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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우려와 기대 사이"···혼다코리아 '정찰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산업 자동차

"우려와 기대 사이"···혼다코리아 '정찰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등록 2023.03.09 08:23

박경보

  기자

가격 일원화로 소비자 불편 최소화···실효성 확보가 관건시행 초기 영업일선 혼란 불가피···딜러사 불만도 적지 않아전문가 "딜러 인센티브 및 페널티 강력해야 연착륙 가능"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회사의 2023년 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 사장이 1월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신년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에서 회사의 2023년 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혼다코리아가 올해 온라인 판매와 원프라이스 제도(정찰제)를 앞세워 판매 회복에 나선다. 정찰제는 고객들이 발품을 팔지 않아도 합리적인 가격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수입차업계의 치열한 경쟁을 감안할 때 연착륙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8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온라인 판매와 정찰제를 본격 도입한다. 가격 정찰제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와 편의를 큰 폭으로 높이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은 지난 1월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의 판매가격이 딜러사별로 차이가 있어 고객들의 불만이 있었다"며 "올해부터는 가격을 일원화하고, 이를 어기는 딜러사나 영업사원에게는 페널티를 부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혼다코리아는 지난해 판매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수입차업체 중 하나다. 지난해 혼다코리아의 판매량은 3140대로, 전년 대비 27.9%나 쪼그라들었다. 이는 같은 일본 업체인 토요타(6259대)의 절반 수준이다. 판매에 어려움을 겪은 혼다코리아는 수입차 판매 순위(13위)에서도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혼다코리아는 온라인 판매와 정찰제, 5종의 신차를 앞세워 본격적인 판매회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볼보와 테슬라 등은 선제적으로 가격 정찰제를 도입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다. 정찰제를 고수하고 있는 볼보코리아는 매년 뚜렷한 성장세를 보여왔고, 2021년엔 수입차 판매순위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우려와 기대 사이"···혼다코리아 '정찰제'를 보는 두 가지 시선 기사의 사진

그간 수입차 시장은 업계 선두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중심으로 제살 깎아먹기식 출혈경쟁을 이어왔다. 매장이나 영업사원별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 가량 가격 차이가 벌어지다보니 소비자들의 불편이 상당했다. 똑같은 차량이라도 가지고 있는 정보력에 따라 저렴하게, 혹은 비싸게 구입했다는 뜻이다.

다만 차량 구매 시 추가 할인을 기대하는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할 때 정찰제 시행 초기엔 영업 일선의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기회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경우 반도체 공급난 이전엔 차량마다 200만원 내외의 할인이 적용돼 왔다. 딜러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풀체인지(완전변경)을 앞둔 CR-V는 300만원 가량 할인해주기도 했다.

특히 이달엔 영업 일선에서 혼다코리아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정찰제와 온라인 판매 계획이 발표됐지만 정작 각 딜러사에는 세부 지침이 전달되지 않은 상황이다.

혼다코리아의 한 영업사원은 "정찰제의 정확한 시행 일정이나 가이드라인 등은 아직까지 전달받지 못했다"며 "영업하는 입장에선 판매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의 높은 할인 요구를 영업 일선에서 버텨낼 수 있느냐도 물음표가 달린다. 르노코리아자동차(옛 르노삼성)을 비롯해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오랜기간 정찰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영업사원들이 본인 몫의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고객에게 일부 제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한 국산차업체의 판매대리점 대표는 "자동차가 잘 팔릴 때는 덜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리점 간은 물론이고 영업사원끼리도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다"며 "그나마 수입차는 마진폭이 커서 다양한 판매정책이 가능하겠지만, 본사에서 내려오는 가격대로 판매하는 건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의 정찰제가 실효성있게 운영되려면 딜러사와 영업사원에게 인센티브와 페널티가 명확하게 주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르노코리아는 과거 정찰제 시행 초기 고객을 가장한 직원을 동원해 가격할인 사례를 적발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산차는 딜러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찰제 개념이 통할 수 있다"면서도 "수입차의 경우 가격을 고정하면 일선 딜러들이 이를 지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면계약 체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어 "정찰제는 소비자 입장에선 골치아픈 머리싸움을 하지 않아도 되니 환영할 일"이라며 "딜러에 대한 규제를 얼마나 잘하느냐, 딜러에게 인센티브가 얼마나 보장되느냐에 따라 정찰제의 성공여부가 달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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