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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바이(buy) 경영···글로벌 무대서 ‘탄력’받을까

이재용의 바이(buy) 경영···글로벌 무대서 ‘탄력’받을까

등록 2016.08.16 13:53

수정 2016.08.17 07:14

이선율

  기자

비주력 사업 매각→유망 해외기업 인수로 변화IoT·자동차부품·B2B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적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잘하는 것에 집중하자”는 이재용식 실용주의가 이제는 글로벌 무대로 옮겨가고 있다.

비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던 ‘선택과 집중’의 경영방식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현지 유망 기업 인수합병(M&A)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삼성을 이끌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감한 계열사 인수합병과 매각, 지배구조 재편, 구조조정 등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전장부품, B2B(기업 간 거래) 사업 등을 올해 대표적인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육성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 크고 작은 기업 중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업종 중 기반이 탄탄한 기업을 물색해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 미국 데이코 인수···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공략 속도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주방가전기업 ‘데이코(Dacor)’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북미지역에서 안정된 네트워크를 갖춘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를 확보해 빌트인 가전시장까지 사업역량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데이코는 1965년에 설립돼 미국 캘리포니아 인더스트리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회사로 미국, 캐나다를 포함한 북미 주택·부동산 관련 시장에서 럭셔리 가전 브랜드로서의 명성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빌트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 럭셔리 빌트인 시장은 연간 약 12억달러(한화 약 1조3000억원) 규모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 글로벌 가전기업들이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인수합병 등 방식으로 이 시장 공략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에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 프리미엄 가전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다만 TV, 스마트폰 등 주로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B2C 시장에서는 두각을 보이고 있는 반면 B2B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실적이 부진한 편이다.

대부분의 빌트인가전이 주택․부동산 시장과 연계돼 있는 데다 현지업체들은 관련 시장에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해외는 빌트인 가전 비중이 높기 때문에 단기간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B2B 시장에서의 안정적 안착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인수를 통해 2만 달 러 이상의 럭셔리 패키지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는 등 이 시장에서의 사업 기반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 루프페이 인수 기점으로 M&A ‘활활’

최근 삼성이 M&A를 활발하게 진행하게 된 배경 중 하나는 ‘삼성페이’의 성공에 있다. 삼성전자는 핵심기술을 보유한 약 2억5000만달러를 들여 미국 ‘루프페이’를 인수해 핀테크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섰다.

‘루프페이’는 삼성페이의 핵심 기능인 '마그네틱 보안 전송' 특허기술을 가진 회사로 이재용 부회장은 이 회사 인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적극 관여했다.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사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인수를 결정한 것이다. 삼성페이는 출시 1년 만에 국내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을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지난 6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와 캐나다의 디지털광고 스타트업인 애드기어 인수 등 글로벌 시장에서 총 2건의 M&A를 성사시켰다.

2004년 설립된 조이언트는 스토리지, 서버 등 인프라 운영과 최적화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미국 클라우드 시장 5, 6위권 업체로 평가된다.

삼성은 조이언트가 구축하고 있는 미국 내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한편 늘어나는 클라우드 수요에 대비하고 삼성페이, S헬스, 삼성녹스 등 기존 서비스를 강화해나갈 수 있게 됐다.

캐나다 스타트업인 애드기어를 인수한 이유는 스마트TV 수익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TV 부문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데이터 관리와 이용자 맞춤형 광고 전송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에드기어 인수를 통해 브랜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최대 규모 피아트 인수 추진···전장사업에 속도

최근에는 신성장동력 중 하나인 자동차부품 사업에서도 M&A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FCA)의 자동차 부품 사업부문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인수를 추진 중인 회사는 마그네티마렐리로 지난 1919년 설립됐고 1967년 피아트그룹에 인수된 후 지금은 세계 30위권에 꼽히는 자동차 부품회사로 자리매김했다.

해외 인수합병 사례 중 최대 규모의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아직까지는 자동차 사업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삼성전자 자체적으로 전장사업을 키우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관련업체와의 협력관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관련 계열사와 시너지를 높이고 기존 자동차 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을 빠르게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분석된다.

인공지능(AI)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최근 3~4년간 10여건에 달하는 인공지능 벤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1월에는 가정용 로봇을 생산하는 지보에 253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AI 스타트업 ‘비캐리어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장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회사가 보유한 자산과 역량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또한 삼성전자의 M&A의 방향이 규모가 큰 기업이라기 보단 특허, 인재 등 장기적 강점을 가진 회사를 중심으로, 업종간 경계를 허물고 시너지를 일으키는 이종산업간 융복합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lsy0117@

뉴스웨이 이선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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