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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계열사 신년 경영지침 닮은 꼴···현대건설만 온도차 왜?

[뉴스분석]현대차그룹 계열사 신년 경영지침 닮은 꼴···현대건설만 온도차 왜?

등록 2017.02.02 09:22

수정 2017.02.02 13:18

김성배

  기자

현대차-현대엔지 내실경영·미래성장 판박이현대건설은 스마트 강조···같은 계열 온도차포스트 정몽구 이끌 정의선 현대건설 지분無현대엔지는 개인 최대주주···향후에도 힘실릴듯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가운데),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왼쪽)과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가운데),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

현대차와 현대차 그룹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의 닮은꼴 신년 비전(신년사)이 뒤늦게 관심을 끈다. 실제 올해 경영 지침이 미래성장과 내실경영에 방점이 찍혀 있어 사실상 판박이나 다름없어서다. 반면 같은 그룹 계열 건설사인 정수현 사장의 현대건설이 신년 경영 일성으로 스마트를 강조한 측면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이끌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지분관계 등 향후 그룹 후계구도나 판도가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눈 분석도 동시에 나온다.

2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는 신년사를 통해 올해 대내외 불확실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방침으로 ‘내실강화, 책임경영’을 제시하고, 새로운 미래 성장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영 키워드로 내실 강화와 책임 경영, 미래성장을 꼽은 셈이다. 현대차 그룹 계열 건설사로 김위철 사장이 이끄는 현대엔지니어링도 마찬기지다.

김위철 사장도 시무식사를 통해 "올해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경영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올해 경영방침으로 정한다고 강조했다. 모기업인 현대차 그룹과 같이 내실경영과 미래성장을 올해 경영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반면 현대차그룹 주력 건설사인 현대건설은 더 똑똑해지자며 스마트를 내세웠다. 이른바 토건세력으로 규정되는 오명을 벗고 건설도 더 똑소리나게 일해야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현대건설을 이끄는 정수현 사장는 이날 시무식사를 통해 정유년이 똑똑한 닭의 해라며 한단계 더 스마트하고 똑똑해지자는 것을 목표로 삼고자한다고 ‘스마트’에 방점을 찍었다. 철자별로 각각 Speed(속도), Measurable(정확한 예측), Attainable(달성 가능한 목표), Realize(현실화), Timeless(시간초월) 등의 의미를 부여했다.

정수현 사장이 ‘스마트’라는 영어 알파벳 이니셜을 통해 일부 미래성장 등을 언급하긴 했으나, 무엇보다 업계에선 토건세력 이미지를 접고 스마트하자라는데 방점이 찍힌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히려 스마트의 R의 Realize(현실화)를 통해 미래성장보다 달성가능한 목표와 눈에보이는 성과에 힘을 주고 있는 뉘앙스마저 풍기고 있다는 해석도 동시에 나온다.

이같이 계열사마다 온도차가 있는 신년 경영 지침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포스트 정몽구 시대를 이끌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관계와도 연관성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현대차그룹 주력건설사인 현대건설 지분을 전혀 소유하고 있지 않다. 반면 같은 계열 건설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정 부회장이 개인 최대주주(11.7%)다. 때문에 정의선 부회장이 2대주주로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정 부회장의 현대차 그룹 경영권 승계를 풀어 낼 핵심 그룹 계열사로 꼽힌다. 무엇보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장외에서 주당 60만원을 넘나들을 정도로 가치가 상당히 높아 이를 활용한 경영 승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과 현대차그룹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가치를 끌어올려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재계 안팎에서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실제 일각에선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은 물론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가능성까지 각종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이렇다보니 정의선 부회장으로의 후계구도가 완성될 때까지 정 부회장 지분이 제로(0)인 현대건설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현대차그룹 차원의 작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이 주력 건설사인 현대건설보다 정의선 회장이 개인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 포착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현대건설의 대표 주택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공동 사용건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 2014년 이후 힐스테이트 브랜드 공동사용으로 재건축 등 주택 사업 수주에 천군만마를 얻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는 현대엠코 브랜드를 사용해 왔다.

현대차 그룹의 숙원 사업인 총 3조원짜리 GBC(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설사업 시공물량도 현대엔지니어링이 혜택을 봤다는 시각이 많다. 업계에 따르면 이 사업 시공물량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7대3으로 나눠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이 빌딩건설 등 토목건축을 주무기점을 감안하면 플랜트를 위주로하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비해 약간 손해를 봤다는 견해가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 건설사이면서도 서로 경쟁하고 윈윈하기도한다. 그 중심에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이들간 보기에 따라 경영행보가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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