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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건희 회장 ‘DNA’, 이재용 부회장에 쏠리는 눈

아버지 이건희 회장 ‘DNA’, 이재용 부회장에 쏠리는 눈

등록 2014.05.13 07:43

최원영

  기자

‘e삼성’ 실패 트라우마 딛고 초일류 삼성 경영 이어갈지 관심

아버지 이건희 회장 ‘DNA’, 이재용 부회장에 쏠리는 눈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를 세계 초일류로 키워낸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 증세로 병원에 입원했다. 심폐소생술과 응급 시술로 고비를 넘겼고 이제 회복 중이라는 게 삼성서울병원의 설명이다.

해외 출장길에 올랐던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급하게 귀국했고 부인 홍라희씨와 두 딸, 삼성그룹 수뇌부가 모두 병원에 모였다. 삼성그룹은 물론이고 재계는 이 회장의 입원에 바짝 긴장하며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 회장의 건강악화를 각국으로 긴급 타전했고 주요기사로 비중있게 다뤘다.

이제 재계는 장남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그가 과연 아버지의 경영 DNA를 얼마나 물려 받았는지가 최대 관심사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건희 삼성 회장.

◇이건희 회장··· 초일류 삼성 일군 巨人 = 1938년 3만원의 자본금으로 ‘삼성상회’를 차린 삼성그룹 창업주 故 이병철 회장은 반도체와 IT산업 등 그룹의 초석을 마련한 뒤 1987년 11월 별세했다.

그해 12월 이건희 부회장은 제 2대 삼성그룹 회장으로 취임한다. 세계시장에 막 발을 디딘 삼성그룹을 세계 일류로 만드는 일은 이제 이 회장의 몫이었다.

첨단기술연구소를 열며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던 이 회장은 1992년 8월 세계 최초로 64메가 D램 개발에 성공하고 삼성전자의 전자관련 4개부문의 통합경영체제를 구축하는 등의 사업 최적화에 힘쓴다.

그리고 이 회장은 1993년 6월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취지의 이른바 ‘신경영 선언’을 통해 경영 전 부문에 걸쳐 대대적 혁신을 감행한다.

당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핵심임원 100여명을 앞에 두고 한 “마누라,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발언은 지금도 회자될 만큼 유명하다. 이 선언을 계기로 삼성은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글로벌시장에서 대대적인 경쟁력 제고에 나섰고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은 ‘질 위주의 경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실제로 신경영 선언 당시인 1993년 삼성의 연계매출액과 세전이익은 각각 29조원, 8000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2년 각각 380조원의 연계매출액과 38조원의 세전이익으로 급증했다.

97년 외환위기 속에서도 신경영 선언이후 체질을 개선한 삼성은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99년엔 1기가 DDR D램의 세계 첫 상용화를 달성하기도 했고 2001년에는 삼성전자 휴대폰 생산 5000만대를 돌파했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CES 혁신상을 휩쓸었고 글로벌 100대 브랜드조사에서는 2001년 세계 42위, 2009년 19위, 2011년 17위, 지난해에는 8위까지 거머쥐었다.

현재 삼성전자는 확고한 글로벌 휴대폰 1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고 TV부문에서는 8년째 1위 위치를 차지하며 세계 생활가전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상장사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61조 7400억원. 이 가운데 30조원이 삼성전자의 순이익이었다. 심지어 지난해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2위부터 10위까지 기업들의 순이익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았다.

이 회장은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인물에 선정되는 한편 아시아 최고 기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은 중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으로 수년간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이 회장은 ‘마하경영’으로 제2 신경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하려면 설계도는 물론 엔진·소재·부품을 모두 바꿔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비롯됐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사업개편 등 삼성의 움직임을 장남 이재용 부회장 등 3세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부회장, 글로벌 삼성 경영능력 가능할까 = 최근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에 이어 삼성SDS 상장 추진까지 이 부회장의 승계구도는 이미 공고해지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이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착실히 경영수업을 밟아왔다. 하지만 글로벌 삼성을 경영하기 위한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아직 다 보여주지 못했다는 게 재계 시선이다.

특히 과거 ‘e삼성’의 실패는 이 부회장에게 남겨진 시련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00년 삼성그룹의 인터넷·벤처사업 투자를 위해 e삼성을 중심으로 e삼성인터내셔널, 오픈타이드 등을 중요 핵심축으로 설립했다.

삼성그룹의 인터넷, 벤쳐사업 투자가 맡겨졌다. 지주회사인 e삼성은 국내 투자를, e삼성인터내셔널은 해외 투자를 각각 담당했고 오픈타이드는 웹에이전시를 맡았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꺼지며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은 모두 청산되는 아픔을 겪었다.

또 이 과정에서 삼성 계열사들이 이 부회장의 지분을 떠안으며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시민단체에 고발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 이 부회장이 과거 ‘e삼성’의 아픔을 딛고 설 만큼 임팩트 있는 경영능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투자자나 협력사들의 신뢰를 받아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 회장의 그늘 아래에 있던 이 부회장이 자신만의 색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란 시각도 많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사업재편과 삼성SDS 상장 추진 등으로 이 부회장에 대한 경영승계가 어느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이 부회장에게는 삼성 미래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또한번 도약 시켜야 하는 숙제가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추후 이 부회장이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를 이루기 위해서는 ‘삼성 위기설’을 불식시킬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전문 경영인들의 도움을 받아 글로벌 기업들의 거센 도전을 이겨내는 동시에 이 부회장만의 경영 색(色)을 찾아 능력과 자질을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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