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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수협·신협, 대우조선 ‘묻지마식 투자’ 900억원 손실

농협·수협·신협, 대우조선 ‘묻지마식 투자’ 900억원 손실

등록 2017.04.17 13:32

조계원

  기자

17~18일 사채권자 집회, 채무재조정 가결 가능성농협·수협·신협 회사채 1870억원, 50% 출자전환상호금융사 저금리에 회사채 시장 투자 편중 '쏠려' 투자시점 대조 신용등급↓, 조선업계 분식회계 파동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국민연금에 이어 가장 많은 대우조선의 회사채를 보유한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사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채무재조정 찬성으로 18일까지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상호금융사들은 이번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으로 9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 등 3개 상호금융사가 보유한 대우조선 회사채는 187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호금융사 개별로 보면 신협 900억원, 수협 580억원, 농협 39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은행은 이들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회사채 50%를 출자전환하고, 나머지 50%에 대해서는 3년 만기유예 및 3년 분할 상환을 채무재조정 방안으로 제시했다. 다만 국민연금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별도의 에스크로 계정을 개설해 상환 한달전에 상환자금을 미리 예치하고, 대우조선 청산가치 만큼의 금액을 담보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대우조선의 상황에 따라 조기상환에 나서겠다는 당근책이 추가됐다.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 방안이 사채권자 집회를 통과할 경우 신협 450억원, 수협 290억원, 농협 195억원 등 상호금융사가 보유한 935억원 규모의 회사채가 출자전환된다. 출자전환 주식에 대한 가치는 의견이 분분하나, 지난해 산업은행이 기존 출자전환한 주식을 주당 1원으로 평가한 보수적 평가를 기준으로 잡을 경우 상호금융사들의 출자전환 주식은 모두 손실로 반영된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이 2조9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을 통해 정상화에 성공하고 주식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으나 현 시점에서 대우조선의 주식가치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만약 사채권자 집회에서 대우조선의 채무재조정안이 부결돼 출자전환 비율이 90%대로 상승할 경우, 이들의 손실은 그만큼 더 증가하게 된다.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사의 대우조선 회사채 피해가 증가에는 ‘묻지마식 투자’가 한 몫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상호금융사들의 회사채 투자 비중이 높다”며 “특히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상호금융사들의 회사채 투자쏠림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농협·수협·신협 등 상호금융사는 저금리에 7~8%의 고금리를 약속한 STX와 동양그룹 계열 회사채에 ‘묻지마식 투자’에 나섰으나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2013년 상호금융사별로 회사채 투자위원회를 신설해 회사채 투자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도록 제도를 변경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금리의 영향으로 수신금리가 높은 상호금융사들로 예·적금이 계속해서 몰리자, 수신자금의 운용처가 마땅치 않았던 이들은 회사채 시장에 대한 높은 투자 비중을 해결하지 못했다. 이는 결국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사태를 거쳐 대우조선 회사채 투자 손실 사태로 이어졌다.

특히 이들이 대우조선 회사채에 투자한 시점은 신규수주 급감으로 대우조선의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STX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조선업계의 분식회계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였던 만큼 리스크 관리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일정 금액 이상 투자에 대해서만 심사하는 일부 상호금융사의 심사 방식도 묻지마식 투자를 방조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호금융사 한 관계자는 “당시 대우조선의 상황을 회사채 투자자 입장에서 알수 없었다”며 “지금에 와서 분식회계 등이 밝혀졌을 뿐 투자 당시에는 대우조선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뉴스웨이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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