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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라임 판매사 징계 임박…CEO 직접 제재 여부 주목

내달 라임 제재심의위…CEO 징계안 포함
라임운용, 징계 최고 수위 ‘등록 취소’ 전망
CEO 징계 수위 촉각…업계 반발 만만찮아
우리·하나銀 DLF사태 중징계 선례 따를까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해당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징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감원은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들에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내부통제 의무 위반 사실을 담은 잠정 검사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부통제 의무 위반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등이 처벌 대상인 만큼 내달 열릴 제재심의위원회에 ‘CEO 징계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금감원은 불완전판매 및 총수익스와프(TRS) 계약과 관련해 신한금투, 대신증권, KB증권 등에 대한 검사를 마치고 이들 판매사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말 부실 라임 펀드를 가교 운용사(배드뱅크)로 이관하는 작업이 끝나면 오는 9월 제재심을 연다는 계획이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의 환매 중단액은 1조6679억원(4개 모펀드·173개 자펀드)에 달한다. 라임 모펀드 4개 가운데 하나인 플루토 TF-1호 펀드(무역금융펀드)의 경우 금감원 검사 결과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의 위법 행위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라임자산운용과 신한금융투자는 펀드 부실을 알아차린 2018년 11월 이후에도 부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운용방식을 바꿔 가면서 펀드 판매를 이어갔다.

대신증권 등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도 제재 심판대에 오른다. 대신증권의 경우 2480억원어치의 라임 펀드를 팔면서 투자자에게 손실 가능성 등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혐의로 지난 5월 장 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KB증권은 라임에 4500억원 규모의 TRS 대출을 제공해 펀드 부실을 키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증권이 라임운용 펀드에 대해 맺은 TRS 규모는 4540억원으로 신한금융투자(9022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KB증권이 판매한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만 681억원어치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사태의 핵심인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제재 수위는 ‘등록 취소’의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회사 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라임자산운용의 경우 그동안 드러난 위법성과 피해 규모, 과거 선례 등을 따져볼 때 가장 강력한 제재인 등록 취소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문제는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KB증권 등 판매사 CEO에 대한 징계 수위다. 금감원의 임원 제재는 주의적 경고, 주의, 해임권고, 직무정지, 문책경고 등이 있다. 이중 해임권고·직무정지·문책경고 처분을 받게 되면 일정 기간 금융회사 임원 선임 및 금융권 취업 등이 제한되는 중징계에 해당한다.

징계를 앞둔 증권사 CEO 가운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는 지난해 1월 신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는 금융투자협회로 자리를 옮긴 나재철 회장의 뒤를 이어 지난해 12월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뒤, 지난 3월 신임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도 같은 시기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는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사태로 ‘문책경고’ 처분을 받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징계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감원은 DLF 사태와 관련해 당시 은행장이었던 함 부회장과 손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의 중징계를 내린 것은 사태를 촉발한 전반적인 책임이 CEO에 있다고 봤다.

당시 금감원은 은행 내 리스크관리 조직이 제대로 운영됐는지, DLF 판매 결정 과정에 은행장이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이를 위해 다수 회사 관계자와 법률대리인, 검사국 진술과 설명을 듣는 한편 제반 사실관계와 입증자료 등을 살폈다.

그 결과 사태가 발생하게 된 배경을 단순히 상품을 판매한 프라이빗뱅커(PB)들의 개인적인 책임이라기보다는 은행의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불완전판매를 은행장이 직접 권유하지 않은 이상, 불완전판매의 책임을 은행장에게 묻는다는 것은 법적인 대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내부통제 의무를 위반했다고 해서 경영진을 제재할 근거가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CEO의 내부통제가 미비할 경우 징계를 내릴 수 있는 법인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상태다. 과거 감사원도 금감원이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시행령만 갖고 금융사 임직원을 제재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LF 사태 제재와 관련해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당국도 징계 수위를 놓고 다소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사에 책임을 전가하고 최고경영자에게 잇따라 징계를 내리는 것은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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