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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사장단, 올해도 ‘진보적 경제 민주화’ 열공

삼성 사장단, 올해도 ‘진보적 경제 민주화’ 열공

등록 2015.09.30 16:06

정백현

  기자

진보적 성향 경제학자 정승일 대표, 사장단 회의 강연 진행정 대표 “경제 민주화·사회 안전망 확보에 삼성 힘 보태야”진보인사 강연 매년 이어져···김호기·장하준·김상조 등 강연

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전경. 사진=뉴스웨이DB서울 서초동 삼성타운 전경. 사진=뉴스웨이DB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경제 민주화 실행과 복지국가 건설 등 진보적 사회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삼성 사장단은 4일 간의 추석연휴를 마치고 난 뒤인 3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 모여 주례 사장단 협의회(이하 사장단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매년 명절 연휴가 끼었을 때마다 사장단 회의를 쉬었지만 올해는 수요일이 추석연휴에 들어있지 않아서 정상적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삼성 사장단 회의는 올해 설연휴(2월 18일)와 여름휴가 기간(7월 29일·8월 5일) 등 세 차례에 걸쳐 회의를 쉬었다.

삼성그룹은 이날 사장단 회의 강연자로 국내 대표적인 사회민주주의(이하 사민주의, 용어설명 참조) 계열 경제학자인 정승일 사회민주주의센터 대표를 초청해 ‘복지국가와 경제 민주화’라는 주제의 강연을 들었다.

정 대표는 지난 2005년과 2013년 ‘쾌도난마 한국경제’와 ‘굿바이 근혜노믹스’ 등의 책을 쓴 인물로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더불어 대표적으로 꼽히는 사민주의 경제학자다. 그는 그동안 주류로 여겨져 온 경제학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삼성 등 대기업 정책에 대해서는 “재벌 해체보다 사회의 재벌 장악이 더 필요하다”며 대기업 자본의 사회화를 강조해 온 인물이다.

이날 강의에서 정 대표는 삼성 사장단에 경제 민주화 달성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중요 과제들과 진정한 복지국가 건설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자세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사회 안전망 확보와 양극화 해소 노력을 위해 국내 최대 규모 기업인 삼성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삼성은 사장단 회의 강연자로 진보적인 의견을 자주 언급하는 인사들을 종종 초빙해왔다. 한 쪽의 의견에만 편중되지 않고 보편적인 의견을 청취함으로써 기업의 책임을 실천하는데 신경 쓰겠다는 것을 강연자 초빙 의도에서 드러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삼성은 지난 2012년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장하준 교수로부터 각각 젊은 세대와 선거의 상관관계, 경제 민주화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2013년에는 삼성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견지해 온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부터 혁신에 대한 쓴소리를 경청했다.

더불어 지난해 10월에는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를 초빙해 “사람이 중심 되는 사회를 만드는 작업에 삼성이 일조해 달라”는 충고를 듣기도 했다.

삼성 사장단 회의 중 강연의 주제를 정하고 강사를 섭외하는 작업은 삼성의 ‘싱크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가 주로 맡고 있다. 그러나 의도적으로 별도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강연 주제와 강사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 삼성 측의 설명이다.

삼성 측은 “강사와 강의 주제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사회 안팎의 주요 현안 등을 감안해 강의 진행 몇 달 전에 정하고 있다”며 “의도적으로 삼성 안팎의 상황에 강의 주제를 대입해서 정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진보적 지식인들의 의견도 기꺼이 듣는 것은 빠르게 변하는 경제 사회 안에서 보편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변화를 꾀하겠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의 쓴소리를 삼성이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현실에 접목하느냐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용어설명
* 사회민주주의란? :
생산수단을 공적으로 소유하고 관리하고 폭력이 아닌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사회를 개조하고자 하는 이들의 주장 또는 이와 관련된 운동의 총칭. 선거나 의회를 통한 정치적 평등에 이어 경제적 평등을 더불어 지향하는 것으로 민주주의가 사회주의와 결합해 만들어진 체제 원리다. 공산주의, 사회주의와는 다른 체제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국가가 사회공학을 통하여 사회를 ‘계획’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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