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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백현 기자
등록 :
2016-01-13 08:29

‘첫 3연임 CEO’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의 역할

非오너 CEO 사상 처음으로 3연임 성공
조양호 회장 대신 회사 경영 전권 총괄
승계 앞둔 조원태 부사장 스승 역할 주목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 사진=뉴스웨이DB

회사 창립 이래 첫 3연속 CEO 연임에 성공한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의 향후 역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2016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업계 안팎에서 이날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둔 대목은 지 사장의 연임 여부였다. 지난 2010년 대한항공 총괄사장으로 선임된 지 사장은 지난 2013년 연임됐으며 올해 3월로 임기가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공개된 이번 인사 명단에서 지 사장의 이름이나 지 사장을 대체할 사람의 이름은 명시되지 않았다. 지 사장의 3연임 성공이 확정된 것이다.

이로써 지 사장은 대한항공 창사 이후 처음으로 비(非)오너 전문경영인으로서 3번 연속 CEO를 맡는 첫 사례가 됐다.

그동안 대한항공은 1999년 이전까지 오너 일가가 사장을 맡아왔고 이후부터는 심이택 전 사장(1999~2004년), 이종희 전 사장(2004~2009년)이 대한항공 경영에 나섰다. 심 전 사장과 이 전 사장은 2연임까지는 성공했으나 3연임에는 모두 실패한 바 있다.

대한항공 사장의 임기가 3년임을 감안하면 지 사장은 특별한 이슈가 없는 한 한국식 나이로 67세가 되는 2019년까지 대한항공의 CEO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 사장의 연임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꼽히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임 배경으로는 3가지가 주목되고 있다. 공통적인 것은 연임 배경이 한진그룹 고위층의 간곡한 주문과 연관돼 있다는 점이다.

그룹 경영을 총괄하면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도 함께 맡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년 앞으로 다가 온 올림픽 준비로 서울과 평창을 쉴 새 없이 오가는 바쁜 여정을 보내고 있다. 최대한 신경을 쓴다고 해도 회사 경영에 빈틈이 보일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안팎의 일정으로 바쁜 조 회장을 대신해 지 사장이 회사 경영을 총괄해달라는 그룹 최고위층의 바람이 작용했다는 것이 첫 번째 연임 배경이다. 조 회장으로부터 확실한 신임을 받은 지 사장은 회사 경영에 대한 사실상의 전권을 이미 갖고 있기도 하다.

두 번째 연임 배경으로는 환율 급등과 중국발 쇼크 등 최근 회사 안팎의 악재가 지 사장의 탓이 아닌 만큼 관록을 갖춘 지 사장이 현재의 체제를 잘 정비해 위기를 해결해달라는 주문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연임 배경은 바로 세 번째다. 이번에 역할을 넓혀 총괄부사장 직함을 갖게 된 조원태 부사장에게 스승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이다. 조 부사장은 조 회장의 장남으로서 사실상 한진그룹의 후계를 책임질 유일한 후계자로 사실상 확정됐다.

조 부사장의 역량은 회사 계열사 사장직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항공에서 여객과 화물사업을 총괄할 때도 무난한 평가를 받았고 현재 대표로 재직 중인 지주회사 한진칼 역시 큰 탈 없이 경영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다만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여론이 여전히 냉랭한데다 조 부사장에게 붙는 좋지 않은 꼬리표들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의 사장직을 맡기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조 부사장이 대한항공의 경영 전체를 총괄하기에는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남았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향후 그룹 경영 전체를 총괄해야 하는 만큼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선배 경영자들의 가르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따라서 업계 안팎에서는 지 사장이 그동안 항공업계의 맏형으로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만큼 그의 경영 노하우를 조 부사장에게 오롯이 물려주고 자연스럽게 떠나는 모습으로 마지막 경영 여정을 마무리하지 않겠느냐고 예측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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