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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 사장의 ‘설’

[기자수첩]박대영 사장의 ‘설’

등록 2015.02.16 17:08

수정 2015.02.17 09:58

윤경현

  기자

박대영 사장의 ‘설’ 기사의 사진

지난 12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사망사고가 있었다. 25m 고공에서 작업하던 40대 가장이 현장에서 추락, 사망했다.

당시 그와 함께 작업하던 신호수는 사고현장에서 망자가 된 동료 직원을 목격한 이후 충격으로 실어증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후송됐다. 박대영 사장이 안전의 날을 선포한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때에 벌어진 일이다.

박대영 사장은 지난 2012년 12월 삼성중공업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거제 조선소장을 지내며 조선과 해양플랜트 분야에서 공법혁신을 주도하면서 해양설비와 특수선박 등 고부가제품 중심의 생산체제로 변모시킨 장본인이다.

그러기에 안전에 대해서는 철저하다 싶을 정도로 관심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사장의 이런 노력은 현장까지 제대로 전달되지는 않는 듯 하다. 현장에서는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불감증’을 우려할 정도로 안전에 철저하지 못했다는 게 삼성중공업 근로자의 증언이다.

이러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의 안전 불감증은 올해 첫 사망사고로 이어졌다. 이상한 얘기도 들린다.


사망한 근로자는 14일 장례식을 치렀다. 회사 측은 빠른 장례 진행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고에 대한 원인 규명을 밝히기 전이다.

회사측과 노조측, 경찰은 아직 사고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노조 측은 “회사내 만연한 안전 불감증은 본인 또한 인정하고 있다”면서 “안전의 날 선포는 지난달 19일이 아닌 이달 12일 이후”라고 말했다.

이제 이틀 뒤면 설 연휴다. 박대영 사장도 가족과 명절을 함께 보낼 것이다. 하지만 설날을 며칠 남기고 사망한 가장과 그의 가족에게 올 명절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박대영 사장은 죽은 망자와 그의 가족에 대해 생각할까. 기업의 수장으로 한가족을 보살피지 못한 책임을 느끼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조선소는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 그럴 수 있다. 사람의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사고의 원인도 밝혀지기 전에 장례를 종용하는 일은 옳지 않다.

박대영 사장 본인의 어깨도 무거울 것이다. 많은 고민으로 고뇌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짐작된다. 올 설 명절이 박 사장에게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기를 바란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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