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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자금조달 수단 ABS 발행 빨간불···유동성 위기 커지나

[아시아나 감사보고서 파장]유일한 자금조달 수단 ABS 발행 빨간불···유동성 위기 커지나

등록 2019.03.25 14:55

수정 2019.03.25 16:38

임주희

  기자

한신평·나신평, 신용등급 하향 감시대상에 등록신용등급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 발생 ABS 조기지급 시 만기차입금 약 7000억원 추가 시장 신뢰 하락으로 인한 발행 차질도 우려돼

그래픽=강기영 기자그래픽=강기영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범위 제한에 따른 ‘한정’의견을 받음에 따라 향후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 전까지 재감사를 마치고 ‘적정’ 감사의견을 받은 재무제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장의 우려를 제거하겠다는 계획이나 증권가에서는 유동성 위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이다. 이는 아시아나항공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과 밀접하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아시아나항공의 제86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신용등급 하향 감시대상에 등록했다. 이는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이 ‘한정’으로 표명되면서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이 저하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큰 폭의 순차입금 감축에도 여전히 재무부담이 높은 가운데 회계정보의 신뢰성 저하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저하돼 유동성 위험이 재차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신평은 유동화차입금에 대한 등급 트리거의 존재에 주목했다. 한신평은 이를 유동성 관리 측면의 잠재적 부담요인(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신탁 조기지급 사유 발생)으로 지목하며 “이러한 상황에서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 저하는 자본시장 접근성 저하로 이어져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이와 같은 의견이 주를 이룬다. 그간 아시아나항공은 회사채나 기업어음, 은행 대출이 아닌 매출채권 기반의 ABS를 주력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했다.

ABS는 자산이 담보해주는 채권으로 아시아나항공은 향후 3년간 들어올 항공 운임을 담보로 ABS를 발행했다. ABS는 발행회사 자체보다 아시아나항공에 추후 유입될 자금이 맡겨져 있는 신탁회사의 신뢰도가 더 높았기에 아시아나항공에겐 매력적인 자금조달 형식이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의 담보 가치가 높계 평가됨에 따라 한때 낮은 등급(BBB)임에서도 AAA등급의 ABS를 발행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에 숨통을 틔어줬다. 2조원대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2018년에도 아시아나항공은 6600억원의 ABS를 발행에 성공해 위기를 극복했다.

올해도 아시아나항공이 갚아야 할 차입금이 적지 않은 만큼 증권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ABS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식으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전망했다.

2018년 말 아시아나항공의 조기지급 사유가 있는 차입금은 장기차입금이 2580억원, 자산유동화 1조1417억원, 금융리스 1조4154억원 등이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있는 사채(CB포함)는 2280억원이다.

하지만 감사보고서 ‘한정’의견으로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처함에 따라 ABS 발행에도 빨간불이 커진 상황이다. 현 단계에서 신용등급이 한단계라도 하락할 경우 ABS(자산유동화증권) 조기지급 사유가 발생한다. 이 경우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 금액은 기존 1조원에서 약 1조7000억원으로 약 7000억원 가량이 증가하게 된다.

증권가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는 정량적 지표(운용리스 조정차입금과 EBITDAR(EBITDA+임차료))에 아시아나항공이 해당하지 않을 것이라 보면서도 불안한 시선은 거두지 않았다. 일각에선 신용등급 하락과 상관없이 ABS 발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 유동성 위기 압박이 상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한준 연구원은 “회사채는 잔액이 많지 않고 주요 차환 수단이 아니므로 부채비율 트리거 발동보다는 신용등급 하향 여부를 살펴야 한다”라며 “등급 하락이 없더라도 ABS 발행시장의 분위기가 동사 유동성 대응능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채나 금융리스의 경우 다른 차입에서 채무불이행이나 기한이익 상실 사유가 발생할 경우 트리거가 발동된다는 점에서 유동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부채비율 상승도 아시아나항공에 부담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기재정정 공시를 통해 2018년 연결 영업이익은 기존 1784억원에서 887억원으로,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128억원에서 -1066억원으로 정정했다. 적자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05%에서 625%로,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700%에서 721%로 늘었다. 올해부터 운용리스를 부채로 인식하는 IFRS 회계기준 변경을 반영할 경우 200%포인트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 경우 부채비율은 1000%에 육박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회계 기준 강화에 따른 부채비율 상승 압력이 신용등급의 안정성까지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 급감에도 아직 재무비율이 신용등급 하락 트리거와는 거리가 있기에 관찰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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