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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2-25 17:01

델타, 조원태와 이면계약?…자발적 KCGI 밀어내기

델타, 자발적으로 조 회장 편에 섰을 가능성
조 회장과 오랜기간 파트너, 전문경영인제 부담
영업조건 불리해질 우려나 KCGI 투기세력 규정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반(反)조원태 연합’을 결성한 KCGI가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추가 매입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대주주의 이사직 연임을 위해 외국 경쟁항공사로 국부를 유출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델타항공이 스스로 ‘KCGI보단 조원태’라는 판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정반대의 분석을 내놓고 있다.

KCGI는 25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JV)에 따른 시너지를 높이려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투자가 이뤄졌어야 한다”며 “하지만 지주사인 한진칼을 상대로 투자가 이뤄진 점에서 지분 취득의 진정한 의도에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대주주 1인(조 회장)의 연임을 목적으로 한 외국 항공사의 백기사 지분 확보를 위해 JV 수익 협상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불리한 위치에 처해진다면, 이는 현 경영진의 중대한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 측과 조 전 부사장 연합은 다음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을 둘러싼 표대결에 나선다. 조 회장은 재선임을, 반대세력은 경영퇴진을 요구하는 상태다.

KCGI의 날선 비판은 양측간 지분싸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전 우위를 차지하고, 분쟁 명분을 얻기 위한 의혹 제기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앞서 반도건설 계열사인 대호개발과 한영개발은 지난 20일 한진칼 지분 297만2017주(5.02%)를 매입해 지분율을 13.30%까지 늘렸다.

그러자 델타항공도 이에 질세라 주식 사들이기에 나섰다. 지난 20일과 21일 이틀간 약 303억원을 투입해 한진칼 지분 59만1704주를 확보한 델타항공의 지분율은 기존 9.21%에서 11%로 확대됐다.

한진칼 주주명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폐쇄됐기 때문에 올해 새로 매수한 지분은 의결권을 가지지 못한다. 다시 말해, 임시 주총이나 내년 주총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이 KCGI를 밀어내기 위한 자발적 움직임일 수 있다고 본다. KCGI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자신들의 영업조건이 불리해 질 것이란 계산이 나왔거나, KCGI를 단순 투기 세력으로 분류했을 것이란 주장이다.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처음 매입한 시기는 지난해 6월이다. 조 회장과 KCGI 양 측은 이미 같은해 2월 한진그룹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델타항공은 이를 살펴볼 시간이 충분했고, 결국 조 회장 손을 들어줬다는 추론이다.

더욱이 델타항공 입장에서는 KCGI나 이들이 선임한 전문경영인보단, 2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조 회장을 경영 파트너로 두는 것이 편할 수밖에 없다. 델타항공은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때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장이던 2017년 양사간 JV가 성사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KCGI 측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 배경에 이면 계약이 있을 것이란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며 “델타항공이 자발적으로 조 회장 편에 섰을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놓는 것은 근거없는 자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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