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1일 화요일

  • 서울 26℃

  • 인천 23℃

  • 백령 16℃

  • 춘천 27℃

  • 강릉 17℃

  • 청주 24℃

  • 수원 27℃

  • 안동 22℃

  • 울릉도 14℃

  • 독도 14℃

  • 대전 25℃

  • 전주 26℃

  • 광주 26℃

  • 목포 20℃

  • 여수 20℃

  • 대구 20℃

  • 울산 17℃

  • 창원 23℃

  • 부산 18℃

  • 제주 21℃

민생 팽개친 정기국회 100일···정치권 하루만 일하고 ‘無勞有賃’

민생 팽개친 정기국회 100일···정치권 하루만 일하고 ‘無勞有賃’

등록 2013.12.18 07:00

이창희

  기자

올해 정기국회가 지난 9월부터 무려 99일간의 회기 동안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마지막 날에서야 34개의 법안을 서둘러 통과시키고 막을 내렸다. 역대 정기국회 실적과 비교하면 사실상 낙제점이란 평가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문제를 화두로 끝없는 정쟁을 치루면서 정작 본연의 역할인 법안 처리와 예산안 심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끝없는 정쟁 속에 본업을 잊고 허송세월 하던 중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에 부랴부랴 벼락치기로 일부 법안을 처리했다.

올해 정기국회 기간 내 상정법안은 6300건에 달했지만 이 중 국회에서 처리된 법안은 0.5% 남짓한 34개다. 이는 역대 정기국회 법안 처리 평균치인 77.5건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최악의 법안 처리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원들은 각각 3450만원의 세비를 수령해갔다. 전체 의원으로 따지면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부터 ‘허니문’ 기간 없이 대립각을 세워온 여야는 그야말로 쉴 틈 없이 싸웠다.

특히 정기국회 들어서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논란이 정국을 휩쓸면서 국회는 공방이 없었던 날이 거의 없을 정도로 ‘포연’이 자욱했다.

법안 마련의 토대가 됐어야 할 국정감사와 대정부질문은 정쟁의 연장선상에서 의미 없이 지나갔다. 당시 여당의 한 재선의원은 “법안 논의를 해 본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국회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기국회에서 계류된 법안들은 고스란히 임시국회로 넘어가지만 이 역시 처리가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새누리당이 내세운 경제활성화를 위한 외국인 투자 촉진법, 관광진흥 개정안, 크루즈산업 육성지원법 개정안 등은 기약없이 국회를 떠돌고 있으며, 민주당의 부자감세 철회,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의 관한 법률 제정안 등도 마찬가지다.

가장 큰 문제는 남은 예산안 처리다. 시일이 촉박한 탓에 연내 처리는 고사하고 준예산 편성을 막을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주 예산조정소위(구 계수조정소위)를 구성하고 증감액 심사를 벌이고 있지만 한 차례 파행을 겪은터라 우려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 야당 의원들의 ‘대선 불복’ 발언이 식어가던 정쟁에 기름을 끼얹은 까닭이다.

정치권에서는 국정원 개혁특위의 활동에 예산안의 운명이 달렸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여야가 장기간 줄다리기 끝에 출범시킨 국정원 특위가 첨예한 사안을 다루다 보니 파행의 위험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자칫 여야 한 쪽에서 보이콧이라도 선언할 경우 예산안 연내 처리는 어렵다.

이창희 기자 allnewguy@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