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매수청구권 보유 불구 자금동원 장애물
호반건설 최근 지분 처분···유력후보서 배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산업 되찾기가 성공할까. 30일 매각공고를 시작으로 막 오른 인수전에 재계 안팎으로 관심이 뜨겁다.
박 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해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자금 동원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29일 재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산업 채권단은 28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산업은행 등 6개 금융기관에 매각일정과 함께 30일 금호산업 매각 공고를 낸다고 밝혔다.
우선 금호산업 인수 1순위는 박 회장이다. 10.64% 지분을 보유한 박 회장은 채권단으로부터 40% 지분만 추가하면 된다. 이 역시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활용해 사들일 수 있다.
우선매수청구권은 채권단이 인수 희망자로부터 받은 인수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으로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한이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박 회장은 앞서 개인재산을 털어 금호산업 유상증자에 참여, 동원할 자금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0% 지분만 하더라도 3000억원가량이 필요한데 현재 시장에서 금호산업의 매각가는 5000억~6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인수전이 과열하면 이보다 더 가격이 뛸 수도 있다.
한편, 잠재적 인수후보자들도 적지 않다. 롯데와 신세계, CJ 등 유통업체 등과 삼성, LG 등도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란 관측이 있다.
또 금호고속 지분 100%를 보유한 최대주주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PEF)’가 오는 3월 2일까지 박 회장 측에 금호고속 인수를 결론지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서 박 회장의 머리는 복잡하다.
박 회장으로서는 그룹 모태기업인 금호고속을 놓칠 수 없는 처지다. 그러나 금호고속도 5000억원 내외에서 가격이 형성돼 금호산업과 동시에 인수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으로서는 그룹 재건을 위해선 금호고속보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을 거느린 금호산업 인수가 보다 시급하다”며 “일각의 얘기처럼 재무투자자와 공동으로 나선다면 이 문제 역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박 회장은 지난 24일 한 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수는 순리대로 잘 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여론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게 맞다고 보면 잘 될 것이고, 안 되겠다고 본다면 안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호반건설은 최근 금호산업 보유 지분 매각으로 잠재적 인수 후보군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지난해 11월 금호산업 주식 204만8000주(6.16%)를 매수해 박삼구 회장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했지만, 지난 23일 34만8000주(지분 1.21%)를 처분했다.
김지성 기자 kjs@
뉴스웨이 김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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