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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또 매각…주식 내다파는 금호家 ‘눈물의 땡처리’

범금호家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 보유지분 전량 매각
박삼구 전 회장도 아시아나 구주값 디스카운트 압박
‘아시아나 2대주주’ 박찬구 회장 보유분 향방도 주목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그래픽=박혜수 기자

범금호가 오너들의 지분 매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삼구(74)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보유지분 매각을 두고 HDC컨소시엄과 조율 중인 가운데 그의 사촌인 박명구(65) 금호전기 회장은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을 이끌고 있는 박찬구(72) 회장의 지분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박명구 금호전기 회장은 전일 보유지분 전량을 차세대에너지에쿼티1호(구 에이비엠테크놀로지)에 매각했다. 박 회장은 보유 지분 9.48%과 형제 박영구·남구·현옥 씨의 지분을 더해 총 142만2023주(14.32%)를 처분했다. 임시주주총회 전일인 내년 1월 22일까지 대금 납입이 끝나면 차세대에너지활성화에쿼티1호가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번개표 형광등’으로 유명한 금호전기는 그간 만성 적자에 시달려왔다. 지난해 종속회사인 루미마이크로와 금호에이치티를 각각 매각했고, 올해 3월엔 금호에이엠티를 청산하는 등 자회사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결국 실적 악화에 박 회장 일가가 지분을 털고 회사를 넘기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박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 가치는 전일 종가(4100원) 기준 약 59억원이다. 최근 금호그룹이 호남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테마주로 묶이며 지난달부터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2000원대 머물던 주가는 이달 4300원대까지 치솟았다. 매각 대금은 주가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해 60억원 이상 수준이 예상된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역시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앞두고 있다. 현재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31.05%)인 구주와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할 신주 가격을 두고 박 전 회장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 치열한 의견 대립을 벌이고 있다.

당초 금호산업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구주 값으로 4000억원 이상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초기 희망 가격은 7000억원 수준에 달했다. 반면 HDC컨소시엄은 3000억원 초반의 가격을 제시해 이견이 생겼다. 최근 아시아나항공 주가를 고려한 구주 가치가 3600억원 수준인 만큼 HDC가 구주 가치를 지나치게 저평가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만 관련업계에 따르면 양 측은 3200억원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HDC가 제시한 수준으로 갈음되는 것. 매각 대금으로 약 50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차입금 상환 계획을 세우던 박삼구 전 회장 입장에선 뼈아픈 손실일 수밖에 없다.

한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11.12%를 보유 중인 2대 주주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신주가 발행되면 금호석유화학의 보유 지분 가치도 하락할 수 있어 지분 매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1988년 아시아나항공 설립 때부터 신주 인수를 통해 지분 13.61%를 획득했다. 2000년대 들어 지분을 사고팔며 2009년엔 지분 26.75%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다만 ‘형제의 난’을 겪은 2010년 이후부터 지분을 지속적으로 줄여 현재는 11.12%만 보유 중이다.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할 경우 금호석유화학의 보유 지분 가치는 하락할 수 있다. 특히 HDC컨소시엄에 참여 중인 미래에셋대우가 전략적투자자로서 아시아나항공에 자기자본 투자를 예고하고 있어 2대 주주 자리도 위태롭다. 만약 미래에셋대우가 금산분리 최대 한도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20%를 획득할 경우 금호석유화학은 2대 주주에서 밀려나게 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입단가는 주당 4293원이다. 전일 종가(5390원)로 계산한 매각 차익은 약 269억7895만원이다. 과거 2011년과 2015년 아시아나항공 주가가 1만2000원, 8000원 선까지 오른 점을 감안하면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완료된 이후 주가 정상화를 기다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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