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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행동주의 펀드, 주총 앞두고 압박 강화···"긍정적 측면 위해 소통경로 확대해야"

증권 증권일반

행동주의 펀드, 주총 앞두고 압박 강화···"긍정적 측면 위해 소통경로 확대해야"

등록 2023.12.20 08:09

한승재

  기자

주주행동주의, 기업가치·주주가치 동시에 높일 수 있어편파적 해석 방지 위해 기업·투자자 간 소통 확대해야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내년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기업과의 마찰에 시장 일각에서는 이들 펀드의 행보에 의문을 표하기에 이르렀다. 시장 전문가는 주주행동주의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하기 위해선 기업과 투자자 간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T&G와 현대엘리베이터, 삼성물산 등 국내 상장사에 대한 국내·외 행동주의 펀드의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년 정기 주총을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에 방점을 둔 캠페인을 지속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KT&G 이사회에 사장 후보 선임 절차를 개선하라는 서한을 발송했다. FCP는 백복인 사장의 KT&G를 두고 "매출은 40% 성장한 반면 영업이익은 17% 감소하며 동종업계와 영업마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달 초 KT&G는 차기 사장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 연임 의사를 밝힌 현직 사장을 타 후보자 보다 우선 심사할 수 있는 조항을 삭제했다. KT&G 측은 이달 중 지배구조위원회를 개최하고 관련 절차를 공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KCGI자산운용 역시 최근 기자 간담회를 열고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KCGI운용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임시주총 안건 정정 공시를 두고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회사 측이 선정한 인사로 정한 것은 제도의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현정은 회장의 자진 중소 사임에 따른 추가 선임이 불가피해진 것뿐"이라며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준수한 것으로 전혀 문제 삼을 이유가 없는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KCGI운용은 현 회장의 사내이사직 사임을 요구한 바 있다.

해외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도 이어졌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시티오브런던 인베스트먼트(CLIM), 팰리서 캐피탈(Palliser Capital) 등은 삼성물산의 지배구조 개선과 배당 확대·자사주 매입 등을 주문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삼성물산의 현 주가와 내재 시장가치 간 차이는 250억달러(약 33조원)에 달한다"라며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명확하고 실행할 수 있는 조처를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상장사를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에 시장 일각에서는 의구심을 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는 지배구조가 건전하지 못한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지만, 정작 ESG 평가 등급이 낮은 기업에는 손을 대지 않는 게 의문"이라며 "대형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에 참여해 실익을 얻을 수 있는 쪽에 서는 행보가 과연 소액주주들이 반길 수 있는 사안인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행동주의 펀드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대주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어 소액주주의 권익이 보호되지 않는 경향이 있다"라며 "아울러 국내 우량 기업의 경우 선진국과 나란히 할 정도인데 지배구조 및 주주환원 등 자본시장에서의 수준이 낮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기업과 펀드 간 마찰에 시장 전문가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주행동주의는 지배구조 건전성 강화와 주주가치 제고 등의 측면이 있으나, 기업 경영진의 입장에서 경영권 불안에 대한 부담이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행동주의 펀드가 지나치게 단기 업적주의에 치중하고 경영권 불안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주주제안이 기업의 장기적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에서 제안된 것인지 투자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중요하며, 주주제안에 대한 해석이 편파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기업과 기관 투자자 간 소통 경로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뉴스웨이 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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