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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투자 기업들,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해외 투자 기업들, 어느 장단에 춤춰야 하나

등록 2017.11.14 16:02

수정 2017.11.14 19:36

주혜린

  기자

백운규 장관-기업인 간담회, 내달 6일 개최기업들 고민 여전, 해외 투자 차질 빚을까LG디스플레이 中 투자 세달째 승인 못받아“원전수출은 지원하겠다”···원자력 업계도 ‘갸우뚱’

‘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산업부,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간담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중국에만 투자하지 말고 국내에도 투자를 많이 해달라”

“반대할 리가 있나, 현지 시장 진출이라면 막지 않는다. 하지만 최신 기술이 유출될 우려는 여전하지 않나”

기업의 ‘중국 진출’에 관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발언들이다. 정부의 ‘중국 진출 반대’ 발언에 대해 비판이 일자, 백운규 장관은 8일 후 해명을 하고 나섰다. 해외 진출을 막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기술 유출 우려가 여전하다는 말이 장관 입에서 나온 이상 당장 중국진출을 앞둔 기업들의 우려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다음달 6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릴 백운규 장관과의 최고경영자(CEO) 간담회를 앞두고서도 기업들의 마음은 무겁다. 백 장관이 9월 18일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와의 간담회에서 중국에 대한 투자 강화 추세에 우려를 표한 바 있기 때문이다.

대한상의와 업계에 따르면 백운규 장관과 최고경영자(CEO) 간의 조찬간담회가 다음 달 6일 오전 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백 장관과 기업인과의 간담회는 9월 예정됐다 취소된 이후 석 달 만이다. 이 날 자리에서 기업들은 가장 먼저 해외 진출 대신 국내 투자를 장려하는 정부 내 기류에 대한 우려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이래로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을 신설할 목적으로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핵심 기술인 대형 OLED 제조 기술 유출을 우려하면서 국내 유일 양산 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선을 표한 바 있다.

백 장관은 9월 18일 간담회에서 “중국의 대규모 투자로 인한 기술 격차 축소와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도 있다”며 “경쟁국의 기술·인력 유출 시도에도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밝혔다. 또 그는 기술 유출 우려와 관련, “배터리의 경우 삼성, LG, SK가 중국에 가서 오히려 혜택을 받지 못하고 전체적인 공장 가동률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며 “그런 것은 우리가 리스크 관리를 못 하고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 책임을 업계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산업부 측은 “정부가 리스크 관리를 더 잘해야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또 백 장관은 이 날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LG디스플레이 수출 승인과 관련 “LG디스플레이의 중국 합작사 설립과 관련한 승인 문제는 산업부가 관여할 것이 아니라 전문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할 부분”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위원회에서 결정을 하되 이른 결정으로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산업부는 위원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백 장관의 이런 발언과 달리,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중국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장을 짓기 위해 정부에 승인을 요청했지만 석 달이 넘은 현재까지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백 장관은 지난 달 26일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 디스플레이 소위원회 진척 상황 등에 대해선 철저히 말을 아꼈다. 백 장관은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승인이 어떻게 돼 가나”, “3차 소위원회 개최가 마지막인가” 등에 대해서 “2차 소위원회 회의까지 보고 받은 것이 전부고 그 이후는 보고 받은 바 없다”, “죄송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LG디스플레이 승인 문제를 다룰 전기·전자전문가위원회 구성을 마치면서 이르면 일주일 안에 승인 여부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라고는 전해지지만, 아직 낙관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공장 외에 ‘플랜B’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 입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공장 건설건이 서둘러 마무리돼야 하는 상황에서 백 장관의 안일한 태도에 디스플레이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중국 공장 설립은 단순히 비용절감이나 기술유출 가능성 측면에서만 따질 문제가 아니다”며 “중국시장을 발판으로 OLED를 차세대 기술표준으로 만드는 데 회사의 사활이 걸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원자력 업계에서도 백 장관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백 장관은 7월 취임 이후 탈(脫)원전정책에 집중해온 모습을 보였으며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공사가 중단되면 정부가 보상과 법적 절차를 책임지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또한 신고리 공사 재개 결정 이후에도 탈원전 정책을 견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최근 영국과 체코로의 원전수출을 지원하겠다고 밝혀 원자력 업계도 ‘갸우뚱’한 반응이다.

이에 디스플레이 업계와는 반대로 원자력 업계는 국내와 달리 해외투자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전은 2018년 초 21조원 규모의 영국 무허사이드 원전 투자 결정(한국전력 지분투자 40%), 한수원은 영국 호라이즌 원전 지분 투자(히타치의 40%) 및 사우디 2기·체코 3기 발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정부가 안전성을 강화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에 그로 인한 가동률 하락이 예상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나온 게 없어 당장 큰 가동률 하락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수주는 아직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가 지원을 한다고 공언한 만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백 장관과 CEO의 간담회는 앞서 지난 9월 2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백 장관이 갑작스러운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기 어렵다고 통보해 취소된 바 있다. 대신 백 장관은 같은 날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산업부 주최로 열리는 ‘에너지플러스 2017 전시회’에는 참석해 뒷말을 낳기도 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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