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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家 조현아, 경영권도 가족도 돈도 못 챙겼다

조현민, 한진칼·㈜한진 등 계열사 4곳서 임원
조원태 ‘뉴한진’에 힘…모친도 간접 경영참여
가족 등진 조현아, 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고립
애착사업 줄매각…배당금 외 개인적 소득 없어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소외감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조원태·현민 남매는 내부결속을 강화하며 지배력을 넓히고 있지만, 가족까지 등지며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조 전 부사장이 거둔 성과는 전무(全無)하다.

3일 재계와 한진그룹 등에 따르면 조현민 한진칼 전무는 지난 1일 물류업체 ㈜한진과 여행정보 제공업체 토파스여행정보의 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조 전무는 ㈜한진 마케팅 총괄(전무), 토파스여행정보 신사업 및 사업전략 담당(부사장)이라는 직책을 받았다.

이번 인사는 조 전무가 지난해 6월 한진칼과 정석기업(부사장)으로 복귀한지 1년 3개월여 만에 이뤄진 것이다. 조 전무는 그룹 핵심 계열사 4곳의 임원을 겸직하면서, 자연스게 영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전무는 오너가 일원으로서 책임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토파스여행정보가 경영정상화될 때까지 보수를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그가 새로 임원을 맡은 회사 등기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높지 않다. 한진칼과 정석기업 미등기임원으로 근무 중인 조 전무는 경영방침과 전략 수립 등에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는데, 조 회장이 추진하는 경영 투명성 작업과 맞닿아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2곳의 등기임원만 맡으며 계열사별 독립경영을 강화했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며 지배구조도 개선했다. 특히 조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한항공의 흑자를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조 전무는 그룹 기업가치를 높이는 신사업을 발굴하며 조 회장의 ‘뉴(New) 한진’ 구축에 기여할 전망이다. 이는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이 유언으로 남긴 ‘가족간 협력’을 따르는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조 전무가 상속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으로 임원 겸직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한다. 오너가 4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속세 규모는 총 2620억원으로 확인됐다. 1인당 연간 11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조 전무가 신규 선임으로 누릴 수 있는 재원 마련 효과는 크지 않다.

이들 남매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도 지난해부터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고문은 2006년부터 정석기업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경영 전면에 나선 적은 없다. 이 고문은 조 전무 복귀 시점에 맞춰 정석기업 고문과 한국공항 자문을 맡았다.

반면, 가족들과 약 10개월 동안 대립해온 조 전 부사장은 별다른 소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조 회장의 갈등은 연말 임원인사에서 촉발됐다. 조 전 부사장은 경영복귀를 희망했지만, 조 회장이 이를 거부했다. 특히 조 전 부사장은 자신의 최측근들이 임원인사에서 대거 퇴출되자 KCGI, 반도건설과 손을 잡았다.

공동 전선을 구축한 3자 주주연합은 지난 3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퇴진을 주도했다. 하지만 3자 연합 추천 이사 후보들의 선임안은 전부 부결됐고, 정관변경은 이뤄지지 못했다.

조 전 부사장은 외부세력과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임직원들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았다. 오히려 조 회장 우호세력을 결집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졌다.

3자 연합은 꾸준히 지분을 사모으며 반격의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변수로 등장하면서, 현재는 일시 휴전을 맞은 상태다.

분쟁이 장기화되는 동안, 조 전 부사장의 설 자리는 계속해서 좁아졌다. 조 회장은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사업과 유휴자산을 정리하고 있다.

매각 1순위 리스트에는 종로 송현동 부지와 왕산레저개발, 제주 파라다이스 호텔 등이 이름을 올렸다. 조 전 부사장이 호텔과 레저사업에 유난히 애착을 가졌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한진그룹은 연내 매각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직접 키워온 기내식 사업과 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은 이미 새 주인이 확정됐다. 대한항공은 최근 사모펀트 한앤컴퍼니에 이 사업부를 9906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개인적 수입이 없다는 점도 문제거리다. 조 전 부사장은 유일한 수입원은 보유 주식에 대한 배당금이다.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 납부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을 주축으로 한 오너가가 안정적으로 그룹을 이끄는 반면, 조 전 부사장은 선대 회장 1주기 추모식에도 불참할 만큼 가족들과 멀어졌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조 전 부사장의 고립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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