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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의 유통만사]성장통 겪는 이커머스···고속성장의 그늘

쿠팡 노동자 사망·마켓컬리 일용직 관리 명단 등 논란
장기적 관점으로 근로환경·처우 개선 외면 말아야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는 국내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놓은 중대한 사건이었다. 설립 10년 여 밖에 안 된 젊은 기업들이 내로라하는 유통 대기업들과는 다른 공식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뤄냈을 뿐만 아니라 유통산업 지형과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까지 바꿔놨다.

그러나 너무 빠른 성장 때문이었을까. 이커머스 기업들이 눈부시게 성장할수록 그 뒤의 그늘도 점차 길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쿠팡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쿠팡은 지난 한 해 업계에서 가장 눈부신 성장을 이뤄내며 오는 11일께 미국 증시 입성까지 앞두고 있다. 그러나 배송 직원들이 여러명 사망하면서 도마위에 올랐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쿠팡에서는 지난해 4건, 올해 2건의 과로사가 발생했다. 이 중 쿠팡이 공식 사과를 한 것은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고(故) 장덕준 씨의 사망뿐이다. 쿠팡은 이 때문에 지난달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사상 첫 ‘산업재해 청문회’에도 불려나가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나 그 이후에도 사망한 직원이 나오고 있다.

마켓컬리는 최근 특정 일용직 근로자들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명단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회사와 대표이사가 노동계의 고발까지 당했다.

티몬 역시 무리한 업무 목표와 지나친 성과주의로 임직원들의 불만이 치솟고 있다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위메프는 소셜커머스로 시작한 이커머스 3개사 중 처음으로 지난해 노동조합까지 결성되는 등 직원들과의 갈등이 불거졌다.

이는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건의 일부일 뿐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 사내에 아직 해결하지 못한 노사 갈등이 존재할 수도 있고 일부 직원들은 생계를 위해 어려움이 있어도 억지로 견뎌가며 근무하고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이런 문제가 터질 때마다 ‘문제 없다’ ‘사측의 책임이 아니다’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다’라며 논란을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임직원들과의 갈등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이들 이커머스업체가 무리하게 성장만 추구하며 직원들을 뒷전으로 하는 ‘악독한 기업’은 아닐 것이다.

다만 이커머스업체들은 일반적인 기업과 비교해 성장 속도가 무척이나 빠를 정도로 단시간에 급속도로 사업을 팽창시켜왔다. 그러다보니 근로 환경과 인력 관리 시스템의 개선 속도가 사업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종의 성장통인 셈이다.

이들 이커머스 기업은 이제 어엿한 한국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향후에도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주역이다. 그 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앞으로는 직원들의 근로 환경과 처우를 고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이를 은폐하거나 축소하기보다 그 동안 걸어온 길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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