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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맨’, 주식 얼마나 받을까?....숫자로 본 쿠팡 상장

‘쿠팡맨’, 주식 얼마나 받을까?....숫자로 본 쿠팡 상장

등록 2021.02.15 15:39

박경보

  기자

상장 후 기업가치 55조원 추정...김 의장 차등의결권 확보 ‘쿠팡맨’에 자사주 1000억...1인당 약 200만원 균분 가능 美 IPO 열풍 따라 공모가 두 배 ‘잭팟’?...손정의 21조 수익

‘쿠팡맨’, 주식 얼마나 받을까?....숫자로 본 쿠팡 상장 기사의 사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약 55조원으로, 외국계 기업 중에선 지난 2014년 알리바바 이후 최고 몸값을 자랑한다.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하는 한편, 쿠팡맨을 비롯한 직원들에게 총 10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SEC에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 오는 3월 중 기업공개(IPO)가 진행될 전망이며 공모수량과 공모가격 범위, 주주 지분율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14년 알리바바그룹(약 186조원)의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가장 큰 외국회사의 IPO”라며 “기업가치는 500억달러(약 55조4000억원)가 넘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쿠팡의 추정 몸값은 코스피 시가총액 6위인 삼성SDI(55조116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 유통·물류 시장을 대표하는 이마트(5조원)·CJ대한통운(4조원)·롯데쇼핑(3조4000억원)을 모두 합쳐도 12조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상장 통해 최소 1조원 자금 조달...기업가치 60조원 이상도 가능
쿠팡은 이번 상장을 통해 최소 1조원이 넘는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공모액은 공모가와 신주 발행 규모에 달려 있지만, 최근 상장사들을 감안했을 때 실제 공모액은 3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음식배달 시장 1위인 도어대시는 지난해 말 IPO를 통해 3조6000억원 가량을 조달한 바 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9%)을 적용한 올해 쿠팡의 예상 매출액은 14조5000억원 수준”이라며 “이를 고려하면 쿠팡은 현재 60조7000억원 수준의 기업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외신에서 거론되는 30조~50조원 수준은 지난해 2월 SK증권의 보고서에서 추정했던 32조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합리적 추정으로 보인다”며 “쿠팡은 이마트·롯데쇼핑보다 매출액이 떨어지지만 시가총액은 월등히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쿠팡 제공사진=쿠팡 제공

◇도어대시·에어비앤비 연달아 흥행...쿠팡도 100조 찍을까
특히 최근 미국 IPO 시장을 감안할 때 상장 후 기업가치가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도 나온다. 앞서 에어비앤비는 나스닥 상장 첫날 144.71달러로 마감하며 공모가(68달러)를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코로나19 여파로 공모금액이 20조원(180억달러)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고 100조원이 넘는 시총을 기록했다.

도어대시 역시 NYSE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85.79% 상승한 189.51달러에 장을 마쳤다. 상장 전날 확정된 공모가(102달러)도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인 90∼95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미국 증시에 IPO 광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쿠팡도 ‘잭팟’이 가능하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블루칼라 직원 총 4만8000여 명...1인당 200만원 자사주 지급?
쿠팡의 배송직원인 ‘쿠팡친구(옛 쿠팡맨)’들이 받게 될 자사주 규모도 관심사다. 쿠팡은 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일선 직원과 비관리직 직원에게 최대 1000억원(9000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증시 상장을 축하하고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고객을 위해 헌신한 직원들을 격려하는 차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0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블루칼라(현장 노동자) 직원들에게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의 정직원 5만 명 가운데 물류센터·배송 직원은 각각 2만8000명, 2만명 수준이다. 따라서 전체 직원의 96% 수준인 4만8000여 명이 자사주를 나눠 갖게 될 것으로 추측된다.

1000억원을 4만8000여 명에게 균분한다면 직원 1인당 약 200만원 가량을 받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쿠팡맨의 연봉은 경력에 따라 2900만~4800만원 수준이다.

◇김범석 의장, 1주당 29표 의결권 확보...손정의 소뱅 회장은 투자수익 ‘7배’
특히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은 차등의결권 확보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뉴욕 증시에 상장되는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나뉜다. 김 의장이 혼자 보유하게 되는 클래스B는 1주당 29표의 의결권을 갖는 차등의결권주로, 국내 시장에는 없는 주식이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두 종류의 보통주 가운데 클래스A만 상장될 예정”이라며 “창업주이자 CEO인 김 의장이 홀로 보유한 클래스B 보통주는 창업주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클래스B 보통주는 클래스A 보통주 1주로 전환이 가능하며, 양도나 증여 시에도 클래스A 보통주 1주로 환원된다.

쿠팡의 미 증시 상장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투자 선구안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약 27억달러(3조원)를 쿠팡에 투자해 37% 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예상대로 쿠팡의 상장 후 기업가치가 55조원이라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약 21조원에 달하는 지분을 갖게 된다. 쿠팡의 미래 가치를 내다본 손 회장은 6년 만에 7배의 수익을 얻게 된 셈이다. 손 회장이 처음 투자했을 때만 해도 쿠팡의 기업가치는 50억달러(5조5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누적 적자 규모가 3조6000억원에 달하는 쿠팡은 풀필먼트 서비스를 통해 흑자를 기록할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지고 뉴욕 증시에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쿠팡에 투자한 손 회장이 엑시트에 나섰을 때 얻는 수익이 얼마인지에 따라 국내 유통·운송기업들의 가치도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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