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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가격 경쟁보다 중요한 소비의 가치

오피니언 기자수첩

가격 경쟁보다 중요한 소비의 가치

등록 2023.08.01 15:47

김다정

  기자

reporter
글로벌 시장에서 격화된 '가격 경쟁'의 불씨가 한국으로 옮겨붙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보조금 100%를 노리는 5700만원 안팎의 수입 전기차가 대거 몰려온다.

최근 감지된 변화는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가 주도하고 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모델Y 후륜구동(RWD)'을 선보였다. 판매가는 5699만원으로 책정됐다.

모델Y는 그동안 7000만원대 후반의 가격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모델의 경우 중국산 저가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얹어 일부 성능을 낮춘 대신 가격 또한 내려갔다.

이에 뒤질세라 글로벌 경쟁사들도 너도나도 가격 내리기에 합세하는 동시에 비야디(BYD) 등 중국 전기차들도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간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싸다'라는 인식 자체가 예비 구매자들에게 일종의 문턱으로 작용한 만큼 저가형 전기차의 등장은 구미가 당기는 요소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 이전에 가격경쟁이 촉발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당초 테슬라는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미국·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여러 차례 공격적인 가격할인에 나섰다. 한마디로 수요 부진이 테슬라발(發) 가격 경쟁의 주요인이다.

나아가 전기차가 본격적인 대중화 단계로 진입하는 국면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환경 문제나 첨단 모빌리티 기술에 관심이 큰 수요층이 이미 전기차를 구매한 상황에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려는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왔던 전기차의 구매 심리는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보조금 축소 △충전 인프라 부족 △전기차 화재 사고 등이 전기차 구매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전기료 인상에 따른 전기차 충전 부담이 커지면서 저렴한 유지비라는 전기차의 큰 장점도 줄어들었다.

전기차 대중화를 천명한 자동차 업계와 달리 제품 품질과 인프라 구축이 전기차 보급 속도를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경쟁만으로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가 제대로 사용할 환경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그 또한 의미가 있을까?

방향은 맞다. 문제는 속도다. 친환경차 시장에서는 아직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소비자 선호 현상이 짙다.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불신이 깊은 상황에서 최후의 보루로 여겨지는 가격경쟁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현재 과도기적 단계에서는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테슬라가 내놓은 저가형 모델에 대한 제품 성능 우려에 대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예비 소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자.

전기차로의 전환은 필연적인 사실인 만큼 지금 당장 가격 인하로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일차원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 시장에서 전기차 자체의 경쟁력을 강화할 해답을 제시한다면 분명 현명한 소비자들은 반응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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