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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 KCGI 압박에도 ‘잠잠’…반격은 언제?

KCGI, 한진칼 15.98%…최대주주 지위 넘봐
승계 및 특수상황 부문 신설하며 총수일가 압박
당장 경영권 개입은 불가능…내년 3월 주총 노려
조 회장, 상속문제 마무리 후 본격적으로 대응할 듯

그래픽=강기영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가 KCGI의 노골적인 경영권 위협에도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KCGI는 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최대주주에 오르더라도,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는 경영권 행사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 일가는 우선 산적한 현안을 처리한 뒤, 대응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재계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KCGI 자회사인 유한회사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 보유 주식이 886만2296주에서 945만7252주로 변경됐다고 28일 공시했다. 지난달 말 14.98% 수준이던 한진칼 지분율을 15.98%까지 확대했다.

KCGI는 조 전 회장이 사망한 시점부터 사실상 한진칼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최대주주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과의 지분격차를 2%로 좁혔다.

한진칼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조 전 회장과 특수관계자 지분이 28.93%다. 조 전 회장은 17.84%(우선주 제외)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조원태(2.34%)·조현아(2.31%)·조현민(2.30%) 등 세 자녀의 지분율은 3%대를 밑돈다.

총수일가는 조 전 회장의 지분을 처분하기 보단, 최대한 유지하는데 무게중심을 둘 것으로 보인다. 조 전 회장의 유언장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만약 유언장이 없다면 상속비율은 조 전 회장 배우자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5.94%, 조 회장 등 삼남매는 각각 3.96%씩 상속 받는다.

이 경우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6.3%가 된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6.27%,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6.26%, 이명희 전 이사장이 5.94%를 보유하게 된다. 또 총수일가 우호지분은 기존 28.93%를 유지할 수 있다.

KCGI는 승계 및 특수상황 부문과 글로벌 부문을 신설하고 승계 부문 대표에는 사모펀드 전문가인 이대식 씨를, 글로벌 부문 대표에는 SK그룹 출신인 이승훈 대표를 각각 선임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는 조 회장의 경영승계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동시에, 해외 투자자를 확보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조 회장의 승계나 상속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추가 투자자를 확보해 지분을 더욱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KCGI가 공식적인 최대주주에 오르더라도 당장 조 회장 일가에 가할 수 있는 위협은 크지 않다. 현재 한진칼 내부에 KCGI 측 사람이 없고, 회사 경영 현안을 다루는 이사회 접근 권한이 없다는 점이 이유다.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 총 7명으로 구성된다. 조 전 회장 사망으로 사내이사는 2명으로 줄었고, 이사회는 6명이다. 사내이사는 조 회장과 석태수 부회장이다. 사외이사 4명은 모두 총수일가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구성 요건은 이사 수가 3인 이상이고, 사외이사가 3인 이상(과반수)이다. 만약 사외이사수가 구성요건에 미달될 경우 주주총회를 소집하는데,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주총 개최 사유가 없다.

KCGI가 최대주주 지위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경영권에 개입하는 시점은 내년 3월 주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조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또 같은 시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석우 사외이사 대신, KCGI 측 인사를 선임해 이사회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조 회장 측은 ‘때’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우선 가장 시급한 현안은 상속세다. 상장주식에 대한 상속세는 사망 시점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4개월 평균 주가를 기준으로 매기게 돼 있다.

조 전 회장이 지난달 8일 사망했고, 올해 2월7일부터 6월7일까지 기준이다. 조 전 회장 사망 이후 한진칼 주가는 오름세와 내림세를 반복하고 있는데, 다음주면 대략적인 상속세 규모를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맞춰 상속 재원 마련 방안도 구체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상속 문제가 해결된 이후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는 5년에 걸쳐 나눠 낼 수 있기 때문에 부담은 한층 완화될 수 있다. 연부연납은 신고기한 내 전체 상속세 중 6분의 1을 우선 내고, 나머지는 5년간 매년 6분의 1씩 납부할하는 제도다.

또 배당 확대 등의 방안으로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가져갈 수 있는데, 이는 주주들의 표심을 얻는 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비핵심 계열사의 매각이나 부동산 처분으로 부채비율을 낮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조 회장에게 유리한 방안이다.

이와 별개로, 조 회장은 실질적인 그룹 총수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조 회장은 다음달 1일 열리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에 의장으로 나서며 공식적인 데뷔전을 치룬다. IATA 연차총회 의장직은 주관 항공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관례지만, 조 회장의 입지를 더욱 다지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성공적인 IATA 개최는 조 회장의 경영권을 조기에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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