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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신충식부터 김광수까지···농협금융을 거쳐간 사람들

금융 은행 농협금융 독립 10년

신충식부터 김광수까지···농협금융을 거쳐간 사람들

등록 2022.03.01 09:31

수정 2022.03.01 11:24

이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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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희

  기자

年순익 2조원 달성 농협금융의 신경분리 10년3대 임종룡, '우투패키지' 딜 성사로 외연 확장4대 김용환, 농협 '유통+금융'···부실채권 정리5대 김광수, 부동산·렌터카 등 신시장 개척해향후 디지털금융 시대 대비···종합 플랫폼 구축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농협금융지주가 신경 분리(신용․경제사업 분리) 10년만에 순이익 2조원 시대를 열었다. 2011년 4월 농협 전산망이 마비되는 사건으로 태동한 농협금융은 출범 초기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와의 마찰부터 부실채권 정리까지 산적한 과제를 풀어가며 성장했다.

여기에는 신충식 초대 회장부터 신동규·임종룡·김용환·김광수 회장 그리고 현재 농협금융을 이끌고 있는 손병환 회장의 노력이 숨어있다. 농협금융은 정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초대 회장과 현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금융당국 출신 CEO를 전방에 배치해왔다. 이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는 등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10년간 광폭 성장을 이뤄온 것도 사실이다.

신충식 초대 회장과 신동규 2대 회장은 두 회장은 모두 당시 농협 내 권력이 집중돼 있던 중앙회와 갈등을 피하지 못하고 모두 조기에 사임했다. 신충식 회장은 취임 3개월 만에, 신동규 회장은 임기를 1년 남긴 2013년 3월 "전사적인 비상경영에도 불구하고 7000억원의 대규모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손익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이라며 "농협금융은 제갈공명이 와도 안 된다" 말을 남기고 떠났다.

본격적인 변화는 임종룡 3대 회장 시기부터 시작됐다. 임 전 회장은 24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를 거쳐 대통령실 경제수석, 국무총리실장을 거친 거물급 인사다.

당시 임 전 회장은 농협금융 수익이 은행(80%)에 치중돼 있는 만큼 자회사 강화를 위한 전략을 추진했다. 농협은행과 농협캐피탈 대출 연계 협약을 통해 여신을 확대하고, 그동안 힘겨루기를 해오던 대주주 농협중앙회 경제사업부문과 연계 사업 발굴, 교차판매를 확대하는 등 협력의 물꼬도 텄다.

임 전 회장의 가장 큰 공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우리투자증권·우리아비바생명·우리저축은행) 딜을 따낸 것이다. 이는 농협금융이 외연적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가져오면서 농협금융 자산은 311조원까지 늘었고, 나아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합병(현 NH투자증권)을 성사시킴으로써 NH투자증권을 당시 국내 최대 증권사(자기자본 4조3000억원)로 끌어올렸다. 임 전 회장은 취임 1년 동안 농협금융 순이익을 전년대비 162.3% 끌어올리는 등 리더십을 인정 받고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금융위원회와 수출입은행장을 거쳤던 김용환 4대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금융의 내실을 다진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15년 4월 취임식에서 "신사업 발굴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농협을 글로벌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 하자마자 김 전 회장은 농협금융 해외 진출을 전담할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했다. 이후 중국 최대 농축산 기업인 '새희망그룹'을 통해 중국에 진출했다. 이는 해외 성장 동력 발굴 노력의 일환으로 농협의 유통과 금융을 묶는 새로운 도전인 동시에 김 전 회장이 수출입은행장 시절부터 준비해 온 프로젝트였다.

내부 변화도 시작됐다. 농협은행은 2015년 5월 상호금융과 전산시스템 분리를 단행했으며, 같은 해 7월에는 44개 핵심과제를 선정해 '인적경쟁력 강화 실행 킥 오프'를 열고 수익성과 성과 중심 조직으로 체질 변화를 시도했다. 농협금융에 성과평가제가 도입된 것도 이 때였다.

농협금융에 흩어졌던 투자은행(IB) 사업을 한 데 모으는 등 조직개편도 이뤄졌다. 이 당시 농협은행의 NH프라이빗에쿼티(PE)도 NH투자증권 IB사업부 안으로 편입됐고, 농협생보․손보 등도 영입, 상품 개발 마케팅 지원 역량 강화를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취임 2년차에는 거액의 부실채권정리(빅 배스)로 자산 건전성을 회복하고 수익창출을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됐다. 지난 2017년 3분기 김 전 회장은 3분기 누적 순이익 728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보여줬는데 이는 당시 연간 목표치인 6500억원을 뛰어넘을 수준이었다. 능력을 인정받은 김 전 회장은 농협금융 역사상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농협금융은 김광수 5대 회장(행정고시 제27회․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을 맞아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갖추게 됐다. 김 전 회장은 디지털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변화추진국'을 신설해 자회사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냈다. 직원 전문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직군 육성 로드맵도 수립해 영업 경쟁력을 높였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하고 부동산 금융 등 대체투자 시장에 뛰어들었다. 렌터카 사업에도 진출해 NH농협캐피탈을 알짜 회사로 만들었고, 2019년말 NH벤처투자를 출범해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 결과 김 전 회장은 취임 첫 해 1조원 이상의 연간 순이익을 거둬들이며 2012년 지주회사 출범 후 최고 실적을 냈다. 이듬해도 1조원 이상을 남기면서 김 전 회장은 4대 회장을 이어 연임에 성공한 두 번째 회장이 됐다.

지난해 취임한 손병환 회장은 올해 '해외 매출 확대'와 '디지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손 회장은 신충식 초대 회장을 이은 역대 두 번째 내부 출신 수장으로 국내 금융권에선 디지털금융 혁신을 이끈 1세대로 꼽힌다. 또한 NH농협금융지주에서 농협금융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기도 했다.

실적면에서는 역대 최상위 성적을 받았다. 지난해 농협금융은 순이익 2조2919억원을 기록하며 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순익 '2조원'을 넘겼다.

손 회장은 향후 자산의 노하우를 살려 해외 부문에서는 2025년까지 글로벌 사업 자산을 지난해(1조5000억원)보다 4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손 회장이 앞서 밝힌 'NH농협지주의 미래 청사진'에도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외 진출과 디지털 사업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홍콩, 호주 시드니, 베트남 호치민, 인도 노이다에 NH농협은행 지점을 개설하고, NH투자증권 영국 런던 사무소를 법인 전환 등이 있다. 올해 6월에는 고객 디지털 서비스도 가시화 된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의 핵심 상품과 서비스를 NH올원뱅크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면서다.

농협금융은 본격화 될 디지털 금융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겠다는 계획이다.

손 회장은 2022년 신년사를 통해 "이제는 플랫폼 생태계, 유니버셜 뱅킹,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활성화 등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한 이해와 대응 능력이 경쟁력이 되고 있다"며 "혁신을 통한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다양한 데이터를 읽고 해석해 활용하는 능력을 배양해야 하며 조직전체가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적극 도입하는 한편 소비자 선호에 맞춰 디지털 기술을 접목시키고, 올원뱅크 내 금융계열사 핵심 서비스 연계해 업권 간 장벽을 초월한 종합금융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NH금융연구소는 오는 6월 '농협금융 10년사'를 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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