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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정치

[탐사기획-공기업 CEO 대해부③]부처 산하 공기업 사장 자리는 ‘전관 재취업 창구’

  • 등록  :
  • 2018-05-25 06:02
  • 수정  :
  • 2018-05-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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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박현정

산업부·국토부 출신 관료 산하 공기업 수장 관행 여전
해당 기업 속사정 잘 알고, 정부 협력 중요 고정관념
좌우 상관없이 모든 정권서 알짜 공기업은 이들 차지

지금부터 꼭 7년 전, 이명박 정권 지식경제부(현 산업부) 장관을 지냈던 최중경 장관이 당시 ‘전관 예우’ 문제를 들고 기자들 앞에 섰다. 관료들이 퇴직 후 산하 공기업 사장이나 임원으로 내려가는 것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서였다.

당시 최 장관은 “관(官)에서 민(民)으로 가는 것은 전관예우에 해당하지만 관에서 관으로 가는 것은 다르다”면서 부처 출신 관료가 산하 공기업 사장으로 가는 비판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공무원이 공기업 가는 건 전혀 문제될게 없다’는게 핵심이었다. 이를 놓고 당시 여론은 산하기관이 가장 많은 지경부 공무원들의 대거 이동이 전관예우가 분명하다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은 약간 다르지만 문재인 정권 1기 주요 공기업 사장 자리에도 부처 산하 출신 고위 관료들이 거의 독식한 상태다.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 인천공항공사 등 자산규모가 수조원이 넘는 ‘공룡 공기업’, 그것도 대부분 독점 사업을 수행하는 수장 자리에 해당 부처 전 차관이나 실장들이 자리를 꿰찼다. 수 십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이 관행의 진짜 이유는 뭘까?

이런 관행을 파헤치기에 앞서 공기업이 어떤 곳인지 짚고 넘어가 보자. 우선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공공기관, 공기업 개념에 대해 개념 정리가 필요하다. 공공기관은 개인의 이익이 아니라 공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관으로 관공서는 물론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즉 공기업은 공공기관에 속한다.

공공기관을 구분하는 기준은 인력과 자산 규모다. 공기업은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자체수입원이 총 수입액의 2분의 1 이상인 공공기관 중에서 기재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이다. 이중 자산규모가 2조원 이상이고, 총 수입액 중 자체 수입액이 85% 이상일 경우 ‘시장형 공기업’에 해당한다.

뉴스웨이가 문재인 정부 초기에 임명된 주요 공기업 전 수장들을 전수조사 한 결과 관료 출신이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이들 모두 자신이 몸담았던 산업부나 국토부 등의 산하 공기업 수장으로 부임했다는 사실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공기업인 한국전력 사장은 김종갑 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이다. 한전은 과거부터 유독 관료출신 사장이 많았다. 김종갑 사장 이전 한전을 이끌던 인물 역시 산업부 차관 출신인 조환익 전 사장이었다. 조환익 전 사장은 한전에서도 최장수 사장으로 3연임에 성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가스공사는 정승일 전 산업부 실장이, 한국광물공사는 김영민 전 지경부 통상협력정책관이 사장으로 있다. 산업부 산하 공기업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를 대표하는 산하 공기업인 인천국제공항, 한국토지주택공사 또한 정일영 전 국토부 실장과 박상우 전 국토부 실장이 수장으로 있다. 우예종 해수부 전 실장의 경우 현재 부산항만공사 사장이다.

그렇다면 왜 각 부처를 대표하는 공기업 수장은 유독 관료출신이 많을까. 과거부터 관료출신이 산하 공기업 수장으로 간 사례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전문가들은 부처 내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전문성 있는 고위관료들을 각 산하 기관장으로 내보내거나 해당 기업의 공공적 성격을 그 이유로 판단한다.

물론 자신이 있던 부처의 산하 공기업 수장으로 가게 되면 장점도 있다. 관료 출신들은 공직생활 순리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산하 공기업 업무 등에 대한 전문성도 꽤나 높은 편이다. 업무에 대한 익숙함과 공직생활에 대한 이해도로 인해 다른 출신들보다 더 공기업을 잘 이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공기업의 기관장과 감사는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정부 입김이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다보니 새 정부가 출범할 때 마다 관료 출신들이 대거 발탁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더군다나 상위기관이 자신이 있던 부처였던만큼 비리에 취약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산하 공기업 수장으로 내려오는 경우 대부분 차관급이나 1급 실장 등 고위직 관료다. 인사적체 해소 문제로 넘어오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자신보다 후배가 고위직에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여전히 공기업은 채용비리 등 부정부패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주현철 기자 JHCHUL@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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