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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럭셔리 끝판왕 등극···렉서스 보다 1년 빨랐다

산업 자동차 제네시스 100만대 시대

럭셔리 끝판왕 등극···렉서스 보다 1년 빨랐다

등록 2023.09.21 07:27

박경보

  기자

출시 8년 만에 쾌거···렉서스 보다 성장세 ↑'두 줄 램프'로 독창적인 디자인 정체성 구축전문가 "수출 다각화·판매망 독립 등은 과제"

럭셔리 끝판왕 등극···렉서스 보다 1년 빨랐다 기사의 사진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 8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100만대를 달성했다. 뚜렷한 디자인 정체성과 차별화된 품질, 수입차 대비 편리한 서비스 덕분에 초고속 성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다만 현대차와의 판매‧서비스 분리와 수출 시장 확대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제네시스는 지난 2015년 11월 출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8804대(8월 기준) 판매됐다. 제네시스는 출범 첫 해 384대로 시작했지만 이듬해 5만대를 돌파했고, 2020년엔 연간 10만대를 넘겼다. 특히 올해는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2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제네시스는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일본 렉서스보다 1년가량 빠르게 100만대 고지에 올랐다. 토요타의 고급브랜드인 렉서스는 지난 1989년 미국 시장 진출 이후 9년 만인 1998년 100만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50만대(2021년) 판매를 달성한 지 2년 만에 100만대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범 3년 만에 세단 라인업(G70‧G80‧G90)을 완성한 제네시스는 SUV(GV80‧GV70)와 전동화 모델(G80‧GV60)을 잇따라 출시하며 외연을 확장해 왔다. 제네시스의 베스트셀링카인 G80은 세계 시장에서 총 39만738대나 판매됐다.

제네시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디자인이 첫손에 꼽힌다. 대중 브랜드인 현대차를 단순히 고급화하는 것을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독자적인 디자인 정체성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는 '역동적인 우아함'이라는 차별화된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고유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데 성공했다.

동커볼케·이상엽 등 스타 디자이너 영입 효과 '톡톡'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과 함께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인 루크 동커볼케 사장과 이상엽 부사장을 잇따라 영입했다. 두 사람은 고가 상표인 벤틀리에서 플라잉스퍼, 컨티넨탈GT, 벤테이가 등의 디자인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한 스타 디자이너들이다.

두 사람은 대중 차는 물론이고 고급 차와 슈퍼카까지 디자인한 경험을 살려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정체성을 빠르게 정립시켰다. 방패 형상의 전면 그릴과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가 대표적이다. 이상엽 부사장은 지난 2020년 GV80 출시행사 당시 무대에 올라 "제네시스는 이제 두 줄"이라며 손가락으로 'V'를 그려 보이기도 했다.

럭셔리 끝판왕 등극···렉서스 보다 1년 빨랐다 기사의 사진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도 성공 비결 중 하나다.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신차품질조사에서 2017년부터 6년간 5번이나 프리미엄 브랜드 1위에 선정됐다. 제이디파워의 조사 결과는 업체별 품질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로,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기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초기부터 ▲지능형 안전 및 직관적 편의 기술과 커넥티비티(연결성) ▲후륜구동 등 고급 차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구현한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핵심적인 차별화 요소로 강조해 왔다. 기존 강점이었던 정숙성, 2열 편안함, 충돌 안전성 등은 유지하면서 주행 성능, 고급감, 혁신 기술 등 고급 차의 필수요소를 지속 개선해 왔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편리한 애프터 서비스를 앞세워 독일 차 중심의 국내 고급 차 시장을 재편하는 데 성공했다. 차량 구매부터 사용 경험까지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시하면서 수입차 대비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제네시스는 정비 인프라와 서비스 프로그램을 지속 강화해 차별화된 고객 맞춤형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해 왔다. 1:1 개인별 서비스 매니저를 통한 능동형 차량 관리 서비스인 '제네시스 버틀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차량의 외관 손상을 복원 받을 수 있는 선택형 서비스인 '제네시스 바디케어 서비스'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개 시장 진출했지만 한국·미국 판매량이 90% 다만 판매가 내수와 미국 시장에 집중된 점은 과제로 지적된다. 제네시스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 중동, 러시아, 호주, 중국, 유럽 등 총 17개 시장에 진출해 있다. 하지만 전체 판매량(누적 기준)의 68.41%는 국내에 몰려있고, 미국 판매 비중도 22.36%에 달한다.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장의 판매 비중은 전체의 9.23%에 불과하다. 글로벌 고급 차 격전지로 꼽히는 중국과 유럽에서는 아직 입지를 구축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렉서스와 달리 현대차와 완전히 분리되지 못한 것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제네시스는 출범한지 8년이 지났지만 판매와 서비스 네트워크를 현대차와 공유하고 있다. 제네시스 전용 전시관은 강남, 수지, 하남, 안성 등 수도권 4곳뿐이다. 제네시스 차량만을 정비하는 전문 서비스 거점도 분당이 유일하다. 프리미엄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프리미엄'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제네시스는 뛰어난 품질과 높은 디자인 완성도, 다양한 판매 라인업 등을 바탕으로 급성장해 왔다"며 "현대차와 차별화된 고급감과 볼보 XC90과 견줄 만한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도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지만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인정받으려면 중국과 유럽 공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수준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현대차와 뒤섞여 있는 판매망과 정비망을 완전히 분리해야 하는 것도 숙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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