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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M&A 승부사' 곽재선 회장, 에디슨모터스도 사들이나···득실 따져보니

산업 자동차

'M&A 승부사' 곽재선 회장, 에디슨모터스도 사들이나···득실 따져보니

등록 2023.07.03 07:30

박경보

  기자

주요 계열사 인수 후 흑자전환 성공에 자신감 쌓아KG모빌리티 전동화 전환·상용차 사업 진출 '시너지'전기버스 수출 기대···낮은 기술력과 자금난은 부담

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곽재선 KG그룹 회장.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손에 넣은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완성차업체인 KG모빌리티가 전기버스 전문업체인 에디슨모터스와 합쳐지면 전동화 부문에서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다만 일각에선 에디슨모터스의 낮은 기술력과 열악한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곽 회장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3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에디슨모터스의 최종 인수 주체로 잠정 확정됐다. 지난 28일 마감된 에디슨모터스의 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 공개매각 본입찰에 KG모빌리티만 단독으로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에디슨모터스는 지난 2021년 10월 쌍용차 인수합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이름을 알린 전기버스 전문업체다. 하지만 당시 자금조달이 어려워 쌍용차 인수는 무산됐고, 올해 초부터 회생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약 2년 만에 KG모빌리티와 입장이 뒤바뀐 셈이다.

에디슨모터스는 무리하게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악화됐고, 강영권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은 주가조작(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런데도 KG그룹이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추진하는 데는 곽재선 회장의 M&A 자신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곽 회장은 재계에서 M&A 승부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985년 세일기공(현 KG상사)을 설립한 곽 회장은 2003년 경기화학(현 KG케미칼), 2012년 이데일리‧웅진패스원(현 KG에듀원), 2019년 동부제철(현 KG스틸), 2020년 할리스커피, 2022년 HJF‧쌍용차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사업을 불렸다.

곽 회장이 인수한 기업들은 대부분 만성적자에 허덕이는 부실기업이었다. 하지만 KG그룹 편입 이후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하면서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KG모빌리티가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동시에 기록한 건 2016년 4분기 이후 25분기 만이다.

따라서 KG그룹의 에디슨모터스 인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용 절감을 통해 '제2의 KG모빌리티'를 만들겠다는 곽 회장의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업계 안팎에 따르면 곽 회장은 적자기업이라도 인수 이후 단기간에 흑자전환 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주체인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가 전동화 기술경쟁력뿐만 아니라 영업망도 보유하고 있어 회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에디슨모터스가 KG그룹에 편입될 경우 완성차업체인 KG모빌리티와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현재 KG모빌리티는 동남아 등 글로벌 틈새시장 공략을 추진 중이다. 에디슨모터스 인수 이후엔 동남아 전기버스 시장에 진출하는 등 전동화와 관련된 신사업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완성차업체라면 전동화 전환은 필수이고, 버스 등 상용차 사업도 안 할 수는 없다"며 "향후 지속적인 투자금이 부담될 수 있지만 에디슨모터스는 KG모빌리티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스마트 110'. 사진=에디슨모터스 제공에디슨모터스의 전기버스 '스마트 110'. 사진=에디슨모터스 제공

다만 일각에선 KG모빌리티의 에디슨모터스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에디슨모터스의 기술경쟁력이 높지 않은데다 자금 사정도 좋지 않아 KG모빌리티의 경영정상화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에디슨모터스 인수는 KG모빌리티의 전동화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다만 에디슨모터스의 몸값을 지불하는 과정에서 재정 압박이 커질 수 있어 비용지출을 얼마나 최소화시키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또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KG모빌리티의 에디슨모터스 인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며 "에디슨모터스는 중국산 부품을 들여와 조립하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독자적인 설계기술을 갖췄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M&A가 회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결정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디슨모터스의 기술 경쟁력 등을 명확히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기업의 수익성은 결국 규모의 경제에 달려있는데, KG모빌리티의 홍보‧마케팅 전략 등을 통해 에디슨모터스의 판매물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추후 에디슨모터스와 베트남 전기버스 사업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등 시너지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회사의 자동차 기술 역량과 성장 노하우, 회생절차를 통한 성공적인 기업 체질 변화 경험 등을 활용해 에디슨모터스를 조속한 시일 내에 정상화 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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