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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국내 좁다"···블루오션 찾아 나선 K제약바이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국내 좁다"···블루오션 찾아 나선 K제약바이오

등록 2023.10.20 16:12

유수인

  기자

인니·중남미·중동 '파머징 시장' 부상신약·시밀러, 미용시장까지 진출 확대UAE CEPA 체결, 바이오 경제협력 기대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흥국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흥국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신흥국 공략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동, 중남미 등은 대표적인 파머징 시장으로 꼽힌다. 파머징은 '제약'(Phamacy)과 '떠오른다'(Emerging)의 합성어다. 선진국 제약시장보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임상 개발에 드는 비용이 적어 글로벌 제약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신흥 제약시장'을 뜻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 8월 발간한 '2023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수출지원 보고서'에 의하면 중남미 시장은 제품에 대한 높은 수요와 함께 높은 고혈압·위장질환 유병률로 의약품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브라질 의약품 시장 규모는 연평균 7% 성장해 올해 총가치가 760억달러(약 10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남미에서 가장 큰 제약시장이자 세계에서 8번째로 큰 제약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지역은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국가 면적, GDP, 인구, 해외 직접 투자 등 거시지표 측면에서 중남미 중심국가이자 중남미 제약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국가로 주변 지역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특성을 지니고 있다.

현재 브라질 제약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품목은 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전체의 48.38%를 차지한다. 이어 제네릭(복제약)이 35.36%를 차지하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해외에서 판매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브라질에서 '램시마'(인플릭시맙), '허쥬마'(성분명 : 트라스투주맙), '트룩시마'(성분명 : 리툭시맙)에 이어 피하주사제형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성분명: 인플릭시맙)를 출시해 중남미 시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램시마는 브라질에서 2년 연속 연방정부 입찰에 성공하는 등 지난해 기준 8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처방 1위를 지속하고 있다. 트룩시마 또한 공격적인 입찰 전략으로 70% 이상의 독보적인 점유율을 달성했다.

램시마SC의 경우 유럽에서 경쟁 인플릭시맙 의약품을 처방받던 환자가 램시마로 스위칭(switching)하고 램시마SC로 유지 치료를 진행하는 듀얼 포뮬레이션의 강점이 발휘되며 두 제품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하고 있어 브라질에서도 이와 같은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회사는 브라질 외 중남미 지역에서도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미 주요 국가인 콜롬비아, 칠레, 페루 등에선 램시마가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등에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의약품들이 모두 95% 이상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멕시코, 콜롬비아, 페루 등 현지 법인이 설립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램시마SC 출시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GC녹십자는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블라우를 통해 총 5년간 9048만 달러 규모(약 1222억원)에 달하는 면역글로블린 혈액제제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IVIG-SN 5%)'을 공급키로 했다.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큰 혈액제제 시장으로 작년 기준 면역글로블린 시장규모는 약 2억7000만 달러(약 3647억원)다.

GC녹십자는 지난 2015년부터 브라질 정부의 의약품 입찰 및 민간 시장에 혈액제제를 공급해왔다. 이외에도 현재 알부민 등을 포함한 혈액제제 12개 품목을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베트남 등 전 세계 32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출시 2년차를 맞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대웅제약은 출시 2년차를 맞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대웅제약은 출시 2년차를 맞은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클루'(성분명: 펙수프라잔염산염)를 통해 중남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브라질 다음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멕시코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의 항궤양제 시장 규모는 2억500만달러(약 2700억원)에 달한다.

펙수클루는 작년 11월 필리핀, 지난 1월 에콰도르, 2월 칠레 등 중남미에서 연이어 품목허가를 획득하기도 했다. 특히 칠레는 중남미 4위 시장규모를 갖춘 데다 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 주요국의 허가 참조국으로 알려져 향후 펙수클루의 중남미 시장 진출 확대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시아에서 의약품 수요 및 소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도 파머징 시장으로 부상 중이다. 세계 인구 4위인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동남아시아 최대 경제 대국이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꼽힌다.

특히 아시아에서 의약품 수요 및 소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이며, 아세안 시장 점유율의 27%에 달하는 큰 제약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재단(KIMCo 재단)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인도네시아 제약산업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서 연평균 5.5%씩 성장해 2025년 약 37억 달러(약 5조원)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일찍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2년 현지 기업 인피온과 함께 합작법인 '대웅인피온'을 설립한 후 현지 최초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구축했으며, 현지에 임상센터 설립도 준비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제약사 오토와 합작 법인 'CKD-OTTO'를 설립하고 항암제 생산 공장 착공에 나섰다.

인도네시아는 미용의료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OECD 국가(39.9세)보다 중위 연령이 29.4세로 낮은데다 'K-뷰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상황이다.

대웅제약의 특수관계사인 시지바이오는 인도네시아를 제2의 사업 거점으로 낙점하고 미용성형 관련 사업들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회사는 필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2억3400만 달러로 매년 11.5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는 물론 아시아 내에서도 매우 유망한 시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시지바이오는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치카랑 지역에 필러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 2021년 자사의 히알루론산(HA) 필러 지젤리뉴와 에일린을 출시한데 이어, 올해 칼슘필러 '페이스템'을 출시하는 등 필러 전 라인이 현지에 진출해있는 상황이다.

휴젤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보툴리눔 톡신제제인 '보툴렉스' 3개 유닛(50/100/200 Unit)에 대한 품목 허가를 획득한 이후 브랜드 인지도 및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다양한 영업·마케팅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세를 보이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 진출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에는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아랍에미레이트(UAE)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함에 따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중동 진출에 활기가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CEPA는 양국 간 관세 철폐, 서비스 교역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에 따라 우리가 UAE에 수출하는 주력 품목인 자동차·자동차 부품, 냉장고 등 전기·전자 제품 등은 물론, 의료기기·화장품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라면 등 농축산식품도 관세가 철폐된다. 특히 이번 협정에서 세계 최초로 바이오 경제협력에 대한 부분도 담겨 주목을 받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의료기기, 화장품 등의 사업을 하는 기업들은 관세 철폐로 UAE 수출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메디톡스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Riyadh)'와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제다(Jeddah)'에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의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메디톡스 제공메디톡스는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Riyadh)'와 제2의 도시로 불리는 '제다(Jeddah)'에서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의 런칭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메디톡스 제공

현재 중동 지역에 진출한 기업 중 메디톡스는 지난 8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 판매를 시작했다. 이에 뉴라미스를 판매하고 있는 중동 국가는 이라크, 시리아, 오만 등에 이어 4곳으로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구 약 3700만명의 중동 국가로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오만, 바레인 등 걸프협력회의(GCC) 국가 중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미용 시장 규모가 약 63억 달러(약 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주변 국가에 대한 영향력도 크기 때문에 보툴리눔 톡신, 필러 등 미용성형 분야의 중동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평가받고 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도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및 중동 지역 최대 규모의 민간 의료기관인 술라이만 알-하빕 메디컬 그룹(이하 HMG) 산하 전체 병원과 유방암 진단 AI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현지 민간 의료분야에 진출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브릿지에 따르면 중동지역 의료영상 시장은 2021년 기준 20억 1000만 달러(한화 약 2조5000억원)다. 오는 2029년까지 연간 5.5%(CAGR) 성장해 2029년에는 시장규모가 30억8500만 달러(약 3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진출도 활발하다.

SK바이오팜은 8월 중동지역 대표 제약사 중 하나인 히크마와 뇌전증 혁신 신약 '세노바메이트'의 기술수출 계약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세노바메이트는 히크마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 등 MENA 지역 16개국에 판매된다. MENA 지역의 뇌전증 시장은 4억4200만 달러(약5981억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청(SFDA)에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국산 신약 엔블로정(성분명: 이나보글리플로진)의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하며 중동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사우디아라비아의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약 1조2200억원으로 중동에서 가장 크다. 여기서 엔블로가 속한 SGLT-2 억제제 계열 시장은 1534억원 규모로 지난 2년간 약 2배 이상 성장하며 주목 받고 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를 포함한 중동 15개 국가에 항암제를 수출하고 있다. 중동지역 수출규모는 작년 기준 연간 400만달러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아프리카 국가 중 최대 규모의 의약품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데, 올 초 세종2공장에 위치한 항암제 전용 공장이 현지 규제당국으로부터 GMP(우수 제조·품질관리 기준)승인을 획득해 본격적인 생산 및 공급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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