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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원들, 신주인수권 처분…‘우리사주 청약률 높여라’

신주인수권 매도…개인 보유 주식도 처분
유증 물량 20%, 우리사주에 우선 배정…2253억 필요
흥행에 상당한 영향…현금마련해 청약 대거 참여 의도

에어버스 A330.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1조원대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가운데, 임원들이 보유하던 주식과 신주인수권을 처분했다.

시장에서는 총 발행주식의 20%를 우선 배정받는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한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 상무급 이상 임원 10인이 기존에 보유하던 보통주와 이번 유상증자에 앞서 배정된 신주인수권을 일부 매도했다.

대한항공사우회 대표자인 권영목 상무는 지난달 18일 배정받은 신주인수권 1345주를 5월29일부터 7월2일까지 5차례에 걸쳐 매도했다. 처분에 따른 이자수익은 260만원대로 계산된다.

권오준 상무는 신주인수권 중 일부를 팔았다. 지난 17일 배부받은 신주인수권 4646주 가운데 2646주를 1650원에 팔았고, 437만원 가량을 확보했다.

김성길 상무와 박요한 상무는 각각 신주인수권 중 일부인 36주, 1161주를 팔았다. 김원규 전무는 신주인수권 전량인 1013주를 매도했다.

신주인수권과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을 동시에 처분한 임원도 있다. 전인갑 상무는 보통주 500주와 신주인수권 500주를 전량 처분했다.

임원들이 유상증자와 무관한 기존 주식까지 매각한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이규석 상무는 보통주 4860주를 1만7400원에 팔아 8500만원 가량을 손에 넣었다.

최덕진 상무는 보통주 3810주를 처분했고. 김태준 전무는 3차례에 걸쳐 보통주 2900주를 전량 매도했다.

통상 유상증자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면, 신주인수권만 매도해 현금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욱이 유상증자 흥행을 위해서는 기존 주주들이 배정 물량을 모두 소화하는 게 이득으로 보여질 수 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임원들의 회사 주식과 신주인수권 처분이 우리사주조합 청약률과 관련이 깊다고 분석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우리사조조합에 20%의 물량(1587만3015주)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이날 최종 확정된 대한항공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1만4200원으로, 배정 물량을 모두 소화하려면 2253억원이 필요하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일은 오는 9일이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률은 전체 유상증자 흥행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에 빠진 대한항공은 유상증자 미청약 물량을 최소화해야 한다. 최대주주 한진칼이 배정 물량보다 더 많은 현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주식 보통주 기준 29.96%를 보유하고 있다. 배정 물량을 100% 소화하려면 2400억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지분율 희석을 방어하고 유상증자 청약률을 높이기 위해 이보다 더 많은 3000억원을 넣기로 했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기존 주식과 신주인수권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하고, 이 돈으로 우리사주조합 청약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이 앞서 실시한 두 차례의 유상증자에서도 임원들은 주식과 신주인수권을 처분한 바 있다. 우리사주조합 청약에 참여하기 위한 현금 확보 차원이었다.

한편, 이날 확정된 모집가액에 따라 대한항공 유상증자 규모는 1조1270억원이다. 유상증자로 모인 현금은 채무상환에 활용된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9일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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