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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영의 삼성중공업,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걸림돌?

박대영의 삼성중공업, 이재용 부회장 승계에 걸림돌?

등록 2015.01.12 09:30

수정 2015.01.12 12:13

윤경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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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으로 이 부회장 주도 사업재편 일단 멈춤각종 사고, 인도지연 이어지면서 발주취소 등 굴욕···올해도 실적 회복 어려워임단협 난항에 노사 관계 악화···그룹 본사 앞 상경투쟁 그룹 이미지에 먹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체제 구축에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사내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으로 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의 합병을 진행했다. 무산이라는 쓴잔을 마셔야 했다. 이어 삼성중공업 뇌관인 노조와의 갈등까지 꼬리를 물고 있다. 모두 이재용 부회장이 안아야 할 과제다.

삼성그룹은 매년 이건희 회장의 주재로 사장단 신년 하례회를 개최한다. 이와 함께 신임 임원 합숙교육 마지막 날 가족들을 초청해 축하만찬을 진행한다. 올해 이 회장의 장기임원으로 사장단 신년 하례회는 취소됐지만 신임 임원 축하 만찬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축하 만찬은 이재용 부회장이 주재한다. 사장단 신년 하례회가 취소되면서 신임 임원 축하 만찬도 취소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의 주재로 예정대로 축하 만찬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후계자로서의 지위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장단 신년 하례회가 취소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 완벽한 후계자를 자임할 수 있는 상황을 아니다. 삼성의 후계자로서 아직 보여줘야 할 것들이 더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연이은 불협화음이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를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해 거제조선소를 들썪였던 사내 근로자들의 인권을 농락했던 ‘취조실’ 사건과 영업실적 저조, 사업재편의 일환으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무산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합병을 앞두고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의 발언은 이재용 부회장을 곤욕을 치르게 했다. 박 사장은 “중공업과 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두 회사가 처한 현안 해결과 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시장의 상황을 무시하는 합병이라는 평가에 무릎을 꿇었다.

결국 시장과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안이 무산됐고 삼성 측은 추후에 합병을 다시 시도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한차례 무산된 상황에서 추진 동력을 얻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합병 안 무산으로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나타났다.

삼성중공업이 이재용 부회장이 총수로 가는 길목에서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애초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두 회사의 실적부진에서 추진된 만큼 삼성중공업이 실적이 뒷받침됐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삼성중공업은 박대영 사장의 임기가 시작된 2013년 전후로 흔들리기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은 전통적인 주력 사업인 상선의 수익성이 떨어지자 해양플랜트 수주에 적극 나섰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수주 전략 부족을 드러내면서 오히려 부메랑이 됐다.

이 때문에 이해 연말 인사를 앞두고 삼성중공업의 수장으로 삼성전자 출신이 부임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박대영 사장은 다시 한번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지난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150억달러의 수주 목표 금액을 세웠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73억달러를 수주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 추진됐으나 결국 무산된 것이다. 박대영 사장의 거취가 다시 한번 도마 위에 올랐지만 합병 무산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그런데 삼성중공업은 새해벽두부터 삼성의 뇌관인 노조와의 갈등을 드러내면서 또 한번 이 부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9일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서초 삼성사옥에서 ‘14임금 재협상 승리를 위한 삼성본관 상경집회’를 진행했다. 거제조선소 대의원 100여명이 모여 지난해 노사합의 불이행 후 연일 빚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와 관련하여 향후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더욱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 대한 사정 및 감사에 대해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발표했다.

변성중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은 “이제는 노동의 권리와 노동의 댓가를 쟁취할 것”이라며 “임금협상 과정에서 박대영 사장은 그룹에 잘 보이기 위해 경영진단회의에 몰두한 나머지 임금협상 기간을 놓쳐 지난해의 임금협상을 해가 지나서도 매듭짓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이제는 삼성중공업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야 하며 그룹 미래전략실 통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러한 상황까지 몰고간 박대영 사장의 리더십이 후계 후도를 그려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가시로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후계구도에 삼성중공업의 여러 현안들은 큰 문제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삼성중공업의 임금협상이 타결되지 못할 시에 벌어질 파장은 예측하기 힘들다”며 “더욱이 그룹의 핵심부서인 미래전략실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사정 및 관여한 부분이 커질 경우 이재용 부회장의 이미지 제고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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