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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19-12-26 12:58

‘한진家 장녀’ 조현아의 반란…들끓는 ‘설설설’

공개적인 불만 표출…이례적 행보에 온갖 설
모친 이명희 고문 교감했나…단독행동 가능성도
그룹·집안 담당해 온 로펌 배제…전략 노출 우려?
‘삼성家 승소’ 법무법인 원과 전략적 공격 계산한듯
입장발표날, KCGI 지분취득 공시…사전합의 가능성

뉴스웨이 DB.

한진그룹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작스러운 입장 발표로 오너일가의 갈등이 공식화됐다. 조 전 부사장의 이번 행보를 두고 재계 안팎에서는 온갖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선대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 달리 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가족들과의 협의에도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동생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판했다.

또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면서 경영권 분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조 전 부사장의 이번 문제 제기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통상 오너일가간 갈등이 불거지더라도, 이 사실이 외부로 표출되는 것을 경계한다. 안정적인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오너리스크가 주가 변동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분이 드러나는 계기는 소송 등 법적다툼이 본격화되면서부터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법률대리인을 앞세워 조 회장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특히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기일이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 공격을 감행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고 메세지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장녀의 반란’을 두고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돌고 있다. 우선 조 전 부사장이 고(故) 조양호 전 회장 부인이자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사전에 교감을 했다는 관측이다.

이 고문은 조 전 회장 지분 상속으로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지분 5.31%를 보유하고 있다. 조 회장을 비롯한 3남매의 지분율이 비슷하기 때문에 이 고문이 막후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실세’로 부상했다.

이 고문과 조 전 부사장의 유대관계는 각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명품 밀수 혐의와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혐의 등으로 함께 재판을 받으며 더욱 친밀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조 전 부사장이 입장을 밝히기 사흘 전인 이달 20일에도 두 모녀는 함께 재판을 받았다.

더욱이 조 회장이 최근 단행한 연말 임원인사에서 이 고문 최측근을 한직으로 이동시켰고, 이에 분노한 이 고문이 조 전 부사장 ‘뒷배’를 자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반대로 조 전 부사장의 ‘단독 행동설’도 거론된다. 그동안 한진그룹과 관련한 송사는 광장과 율촌, 화우 등의 로펌이 주로 맡아왔다. 조 전 회장의 매형이 설립한 광장은 조 전 부사장의 2014년 땅콩회항 사건은 물론, 그룹 전반적인 소송을 담당해 왔다. 율촌은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논란’과 조 전 회장 생전 횡령·배임 사건 등을 변호했다. 오너가의 이번 상속세 관련 행정절차도 담당했다.

이 외에도 김앤장, 세종, 태평양 등이 한진그룹과 연관이 깊다. 특히 세종은 현재 조 전 부사장의 이혼 소송을 대리하고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은 한 번도 교류하지 않던 법무법인 원과 손을 잡았다. 그 배경에는 다른 오너가와의 접촉이나 전략 노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 전 부사장이 이미 경영권 다툼 시나리오에 대한 구상을 마쳤다는 가설도 있다. 법무법인 원은 재계의 굵직한 이혼 소송이나 상속, 경영권 관련 분쟁을 처리해 왔다.

이건희 삼성 회장과 고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이 2012년 벌인 상속권 소송에서는 이건희 회장 쪽을 변호해 승소를 거뒀다. 2016년에는 공익사업을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 선’이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인으로 지정되면서 경영권 싸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조 전 부사장의 공격은 일회성 이벤트에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가 형제의 대규모 소송에서 승소한 경험이 있는 법무법인 원과 다각도의 공격 전략을 세워놨을 것이란 주장이다.

일각에서는 한진칼 단일 최대주주인 KCGI와 손을 잡았다는 말이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이 입장을 표명한 당일, KCGI는 한진칼 지분을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가 조 회장을 압박하기 위해 사전에 계획을 짜놨다는 것.

앞서 지난 10월 조 전 부사장과 강성부 KCGI 대표가 접촉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만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의 입장 표명은 그룹에서도 크게 당황할 만큼 비밀리에 진행됐다”면서 “선친과 작은 아버지들간 법정다툼을 지켜봐 온 조 전 부사장이 무턱대고 조 회장을 저격하진 않았을 것이다. 본격적인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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