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3-09 11:09

조원태 회장 ‘숨은’ 우호지분…한진칼 주총 흔든다

GS칼텍스, 작년 말 한진칼 지분 0.25% 사들여
경동제약도 0.02% 매입…조양호와 체육계 인연
한일시멘트, 25년 긴밀한 관계…조 회장 편 설 듯
베일 가려진 추가 세력, 표대결서 결정적 역할 관측
3자연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우군에도 여전히 열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연합군의 경영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제3 세력들의 윤곽이 나타내고 있다. 의외의 주주들은 조 회장 백기사로 분류되는 분위기인데,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한진칼 주식 14만주(약 0.25%) 가량을 매입했다. 주주명부를 폐쇄하기 전이기 때문에 오는 27일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GS’ 허씨 가문과 ‘한진’ 조씨 가문의 인연을 고려할 때, GS칼텍스는 조 회장 편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 각별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 전 회장은 조 전 회장 장례식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추도사를 맡기도 했다.

GS홈쇼핑은 허태수 현 회장이 대표이사이던 지난해 10월, 조 전 회장의 ㈜한진 상속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입했다. GS홈쇼핑은 양사간 물류협력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조 회장 일가의 상속세 부담을 낮춰주는 한편, 우호 지분으로 남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경동제약은 작년 4분기 중 한진칼 주식 1만4000주를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분율로 계산하면 0.02%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단순투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조현아 연합보다는 조 회장 편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앞서 경동제약은 지난해 2분기부터 대한항공 주식을 보유해 왔다. 수출 등 파트너십을 위한 전략적 행보인 만큼, 기존 경영진 체제를 선호할 것이란 추측이다.

또 류덕희 경동제약 회장은 대한보디빌딩협회장을 지낸 적이 있다. 조 전 회장이 대한탁구협회장을 역임했다는 점에서 체육계 인연을 유추할 수 있다. 류 회장은 조 전 회장 장례식에도 직접 찾아 고인을 기렸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2월부터 한진칼 지분 0.39%를 보유 중이다. 대한항공 지분 0.5%도 있다. 이전에는 지주회사인 한일홀딩스가 한진칼, 대한항공 주식을 각각 1996년, 2013년부터 가지고 있었다. 대한항공 역시 1996년부터 한일시멘트 지분을 들고 있다. 한일홀딩스가 인적분할한 2018년에는 이 회사 지분을 사기도 했다.

허동섭 한일시멘트 명예회장은 조 전 회장과 경복고 동창이고, 약 20년간 ㈜한진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현재 한일시멘트그룹은 허 전 회장의 조카인 허기호 회장이 이끌고 있다. 두 회사가 약 25년째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점으로 볼 때, 조 회장 우군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베일에 쌓여있던 새로운 주주들이 등장하면서 조 회장 우호 지분은 기존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조 회장 측 의결권 유효 지분은 본인과 모친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특별관계자 22.45%를 비롯해 델타항공(10%), 카카오(1%), 대한항공 자가보험·사우회·우리사주조합(3.8%) 등 14.80%를 더한 37.25%다. 여기에 GS칼텍스와 경동제약, 한일시멘트 지분까지 포함하면 37.91%가 된다.

시장에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백기사가 더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KCGI의 경영권 공격은 2018년 하반기 시작됐고, 미리 우군을 확보해 놨을 것이란 얘기다. 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반기를 든 지난해 12월23일부터 주주명부 폐쇄 직전인 12월31일 사이에 한진칼 지분을 매수한 세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 3자 연합의 3월 주총 기준 의결권 지분은 31.98%다. 3자 연합 역시 숨은 우호 세력이 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현재 2.2%의 지분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강성부 KCGI 대표와 황성환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대표는 서울대 투자연구회(SMIC) 동기로 개인적 친분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지분을 더하면 34.18%가 된다. 조 회장 측과의 격차는 3.73%포인트로, 여전히 밀리는 형국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조 회장 측은 KCGI가 지분을 사들인 직후부터 델타항공과 접선하는 등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며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세력이 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주총 표대결 결과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조현아 연합 역시 베일에 쌓인 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양 측의 지분차가 크지 않은 만큼, 주식 1주가 아쉬운 상황”덧붙였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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