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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MBK의 복수?···bhc 박현종 해임의 내막

유통·바이오 식음료

MBK의 복수?···bhc 박현종 해임의 내막

등록 2023.11.07 16:50

김제영

  기자

bhc 지주사 GGS, 박현종 대표 해임···'물갈이' 인사BBQ와의 소송전, 기업 이미지 실추···가맹점 갑질 의혹bhc 성장 이끈 박 대표 '오너리스크', MBK와 갈등 심화

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경쟁사 BBQ 내부 전산망 불법 접속 관련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 관련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박현종 bhc그룹 회장이 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경쟁사 BBQ 내부 전산망 불법 접속 관련 정보통신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 관련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종합식품기업 bhc그룹의 성장을 이끈 박현종 글로벌고메이서비시스(GGS) 대표가 돌연 해임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박 대표가 10년여 간 BBQ와 소송전을 이어오는 과정에서 최근 유죄 판결을 받는 등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고, 이외에도 그룹 내 주요 경영안건을 두고 MBK파트너스와의 갈등이 깊었다는 후문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bhc 지주사인 GGS는 전날(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박현종 GGS 대표이사 회장 해임안을 박 대표를 제외한 출석 이사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사회는 또 임금옥 bhc 대표이사 해임안도 발의했다. bhc 대표이사 변경은 오는 8일 bhc 이사회 결의를 통해 진행될 예정이다.

GGS는 bhc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지주사다. GGS의 지분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다른 투자사가 약 90% 이상을 보유하고, 박 대표는 10% 미만의 지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지주사 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한다.

GGS는 박 대표의 해임에 대해 '경영 쇄신'을 이유로 내세웠다. 악화하는 외부 경영환경에 맞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지속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선 GGS의 갑작스런 파격 인사의 내막에는 다른 계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 박현종 대표 해임의 주요 배경이 일종의 '오너리스크'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럴 것이 박 대표는 그동안 bhc그룹의 성장을 이끈 핵심 인물이지만, 구설도 뒤따랐다.

박 대표가 치킨 프랜차이즈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12년 BBQ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를 맡으면서부터다. 박 대표는 BBQ의 글로벌 사업을 담당하면서 2013년 bhc의 매각을 주도한 핵심인물로 꼽힌다.

bhc는 지난 2004년 BBQ그룹이 '별하나치킨'을 인수해 키운 브랜드다. BBQ는 이후 해외 진출 등 외형 확장을 위한 무리한 투자를 단행했는데, 2012년 말 BBQ의 부채비율은 4만9238%에 달했다. BBQ는 결국 2013년 bhc를 미국 시티그룹 사모펀트 로하튼에 bhc를 매각했다.

bhc와 BBQ의 '치킨 전쟁'은 매각 직후인 2014년 시작됐다. 박 대표는 2013년 bhc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듬해 로하튼 그룹은 국제상공회의소(ICC)에 BBQ가 가맹점 수를 부풀려 매각했다는 이유로 BBQ를 제소했다.

BBQ는 이 과정에서 박 대표의 악의적인 개입이 상당했을 것으로 봤고, 이후 BBQ와 bhc는 수십여 건의 민·형사 소송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박 대표는 이 과정에서 지난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박 대표는 2015년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혐의로 2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는 개인 소송이지만, 한 기업의 대표로서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박 대표의 범행 동기와 죄질이 나쁘다고 구형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bhc는 또 가맹점 갑질 의혹 등의 문제로 국회 국정감사에 여러 차례 소환된 바 있다. bhc는 2018년 가맹점을 상대로 과도한 원부자재 마진을 남겼다는 의혹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고해 박현종 대표가 국감장에 출석한 바 있다.

이후 박 대표는 2020년, 임금옥 대표는 2022년 국감에 증인으로 나왔다. bhc의 지주사 MBK파트너스도 덩달아 고역을 치렀다.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감에 불려가 지적을 받았다. 올해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국감에 불려나갈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이 같은 상황에 큰 부담을 느꼈을 거라는 해석이 나온 이유다. 사모펀드는 기업 가치를 올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박 대표의 행보가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고 보는 시각이다. 특히 박 대표가 그동안 실적 성장 및 외형 확대로 기업을 성공적으로 키워왔음에도 내려진 처사라 더욱이 박 대표의 실점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bhc치킨은 지난해 치킨업계 최초로 매출 5000억원을 돌파해 업계 1위로 올라섰다. 또 bhc그룹은 종합외식기업을 목표로 외식 기업을 인수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매출 1조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 2021년 스테이크하우스 브랜드 '아웃백'을 품으면서 이뤄낸 성과다.

더불어 MBK파트너스와 bhc 경영진의 갈등이 소송전·가맹점 이슈 등으로 누적돼온 가운데 사내 주요 안건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터졌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MBK와 인수합병 및 임원 인사 등과 관련한 갈등이 이번 물갈이 인사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박 대표의 해임과는 별개로 bhc와 BBQ의 소송전은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박 대표가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유죄를 선고받았던 형사 재판은 박 대표가 즉각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bhc가 2021년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의 배임 혐의를 고발해 시작된 형사 재판은 지난해 불송치 처분이 났으나 bhc가 이의 신청해 공판이 진행되고 있다.

민사 소송으로는 BBQ가 bhc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이 1심과 2심이 같은 BBQ 일부상소 판결이 났으나 BBQ는 추가 청구액 반환을, bhc는 배상금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대법원에 상고했다. 또 BBQ가 bhc를 상대로 낸 2021년 ICC 손해배상청구소송은 올해 초 2심에서 BBQ가 일부 승소했고, 앞으로 3심이 남은 상태다.

BBQ 관계자는 "형사 소송은 검찰이 수사하기 때문에 양사 합의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현재 진행 중인 소송과 관련해서)회사 대 회사의 소송은 진행될 것이고, 박 대표의 해임과는 무관하다. 현재는 그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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