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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알맹이 빠진 테일러메이드 인수 왜?

[Why]F&F, 알맹이 빠진 테일러메이드 인수 왜?

등록 2021.08.05 15:51

수정 2021.08.05 15:52

김다이

  기자

10년간 한성에프아이에 발 묶인 국내 골프 의류 판권F&F ‘국내 골프웨어 시장 공략’ 아닌 글로벌 확장 목적테일러메이드 어패럴 매출 비중 2%, 타격 적다는 판단

사진=테일러메이드 홈페이지사진=테일러메이드 홈페이지

패션기업 F&F가 미국 골프용품 업체 테일러메이드 인수 딜을 마친 가운데 이번 계약에서 국내 판권이 제외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5000억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알맹이 빠진 기업을 인수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F&F는 경영권 인수의 목적이 국내 의류 판매가 아닌 글로벌 확장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한성에프아이는 테일러메이드 글로벌과 골프웨어의 국내 사업을 위한 10년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패션기업이 해외 패션 브랜드의 판권을 인수하는 것은 특이한 일이 아님에도 이 계약은 패션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해당 계약에 앞서 테일러메이드의 글로벌 본사를 또 다른 패션기업인 F&F가 인수했기 때문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아쿠아쉬네트, 캘러웨이골프와 함께 세계 3대 골프용품업체로 꼽히는 곳으로, 전세계 200개 국가에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 3일 의류 브랜드 MLB와 디스커버리 등을 전개하는 F&F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센트로이드PE)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인수 딜을 마치고 본격적인 인수에 돌입한다.

당초 업계에서는 최근 국내 골프산업 성장과 함께 골프웨어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어 이 시장에 다시 뛰어든 F&F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F&F 역시 최근 한국과 중국의 젊은 골프 인구가 늘면서 커진 골프 의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밝혀왔다.

그러나 테일러메이드의 인수 계약이 성사된 당일 한성에프아이 측이 국내 판권 계약 내용을 공개하며 상황은 달라졌다.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했던 F&F가 10년간 국내에서 테일러메이드 의류를 판매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F&F가 테일러메이드의 국내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 만큼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를 무려 5000억원을 주고 사들였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면, F&F는 테일러메이드와 한성에프아이의 국내 판권 계약 내용을 이미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번 인수 과정에 참여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F&F 관계자는 “F&F가 인수에 참여한 목적은 테일러메이드의 국내 의류 판권 확보가 아닌 ‘본사 경영권 인수’다. 국내 시장에 국한하지 않고 ‘글로벌 단위’에서 사업을 펼치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F&F는 국내 판권 없이도 테일러메이드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테일러메이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다. 북미, 유럽, 일본, 오세아니아 등 글로벌 단위 매출이 테일러메이드 전체 매출 비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는 내수와 중화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 중인 F&F가 북미와 유럽 등 서구권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볼 수 있다.

또한, F&F는 테일러메이드에서 어패럴 매출 비중이 낮기 때문에 당장 국내 의류 판권 부재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테일러메이드는 카테고리별로 골프 클럽 및 볼이 90%, 기타용품 8%, 어패럴이 2% 정도의 비중을 가지고 있다.

테일러메이드는 골퍼들 사이에서도 의류보단 ‘장비’로 유명세를 탄 브랜드다. 테일러메이드 의류는 골프웨어에 특화된 PXG나 제이린드버그, 타이틀리스트 등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상황이다. F&F는 이번 인수로 테일러메이드 의류와 잡화 카테고리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외에도, F&F는 매출 비중이 80~90%에 달하는 MLB와 디스커버리등 라이선스 브랜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브랜드 부재로 인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F&F는 레노마스포츠와 엘르골프로 두차례 국내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었다가 수익성 저하로 발을 뺀 경험이 있다. 2010년대 들어 골프 인구 감소로 업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로 골프 인구가 증가하고 전세계적으로 골프산업이 부흥기를 맞았다. 이를 발판 삼아 F&F는 이전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해 다시 한번 골프웨어 시장에 도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F&F 관계자는 “센트로이드PE와 함께 테일러메이드 본사 인수 후 F&F의 패션사업 노하우까지 더해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계획이다”라며 “F&F는 향후 테일러메이드의 지배회사 지위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전을 도모하려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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