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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배신자 낙인 떼고 ‘적통보수’ 돌풍 노린다

[대선 인물파일]유승민, 배신자 낙인 떼고 ‘적통보수’ 돌풍 노린다

등록 2017.04.10 17:17

이창희

  기자

정치권 자타공인 ‘경제통’···‘젠틀’ 이미지당도 자신도 낮은 지지율···반등전략 있나

편집자주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에 따라 오는 5월9일 실시되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원내 5당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문재인 후보, 자유한국당에서 홍준표 후보, 국민의당에서 안철수 후보, 바른정당에서 유승민 후보, 정의당에서 심상정 후보가 각각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은 이렇게 5자 구도로 출발하게 됐다. 각 후보들이 걸어온 길과 대선에 맞춰 내놓은 공약, 강점과 약점을 조명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진=바른정당 제공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사진=바른정당 제공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당의 저조한 지지율 속에 자신의 존재감도 좀처럼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뚜렷한 반등 요소도 찾아보기 어려워 향후 전망도 암울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책적으로는 정치권 안팎의 호평이 적지 않은 데다 본인 스스로의 자신감도 높다. 대선까지 남은 짧은 기간 동안 자신의 진면목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유승민은 누구인가
유 후보는 1958년 대구에서 판사 출신 정치인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로 태어났다. 1976년 대입 예비고사에서 차석의 성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군 복무 이후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유 후보는 1987년 한국으로 돌아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다. 현재까지도 유 후보를 여야를 통틀어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일컫는 배경이다.

유 후보는 12년 만에 KDI를 떠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에 의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으로 발탁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이 총재의 연이은 대선 패배로 잠시 정계를 떠났던 유 후보는 2004년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여의도에 입성한 뒤 박근혜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다시금 중앙무대에 선다.

‘이명박 대 박근혜’로 치러진 2007년 대선에서 유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정책총괄단장을 맡았지만 2012년 18대 대선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맡지 못하면서 멀어졌다.

유 후보는 ‘친박’에서 ‘탈박’으로 분류될 시점인 2015년 4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 시기 그는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질타하면서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며 유 후보를 ‘배신자’로 낙인찍었고, 이는 20대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유 후보는 대구 동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후 새누리당으로 복당했으나 당내 친박계의 견제 속에 운신의 폭을 넓히지 못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유 후보에게 결단의 시점을 제공했다. 유 후보는 지난해 말 당내 비박계 의원 30여명과 함께 전격 탈당, 올해 초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새누리당을 청산 세력으로 규정하는 동시에 ‘적통 보수’를 자처했다.

하지만 바른정당이 잠시 주목받는 데 그치면서 유 후보의 주가도 하락했다. 그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대선 경선을 벌인 끝에 당의 최종 후보로 낙점됐으나 좀처럼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유승민의 사람들
인품과 식견을 갖춘 유 후보의 곁에는 적잖은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구 새누리당 출신 중 친박계를 제외한 전현직 의원들이 주축이다.

유 후보의 대선캠프는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총괄 아래 김세연·이혜훈·류성걸·권은희 의원과 조해진·김희국·민현주·이종훈 전 의원 등이 각각의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유 후보와 상당 기간 정치적 노선을 함께 하면서 끈끈한 관계를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기에 바른정당 창당을 전후해서는 김영우·박인숙·오신환·유의동·이학재·홍철호 의원 등도 유 후보의 주력 인사들로 편입됐다.

◇필살기&아킬레스건
유 후보는 보수 정당의 출신으로서는 드물게 야권에서도 인정하는 인사다. ‘따뜻한 보수’를 표방하는 그의 정책 노선은 진보적 의제에도 배타적이지 않으며 때로는 진보 진영의 그것보다 한 발 더 나아가기도 한다.

정치 여정을 거쳐오는 동안 박 전 대통령과 친박계 외에는 딱히 뚜렷하게 자신을 배척하는 세력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신사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장기화하고 있는 낮은 지지율을 제고할 획기적인 방안을 갖고 있는지가 미지수다. 무엇보다 ‘적통 보수’ 경쟁에서 현재 자유한국당과 홍준표 후보에게도 적잖은 격차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 후보 개인으로 볼 때도 보수 진영이 원하는 리더십을 갖췄는지에 의문부호가 따른다. 같은 당 김무성 의원에 비해 크게 아우르는 이미지가 부족하고 경선 경쟁자였던 남 지사보다 유연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공약
유 후보는 보수 진영의 후보로 대선에 도전했지만 공약은 진보 진영에서도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특히 노동과 경제 문제에 대해서는 상당히 단호하고 개혁적인 공약이 많다.

퇴근 후 SNS 등을 통해 업무지시를 하는 ‘돌발노동’에 대해 초과근로시간 편입 및 이에 따른 할증임금 지불을 강제하는 것이 그 첫 번째로 꼽힌다. 직장 ‘칼퇴근’ 정착과 돌발노동 배제, 일과 가정의 양립 실현 등이 그 목적이다.

근로일 사이 11시간의 최소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1년 단위를 기준으로 최대 근로시간을 규정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근로시간 공시제를 통해 기업에 근로시간 기록 및 보존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정부는 기업이 신고한 근로시간의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다.

이는 점점 낮아지는 출산율과도 연결된다. 유 후보는 남녀 모두 총 3년의 육아휴직을 보장해 자녀가 18세가 될 때까지 자유롭게 나눠 사용하되 1년은 유급, 2년은 무급으로 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재벌 개혁에 대한 의지도 강하다. 재벌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해 경영권 편법 승계를 차단하고 중소기업과 창업벤처들에게 더 넓은 사회기회를 주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현행 일정비율 이상의 내부거래에 증여세를 매기는 것 대신 총수 일가가 계열사 일감을 몰아 받기 위한 개인회사를 설립하지 못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총수 일가의 개인회사와 그룹 내 타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를 금지하기로 했다. 또한 동일한 기업집단에서 분리된 친족 재벌기업들이 사이에 서로 ‘밀어주기 거래’를 하는 것도 규제할 방침이다.

뉴스웨이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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