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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흔들리는 리서치센터, 개선책 없나

증권 증권일반

흔들리는 리서치센터, 개선책 없나

등록 2023.07.13 08:47

안윤해

  기자

금융당국, '매수 일색' 보고서 개선 위해 CEO·실무진 소집애널리스트 A씨, 보고서 악용해 부당이득···남부지검 송치"부서 간 이해 상충 아냐···공매도 허용 않는 사회 분위기 때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올해 국내 자본시장에서 잇따른 불공정거래가 발생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수 일색' 보고서 관행을 개선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하지만 당국과 증권업계 간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보고서 중 '매도(Sell)' 비중이 1%를 넘는 증권사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내 28개 증권사 중 22개 사는 전체 리포트 중 '매수(Buy)' 의견 비중이 9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최근 애널리스트의 도덕적 해이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당국이 칼을 빼 들었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은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영업 관행 개선을 위한 증권업계 CEO 간담회'를 열고 '매수 일색' 리서치 보고서 관행에 대한 당부를 강조했다.

함용일 부원장은 당시 간담회에서 "올바른 리서치문화 정착을 위한 증권업계의 문제 인식과 자정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수의 증권사가 관행에 대한 자성 없이 환경만 탓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애널리스트들이 보고서를 악용해 부당이득을 취한 점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지난달 27일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 A씨를 부정거래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 송치했다.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수' 보고서를 발간하기 전 미리 특정 종목을 매집한 후, 보고서를 시장에 발표한 이후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기는 수법으로 5억2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그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특정 종목에 대한 주가를 띄우기 위해 가담하거나 허위 정보 또는 미공개 정보 등을 유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으나, 최근처럼 구체적인 정황이 포착된 경우는 드물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자, 당국은 지난달 13일에도 매수 일색 보고서 관행 및 애널리스트들의 부당이득 사례 등을 방지하기 위해 각 사 리서치센터장들을 소집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당국은 두 차례 간담회 이후 리서치 부서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애널리스트의 성과평가, 예산 배분, 공시방식 개선 및 독립리서치 제도 도입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매수 일색 보고서 관행이 오로지 증권사의 노력만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업계는 예산 등으로 인해 리서치 부서와 타 부서 간 이해상충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문제는 국내시장의 높은 매수포지션 비중, 리서치 보고서 무료 제공, 지식재산권을 존중하는 시장 참여자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실제로 일부 극성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은 특정 종목의 주가 분석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지난 4월 '황제주'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한 H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의 민원이 거세지면서 금감원으로부터 서면질의를 받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한 리서치부서의 독립성 제고안도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실제로 리서치부서는 IB, 홀세일, WM 등 영업 조직에 따라 휘둘리지 않는다"며 "이제는 부서 간 이해 상충으로 영향을 받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국의 규제가 심해지면서 애널리스트들이 매도 보고서의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 오면, 리서치 보고서가 시장에서 사라질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독립리서치도 매도 보고서를 자유롭게 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이는 공매도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나 기관들이 동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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