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7일 토요일

  • 서울

  • 인천 20℃

  • 백령 17℃

  • 춘천 21℃

  • 강릉 27℃

  • 청주 22℃

  • 수원 21℃

  • 안동 22℃

  • 울릉도 18℃

  • 독도 18℃

  • 대전 23℃

  • 전주 22℃

  • 광주 23℃

  • 목포 20℃

  • 여수 21℃

  • 대구 25℃

  • 울산 24℃

  • 창원 24℃

  • 부산 24℃

  • 제주 22℃

리터당 200원 싼 ‘국민석유’ 실현 가능할까

리터당 200원 싼 ‘국민석유’ 실현 가능할까

등록 2013.11.11 16:26

최원영

  기자

4대 정유사의 독점을 깨고 기름값 거품을 빼 리터당 200원 더 저렴한 기름을 공급하겠다는 ‘국민석유주식회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유통과정만 손 본 알뜰주유소와는 달리 정유4사보다 더 저렴하게 원유를 도입해 기름값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며 실현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오동필 국민석유 기획팀장은 지난 7일 <뉴스웨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정유4사가 원유의 원가 등을 불투명하게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이득을 취하고 있는지 그 내막은 알지 못한다”면서 “완전 투명한 운영을 하는 국민석유 같은 회사가 등장해 가격 거품을 다 걷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오 팀장은 또 “기름을 정유4사와는 다른 수입선을 통해 가져오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정유4사보다 더 뛰어나다”며 “리터당 200원 더 낮은 가격으로 선보이는 게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설립된 국민석유주식회사는 김대중 정권 때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한 이태복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으며 지배주주 없이 모든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기업을 표방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1차 자금인 1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국민주 청약 공모 중이다. 국민석유에 따르면 본격 청약에 앞서 1년여간 진행한 인터넷 약정에 3만명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했고 약정 참여 금액은 1850억원에 이른다.

국민석유는 기름값이 국제유가에 연동돼 결정된다고 하지만 정유4사가 충분히 더 내릴 수 있음에도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우리나라에서 유통하는 기름 전체를 특정한 몇 개 회사에게가 독점하다보니 모든 게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알뜰주유소와 같은 전철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오동필 팀장은 “알뜰주유소는 정유4사 독점구조는 놔두고 유통구조만 손 봤지만, 우리는 새로 진입하는 신규회사로서 생산, 유통 전반의 문제를 다뤄 원가를 철저하게 낮출 수 있다”며 알뜰주유소와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또 “국민석유가 현재 싱가포르유가 보다 20% 싼값에 기름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계약을 이미 체결했기 때문에 비용만 충당된다면 당장이라도 들여올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석유에 따르면 지난 달 2일 국민석유는 바레인의 석유 트레이딩 및 투자그룹인 리야다(Riyada)와 휘발유, 경유, 벙커C유 등 석유제품 장기 공급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중앙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 기반을 가진 터키의 로칸(Rokan) 그룹과도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제품을 수입할 경우에는 비용을 더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나프타나 벙커C유는 원래 값의 절반정도 밖에 안하는데 브렌딩 기술 등을 통해 생산하면 기름값을 리터당 300원까지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국민석유의 주장과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민석유가 기본적으로 리터당 200원을 내리겠다는 근거로, 석유제품을 기존 정유사들보다 훨씬 저렴한 값에 수입 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업계에서는 그 사실여부와 실효성 등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정유4사가 기름값을 더 내릴 수 있음에도 큰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국민석유의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기름값은 시장에 따라 가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시장은 열려 있기 때문에 만약 기름값을 내릴 수 있는데도 안내린다면 석유를 수입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름값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는 회사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현재가격이 경쟁에 따라 정해진 합리적인 가격이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200원 더 저렴한 기름을 내놓겠다는 국민석유의 주장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추후 유통망을 만들고 인력을 운용하는 등의 인프라 구성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200원 더 저렴하게 기름을 내놓는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알뜰주유소와의 비교에 대해 “국민석유의 등장이 알뜰주유소의 실패로 인식되거나 하진 않는다”면서 “국민석유가 과연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을 할지를 두고봐야 알겠지만 말하는대로 값싼 기름을 공급한다는 취지에 대해서 만큼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알뜰주유소는 전체주유소의 10%인 1300호 설립을 목표로 계속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비율을 더 늘릴지에 대해 시장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국민석유는 이미 전국에 주유소 설립을 위한 35개의 지역위원회가 준비됐으며 계획대로라면 이르면 12월, 늦어도 1월이면 국민석유 1호 주유소를 개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