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로직스·삼성생명·삼성전자까지”단골손님 삼성물산 중심 지분구조 보니…

정부 지배구조 압박 거세…출자고리 해소 방식 관심
지배구조 최상단 위치 사실상 지주사 역할 기대
로직스 지분 매각 후 삼성생명 전자 지분 매입 유력

기업 지분구조에 대한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거센 가운데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마지막 주자인 삼성물산의 움직임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너일가가 직접지분을 보유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한 회사로 주요 계열사의 주식을 대부분 보유해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삼성생명 보유 삼성전자 매각 압박,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행사로 인한 지배력 악화 논란 등에 삼성물산의 이름이 거론되는 이유다. 특히 순환출자 고리 방식을 완전 해소하고 그룹 금산분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의 역할이 필수적인 상태다.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우선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오너일가가 삼성물산 지분 30.9%를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물산은 삼성생명(19.3%), 삼성SDS(17.1%), 삼성전자(4.6%), 삼성바이오로직스( 43.4%)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중공업·호텔신라·삼성SDI 등 타계열사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재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부문은 삼성이 남은 순환출자 구조 해소와 금산분리를 어떻게 삼성물산을 통해 해결할지다.

우선 유력시되고 있는 시나리오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내놓을 삼성전자 지분 1107만6489주(8.63%)를 인수하는 방안이다. 삼성물산이 소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43.4%)를 삼성전자에 팔고,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74.9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콜옵션 행사로 삼성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배력 약화가 예상됨에도 삼성물산 측이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매입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도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금력을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매입에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또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한 것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총알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짙다. 삼성물산은 현재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20.05% 보유하고 있으며 가치는 약 1조원에 달한다. 실제 삼성물산은 서초동 사옥 매각에 나서는 등 현금마련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이 시장에 내놓을 삼성전자 지분 전량을 매입하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삼성생명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약 27조6936억원(26일 기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S 지분 전량을 삼성전자에 매각한다고 가정해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은 15조4000억원 가량이고 여기에 한화종합화학 매각(1조원), 보유 유동성자산(1조7529억원) 등으로 마련한 금액을 합쳐도 한참 모자란다.

더군다나 삼성물산 입장에서도 지분 전량을 매수할 필요가 없다. 만약 삼성전자 지분을 일시 매입한다면 지주사 요건 충족으로 강제 지주사 전환될 개연성이 있다.

현행법상 삼성물산이 보유한 자회사 지분 가치가 전체 자산의 50%를 넘게 되면 지주회사로 전환된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되면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는 지주사 규제에 따라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로 사야 하며 금융회사 주식을 2년 이내(한 차례 연장 시 총 4년)에 팔아야 하는 규제도 받아야 한다.

현재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는 15조5703억원으로 삼성물산의 자산총계(42조3614억원)의 36.77%에 해당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삼성이 지배구조개편을 중장기적으로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의 삼성바이로직스 지분 매입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삼성전자 이사회, 거버넌스 위언회 등을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수용되기가 매우 어려운 데다 주주들이 책임 소지를 물을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의 지배구조개편은 금산법/공정거래법 등 여러 사안이 얽힌 사안으로 감독당국과 사전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유배당계약자의 배당 지급 규모, 지배력 공백 시 발생하는 삼성전자 리스크, 지분 매각 시 주식시장 영향 등 다방면을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삼성은 공정위 등 감독당국과 조율 후에 최종안을 중장기 로드맵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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