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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 후보 LG마저 불참···미지근한 삼다수 입찰전

유력 후보 LG마저 불참···미지근한 삼다수 입찰전

등록 2021.09.03 16:57

정혜인

  기자

삼다수 압도적 1위인데도 갈수록 열기 식어올해 입찰 4곳만 참여 롯데·농심 등 대거 불참자체 브랜드 자생력 키우는 것이 낫다는 판단

사진=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사진=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

국내 먹는샘물(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주 삼다수’의 위탁 판매 입찰이 최근 마감됐으나 시장의 예상보다 분위기가 미지근하다. 입찰 결과 4개사가 참여했으나 기존 비소매 판권 위탁 사업자인 LG생활건강(코카콜라음료)이 발을 뺐을 뿐 아니라 롯데칠성음료, 농심, 오리온 등 대기업도 대거 불참했다. 삼다수가 국내 생수 시장의 압도적 1위이기는 하지만 경쟁사가 크게 늘어났고 입찰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 등 때문에 매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지난달 30일 제주삼다수의 제주도 외 지역 위탁판매 동반협력사 입찰을 마감한 결과 4개 기업이 참여했다.

제주개발공사는 삼다수의 생산을 담당하고 제주도 외 지역의 유통은 위탁판매업체에 독점권을 준다. 이 위탁 판매 계약은 4년으로 이뤄지며 합의 하에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입찰은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의 삼다수 판권 계약이 올해 12월 14일 만료되면서 진행된 것이다. 현재 삼다수는 광동제약이 소매시장의 판권을, LG생활건강이 호텔, 자판기 등 비소매 시장의 판권을 나눠 맡고 있다. 삼다수는 지난해 연 매출 2834억원 규모로 시장 점유율 약 40%의 1위 사업자다.

그러나 이번 입찰 참여가 기대됐던 업체들 대다수가 불참하면서 심사 초반부터 김이 빠지게 됐다. 대표적인 곳이 현재 비소매 판권을 보유 중인 LG생활건강이다. LG생활건강은 “코카콜라음료는 자사 먹는샘물 브랜드인 강원평창수, 다이아몬드 샘물, 휘오 순수 등의 판매에 주력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지난 1일 밝혔다.

생수 시장 2위인 롯데칠성음료, 3위인 농심 역시 자사 브랜드인 아이시스, 백산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오리온, 동원F&B 등 자체 생수 브랜드를 보유한 식품사들 역시 대부분 불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그린푸드, 남양유업 등 2017년 삼다수 입찰에 참여했던 기업 중 대부분이 이번 입찰에서는 발을 뺐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기업 4곳 중 구체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은 없으나 2012년부터 삼다수를 유통 중인 광동제약의 참여는 유력한 상황이다. 이외에 생수업체나 식품업체가 아닌 ‘제3의 업체’ 등장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내 생수 시장의 성장세가 여전히 높고 삼다수가 부동의 생수 1위 브랜드라는 점 등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이 크게 흥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입찰은 2017년 입찰에서 분리됐던 소매·비소매 판권계약을 다시 하나로 합쳐 진행된다는 점에서 더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다.

그럼에도 이번 입찰 분위기가 예상 외로 미지근한 것은 국내 생수시장이 ‘레드오션’임에도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삼다수를 위협하는 경쟁자들이 다수 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2010년 4000억원에서 2019년 약 88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수 소비가 크게 늘면서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반면 삼다수의 점유율은 조금씩 떨어지는 추세다. 한때 50%가 넘었던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2016년 41.5%, 2017년 41.5%, 2018년 39.8%까지 떨어졌다. 물론 현재는 시장점유율 40%를 다시 회복했으나 ‘삼다수 프리미엄이 예전 같지는 않다’는 말이 나온다.

최근 친환경 소비 트렌드로 ‘무라벨’ 제품 판매가 늘고 있는 것도 1위 삼다수의 아성을 흔들 요인으로 지목된다. 라벨을 제거한 제품들이 대세가 되면 각 브랜드를 쉽게 확인하기가 어려워져 소비자들이 제품 가격에 따라 브랜드를 이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삼다수 판권을 획득한다 하더라도 유통만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입찰 불참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입찰 신청 기업들은 삼다수 유통 판매 전략과 제주도 지역사회 기여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 4년마다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바꾸다 보니 피로감도 누적되고 있다. 4년 계약 후 1년을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나 이 역시 제주개발공사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입찰 역시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의 계약 연장이 이뤄지지 않아 진행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자체 생수 브랜드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한 기업들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삼다수 입찰전의 열기는 해가 갈수록 점차 수그러드는 상황이다. 2012년만 해도 당시 판권을 보유 중이던 농심과 제주도개발공사가 위탁 계약 해지를 놓고 법적 공방까지 치를 정도였다. 2017년에는 웅진식품, 남양유업, 크라운해태, 현대그린푸드 등 다수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으나 분위기는 2012년만큼 치열하지 않았다.

한편 제주개발공사는 오는 7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입찰 기업들의 삼다수 유통 판매 전략을 심사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10월께 계약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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