 가격효과 등은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SK, '위기' 진단···LG, 핵심 사업은 '성장세'
반면 삼성전자는 4대그룹 중 상반기 실적 충격이 가장 컸다. 반도체 사업만 9조원의 영업손실을 본 여파 때문이다.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사업은 지난해와 큰 차이는 없었던 반면, 반도체는 IT수요 부진, D램 가격 하락 등 메모리 시황 악화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올 상반기 누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3조7509억원, 1조3087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휘몰아친 2009년 1분기 이후 영업이익은 가장 낮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작년 상반기(매출 155조원, 영업이익 28조2200억원)와 비교해도 매출은 20조원이상 적었고 영업이익은 20배 넘게 뚝 떨어졌다.

삼성전기도 상반기 매출 4조2400억원, 영업이익 3450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00억원 줄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전자 3인방 중에선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삼성SDI가 그나마 위안이었다. 삼성SDI는 상반기 매출 10조6250억원, 영업이익 8256억원을 거둬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SK그룹은 주력 회사인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실적이 적자 폭을 키우면서 최태원 회장이 신규 투자에 속도 조절을 하라고 경영진에 주문한 '비상 경영'을 실감하게 했다.

지난해 SK그룹 편입 10주년이 됐던 SK하이닉스는 상반기 6조20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면서 지난 10년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특히 영업손실 규모를 보면 작년 4분기 1조7000억원, 올 1분기 3조4000억원, 2분기 2조8821억원 등 3개 분기 연속 조 단위 적자가 이어져 회사 내 위기감이 팽배해졌다.

SK하이닉스는 3.4분기에도 적자를 피해갈 수 없다고 판단, 감산과 재고 조정 등을 통해 적자 폭 축소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에 106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석유사업 부문만 별도로 집계하면 4100억원의 적자를 내 비상 상황이다. 1분기 375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해 상반기 누계 영업이익은 2682억원에 그쳤다. 이는 약 4조원에 달했던 작년 상반기 대비 급감한 수치다.

SK그룹은 아직 SK텔레콤, 지주사 SK, SKC 등 주요 회사 실적이 공개되지 않아 올 상반기가 역대 최악의 해는 아니라는 관측이다. LG화학과 배터리 기술 침해 소송을 벌이면서 2020년 SK이노베이션이 연간 최대인 2조5600억원 적자를 낸 적이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이 경기 침체 영향에도 가전, 전장, 배터리 등 주력 사업이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웃돌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핵심 계열사 중엔 LG화학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LG화학은 연결로 잡히는 LG에너지솔루션을 빼면 상반기 영업이익이 2378억원에 그쳤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사 각 계열사마다 실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좋은 곳은 하반기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겠지만, 부진한 곳은 연초 세운 투자 계획을 수정하는 곳도 더러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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