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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실 직시하고 미래에 투자하라"···삼성·SK·LG의 경고

산업 재계

"현실 직시하고 미래에 투자하라"···삼성·SK·LG의 경고

등록 2024.01.02 17:17

정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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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대기업 새해 화두는 '조직 재정비'와 '신기술 개발'고금리·소비위축·저성장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도 '압도적 경쟁력' 확보해 '韓경제 재도약' 이끌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SK 제공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인근에서 열린 '2023 트랜스 퍼시픽 다이얼로그'에서 한일 경제협력체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삼성과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2024년 새해 '조직 재정비'와 '신기술 개발'이란 화두를 던졌다. 올해도 고금리와 소비 위축, 글로벌 분쟁 장기화로 불확실한 환경이 지속되겠지만, 이 때 경영태세를 정비하고 '초격차 산업'을 확보해야만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수 있다는 진단에서다.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SK 회장은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正音)을 낼 수 있다"면서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많은 나라는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그린에너지, AI·디지털, 바이오 등을 영위하는 SK그룹이 역량을 결집하고 외부와 적극 협력한다면 이해관계자가 필요로 하는 '토털 솔루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광모 LG 회장도 작년 12월 한 발 앞서 공개한 신년사에서 이른바 '차별적 가치'를 주문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모든 기업이 살아남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그 가치에 몰입해야만 최고의 혁신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구 회장은 "우리가 만들 가치도 소비자가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야 한다"며 "미래의 소비자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도 ▲초격차 기술에 기반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AI·에코·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 확보 ▲강건한 기업문화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이끌어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면서 "50년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한 DS 부문은 독보적 경쟁력을 갖추고, DX 부문은 품질 경쟁력에 집중해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자"고 독려했다.

또 경계현 사장은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리더는 정확한 소통과 격의 없는 토론을 통해 구성원이 권한과 책임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함으로써 자기 주도적 시간 관리로 성과를 창출하는 초일류 기업문화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국내 대표 기업 수장이 새해를 맞아 구성원에게 변화를 촉구한 것은 다른 나라를 압도할 경쟁력을 확보하지 않는다면 장차 조직은 물론 우리 경제도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제계에선 올해 우리나라가 'U자형 느린 상저하고'와 'L자형 상저하저'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진단한다. 저점을 지나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거나 수출 부진과 소비 위축에 침체가 고착화할 것이란 상반된 시나리오다.

하반기 접어들어 수출이 회복될 수는 있겠지만, 부동산시장 침체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누증된 가계·기업부채, 세계 경기 둔화 장기화, 국지적 안보 불안 등 위험 요인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짙다.

주요 연구기관도 올해 우리 경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 안팎으로 점치고 있다. 작년(한국은행 전망치 1.4%)을 웃돌더라도 그 이상 반등하진 못하고 잠재성장률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문제는 재도약을 견인할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를 포함한 주력 제조업이 중국 등 후발국의 거센 도전에 직면한 반면, 선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따라서 각 기업이 이러한 문제의식을 계기로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해 고부가제품·신사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새로운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재계의 중론이다.

그룹의 영업 전선을 지휘하는 핵심 계열사 CEO도 근원 경쟁력을 강화하자며 한 목소리를 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모든 사업의 고부가화와 마케팅 역량 강화로 저수익 사업의 수익성을 개선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지속적인 신성장 동력 투자를 위해 유·무형 자원의 투입이 필요한 모든 부분을 우선순위화 하고 현금흐름을 개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 역시 "최근 신설한 ASB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해 차세대 제품과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우수 인재 확보와 글로벌 R&D 센터 확대 등 초격차 기술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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