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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시장은 지금①]골목상권 ‘슈퍼갑’ 떠오른 배달앱…수수료에 허덕이는 자영업자

배달의민족·요기요 1,2위가 시장 장악 초고속 외형 성장
음식점 생존 위한 ‘필수’ 매출 늘고 간편 배달 장점 있지만
광고·배달비 갈수록 인상하는 수수료 감당 어려워 고민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

과거 종이 전단지가 전부였던 배달 문화는 최근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각종 배달앱과 모바일 쇼핑을 통한 배송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국내 요식업계의 배달 문화의 판도를 바꿔 놓았다. 배달 음식계의 ‘대표주자’로 통했던 중식·피자·치킨 등 외에도 한식·일식·양식을 넘어 이제는 커피 한잔 까지도 주문이 가능한 시대를 가능케 했다. 불과 10년 만의 일이다.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맞닥뜨리면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배달앱은 없어선 안 될 ‘필수’ 요소로 떠올랐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 규모는 5조 원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연내 8조원까지 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시장 몸집이 커진 만큼 본사와 소상공인 간 갈등의 불씨도 커지고 있다. 본사 측의 일방적인 수수료 인상과 과도한 광고비 논란이 쟁점이다. 뿐만 아니라 넘치는 배달 건수에 배달을 수행할 ‘라이더 수급’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배달의민족’ 필두 쿠팡·위메프오 등 후발주자 가세= 처음 배달앱 시장의 문을 두드린 건 배달의민족이다. 앱 주문을 통한 배달은 업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편리한 시스템으로 적용됐다. 배달의민족을 개발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는 당시 스마트폰 보급화 시대와 맞물려 배달앱 개발을 기획했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 앱 내 배달음식 번호를 입력하는데 집중했다. 종이 전단지를 모바일 전단지로 탈바꿈한 셈이다. 전단지 데이터 확보를 위해 김 창업자는 강남, 한남 등 서울 주요 지역 건물을 돌며 직접 전단지를 줍고 다니기도 했다.

그렇게 김 창업자가 쏘아 올린 모바일 전단지 시스템은 국내 배달시장의 문화를 바꿨다. 소비자들은 식당으로 직접 전화 주문을 하지 않고 배달이 가능한 음식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배달앱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배달앱에 입점해 있는 음식점 역시 전화로 주문을 받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주문 수용이 가능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앱을 통해 음식점 홍보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앱에서 직접 인력을 고용해 배달을 해주니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이렇게 시작한 배달의민족은 수도권 골목상권을 비롯해 대형프랜차이즈까지 줄줄이 입점시키면서 외형을 확장했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5년 기준 490억원에 달했던 매출이 불과 5년 만인 지난해 5654억원까지 뛰어 올랐다.

배달의민족의 성장세에 이커머스 업계들도 속속히 배달앱 출시에 서둘렀다. 지난해 로켓배송이라는 이점을 활용한 쿠팡은 ‘쿠팡이츠’를 선보였고 위메프 역시 ‘위메프오’를 론칭했다. 이들은 이미 배송 부문에서는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해왔던 만큼 배달앱 서비스를 실시하는데는 별다른 무리가 없었다. 오히려 업주들에 한해 광고비·중개 수수료를 낮추는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업주와 신규고객을 확보하는데 힘썼다.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올 상반기 기준 배달의민족 이용자 수는 970만 명이 넘어섰으며, 2위인 요기요는 500만 명에 육박했다. 현재 이 시장은 사실상 업계 1·2위가 배달앱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배달앱 입점 ‘필수’지만 생계 위협하는 수수료 인상= 골목 식당들의 배달앱 입점은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로 떠올랐지만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 장사하기 편해진 만큼 '비용' 문제가 뒤따랐기 때문. 배달앱 측의 일방적인 중개수수료·광고료 인상은 자영업자들의 수입에 상당히 큰 영향을 미쳤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배달 수수료의 한도 역시 높아져만 갔다.

최근 수도권 공정경제협의체가 발표한 ‘배달앱 거래관행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달앱 가맹점 10곳 중 8곳(79.2%)은 ‘배달앱사에 지불하는 광고비와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게 책정돼 있다’고 답했다. 이 설문은 배달앱을 이용하는 무작위 2000개 외식 배달 음식점을 선정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입점업체들은 배달앱사가 요구하는 ‘리뷰 작성 시 사이드 메뉴 추가 제공’(28.5%), ‘할인쿠폰 발행’(22.1%), ‘배달비 지원’(15.3%) 등이 점포 운영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가령 국내 배달앱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은 소비자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할인쿠폰 발행, 1+1 상품 제공, 배달료 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이는 결국 음식점주가 모든 부담을 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배달수수료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배달을 실행하는 라이더들의 몸값이 치솟으면서 배달 수수료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딜레마에 빠졌다. 배달앱에 입점을 해서 장사를 하면 편리한 점이 많지만, 반면에 그만큼 수수료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배달앱 플랫폼에서 빠지자니 매출 타격이 상당하다. 지난달 배달앱과 연계된 배달대행 업체인 바로고·생각대로는 최근 노원구 지역 배달 수수료를 최소 500원에서 최대 2000원으로 인상했다. 35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렸다.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은 4500원으로 인상됐다. 최근 배달앱 3위로 급부상한 쿠팡이츠도 자체 라이더 모집에 나서면서 자연스레 타사 배달비 인상까지 불러왔다.

위메프오 등 업계 후발주자들은 초기 마케팅으로 내세운 수수료·배달비 ‘0원’ 정책을 내세우지만 이마저도 장기적인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현재는 업계 상위권들이 독점한 배달 시장을 뚫기 위해 각종 쿠폰 정책으로 신규고객을 유입하고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배달수수료 인상에 자영업자 고민 두 배=배달앱 이용자가 빠르게 급증하면서 배달을 수행할 인력난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지난 7월 배달앱 월 결제금액이 1조원에 달하는 등 주문량이 폭주하면서 라이더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것. 배달 건수는 쏟아지는데 이를 실행할 인력이 부족해 소화를 못하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력난에 시달리는 라이더 수수료는 갈수록 높아지고, 수수료가 높아지면 업주 입장에선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길 수밖에 없다. 배달팁이 계속해서 높아지는 이유다. 자영업자는 광고 수수료 외에도 배달수수료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배달앱에 입점하고 나서 주문 건수가 갈수록 많아져 매출이 전보다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광고 수수료와 배달비 일부를 부담하고 있어 비용지불을 하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다.배달앱 본사의 장기적인 상생 방안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떠오르고 있는 수수료·광고비 논란은 수수료를 대폭 낮춰 공공성을 확보하는 수밖에 없는데, 배달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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