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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회장 ‘친정부’ 김정민 영입···악수인가 묘수인가

윤종규 KB금융회장 ‘친정부’ 김정민 영입···악수인가 묘수인가

등록 2017.12.26 18:30

신수정

  기자

계열사에 부회장직 신설해 친정부 인사 내정외풍 막는 '바람막이'될까 또다른 '라인' 될까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제공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친정부 인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해 김정민 전 사장을 내정한 것을 두고 금융권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김 전 사장이 금융당국의 바람막이 역할을 톡톡히 해 당국의 지배구조 간섭에서 벗어나고 입김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과 오히려 김 전 사장이 그룹 내 영향력을 행사 해 윤종규 회장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계열사인 부동산신탁에 자문역할을 위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인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을 사실상 내정했다.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압박하자 현 정부와 친분 있는 인사를 앉혀 관계 개선에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 금융지주 회장 선출 과정과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며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금융회사 CEO가 사외이사를 추천하고 또 거꾸로 사외이사가 CEO를 선임하는 구조 하에서는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추기 쉬워 경영진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에 소홀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회장은 이미 연임에 성공한 터라 이런 논란으로부터 한 발 피해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내년부터 열리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에는 참석할 수 없게 돼 계열사 인사에 대한 영향력이 줄어들수밖에 없다.

또 윤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집중적으로 지적한 ‘셀프연임’ 논란이 있었던 점 등을 비춰보면 향후 회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김정민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도 이런 전망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자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금융권 대표 친노·친문 인사인 것으로 윤종규 회장 연임 논의가 오가던 시절에는 차기 KB금융 회장 후보 중 한 명으로도 거론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김정민 전 사장 영입이 금융당국의 입김을 막을 ‘묘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는 내놓고 있다. 부회장이라고는 하지만 인사권 등 실질적 권한이 없는 자문역할을 하면서 금융당국의 외압을 차단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KB부동산신탁이 그룹 내 12개 계열사 중 9위권에 불과한 작은 곳이어서 경영에 영향력이나 지배력을 행사할 수는 없을뿐더러 기존 직위에 있던 인물을 밀어낸 것이 아니라 부담감도 없다는 해석이다.

다만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당장의 비바람을 막기 위해 친정부 인사를 영입하지만 제 2의 KB사태를 일으킬 수 있는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금융은 지난 2014년 서로 다른 낙하산 줄을 타고 내려온 임영록 당시 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간에 권력다툼으로 내부 갈등을 겪었다.

자문역할에 불과한 자리긴 해도 친정부 인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이상 윤종규 회장이 아닌 김 전 사장을 둘러싼 ‘라인’이 형성된다면 이같은 갈등이 재현되기 쉽다.

당초 김 전 사장을 고문으로 영입하려 했지만 ‘격이 낮다’는 김 전 사장측 요구에 따라 부회장직을 만들었다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까지 돌면서 김 전 사장의 영향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장 비바람을 막고자 영향력 있는 인사를 영입했지만 이후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KB사태를 수습했던 경험이 있는 윤종규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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