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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19-05-13 14:35

[공기업 경영해부-④한국석유공사]부채비율 718%→2287%, 끝나지 않는 ‘빚잔치’

작년 당기 순손실 1조1595억원…5년간 8조원 손실
매년 최고치 경신…차입금 상환액 사업비용의 2배
경영평가는 꼴찌…인력감축에 노조 갈등도 심화
英 다나 '지분 매각', 인력감축…구조조정 본격화

한국석유공사의 재무 구조가 악화일로다. 최근 5년 동안 8조68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작년 부채비율은 2287.1%로 이전 최고치였던 전년(718.5%)보다 3배나 치솟았다.

13일 석유공사가 공개한 재무상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기자본 대비 부채총액 비율은 2287.1%로 역대 최고치였던 2017년 718.5%보다 3배 넘게 급증했다. 2011년 이후 매년 적게는 1500억원, 많게는 4조5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채 규모를 키워왔고 지난해 비율이 2000%를 넘어서며 사상 첫 네 자리수에 진입했다.

석유공사는 2013년 7158억원, 2014년 1조 6111억원, 2015년 4조 5003억원, 2016년 1조 1188억원, 2017년 7338억원 등 5년간 총 8조6798억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2015년(-4조5003억원) 이후 2016년 -1조1188억원, 2017년 –7338억원으로 순손실 액수를 서서히 줄이는가 싶더니 당기 순손실은 지난해 1조1595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1조원대로 재진입했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이명박정부 시절 무리하게 투자했던 해외자원개발 사업들이 서서히 수익을 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여전히 큰 손실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라크 쿠르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서 투자 회수가 어려운 6352억원과 과거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 4260억원 등이 손실 처리됐다. 지난 2011년 매입한 미국 이글포드 사업 또한 신규 석유개발(E&P)사업 투자를 전제로 자본으로 인정됐던 조건부 투자유치금액 4305억원이 부채로 바꼈다.

이외에도 이명박정부 시절 캐나다, 영국 등 주요 6개국에서 추진한 굵직한 프로젝트 사업들이 여전히 부실을 정리하지 못한 채 수익 없이 재무 상황만 악화시키고 있다.

결국 석유공사는 차입금 상환액이 연간 사업비용의 2배가 넘을 정도로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까지 왔다.

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알리오)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지난해 7조 8304억원의 수입 및 지출규모를 기록했다. 문제는 지출 중 사업비는 1조 1754억원인데 차입상환금은 3조 2967억원이나 된다. 수입도 사업수입은 3조 6455억원, 차입금은 3조 2149억원으로 차입금+차입상환금 규모가 사업수입+지출에 비해 더 컸다.

이에 양수영 사장은 지난 3월 비상경영계획을 통해 2019년 부채 비율을 1200%, 2020년에는 500%대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양 사장은 “재무구조 개선 외에 인력 구조조정, 비용 절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선 양 사장은 지난달 23~25일 영국 애버딘에 위치한 다나社를 방문해 다나 경영진들과 회동, 매각 현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자사가 보유한 다나 패트롤리엄 지분 30%를 매각하기 위해 캐나다 스코티아은행을 투자자문사로 선정했다.

다나 패트롤리엄은 석유공사의 해외 자원투자 중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부채 비율 급증의 원흉으로 꼽힌다. 석유공사는 2010년 당시 다나 패트롤리엄 지분 100%를 3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2016년 말까지 다나에 49억5700만 달러를 투자했으나 회수액은 19억7600만 달러에 그쳤다. 2014년 말부터 국제유가 하락과 외화 환산손실 등으로 적자가 이어진 탓이다. 인수 당시 가격과 비교해 40% 가까이 손실을 본 셈이다.

미국 셰일가스 광구 이글포드도 부채를 줄이기 위한 필수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글포드 사업의 회수율도 2016년 8월까지 7%에 불과하다.석유공사는 두 곳의 지분 매각을 통해 8000~9000억원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해외지분 매각과 함께 △상위직원 10% 감축 △해외근무자 23% 감축 △장기근속자 명예퇴직 유도 등 구조조정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한국가스공사와 통폐합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정부가 고심 끝에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위기를 면했다. 대신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주문했다.

그러나 석유공사가 노골적으로 인력감축에 나서자 엎친데 덮친격으로 간부급 직원들을 중심으로 제2 노조를 설립해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로 3급(팀장급) 이상 간부급 직원들 40여명이 가입한 민주노조는 석유공사가 지난해 연말부터는 해외법인에 대한 자산합리화 작업과 간부급 직원들에 대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자 이에 맞서고 있다.

또한 이런 상황에서도 신입 연봉이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오른 곳은 한국석유공사로 알려지며 여론의 비난을 거세게 받기도 했다. 석유공사의 신입 연봉은 2017년 2885만 원에서 지난해 3678만 원으로 무려 793만 원 가까이 급증했다. 공기업 평균 138만 원보다 6배 가까이 많은 금액이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각각 해외 자원개발사업 구조조정 이행실적과 중소기업 동반성장 평가에서 가장 나쁘다는 성적표를 받은 바 있다.

석유공사는 중소벤처기업부의 2018년 동반성장 평가에서 ‘최하’ 등급을 받았다. 또 석유공사는 3월 산업부에서 진행하는 해외자원개발혁신테스크포스(TF) 구조조정 이행 점검회의 때는 “투자유치,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산 합리화 조치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한편 석유공사는 비상경영계획이 계획대로 이행될 경우 부채비율이 올해 말 1200%대, 내년 말 500%대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수영 사장은 “근본적인 체질개선으로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말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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