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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이재용 공백 장기화로 삼성시계 암흑

이건희·이재용 공백 장기화로 삼성시계 암흑

등록 2017.05.11 01:00

강길홍

  기자

이건희 회장 심근경색 와병 3년째이재용 부회장도 구속기소 3개월째사상초유로 父子가 동시에 경영공백삼성 장기전략 수립 어려움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제공사진=연합뉴스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지 3년째다. 이 회장의 와병 이후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영 공백을 메우며 강도 높은 변화와 혁신을 추구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마저 지난 2월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의 총수 자리는 3개월째 공백 상태다. 사상초유의 부자 동시 공백으로 삼성그룹의 경영 시계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암흑 상황이다.

11일은 이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만 3년이 되는 날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10일 밤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자택 인근 순천향대병원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다음 날 새벽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

삼성 측은 이 회장의 현재 건강상태에 대해서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기존 상태에서 특별한 변화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5년 6월 한 매체는 이 회장이 병실에 누워 자가 호흡을 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해 보도한 바 있다.

이 회장의 갑작스러운 입원에도 불구하고 삼성그룹이 지금까지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이 부회장이 사실상의 총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입원하기 전에도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때마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리더십을 시험받았다.

이 회장의 입원 뒤 이 부회장은 본격적으로 총수 역할을 하며 삼성의 사업구조 재편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한화그룹과의 빅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하만 인수 등 굵직한 경영 결단을 내리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한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았지만 이를 잘 수습하며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갤럭시노트7의 교훈을 바탕으로 착실히 준비한 갤럭시S8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다시 한번 끌어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결국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은 결국 총수공백 사태에 빠지게 됐다. 이 회장이 쓰러졌을 때는 이 부회장이 대체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대체 불가능한 위기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측에 뇌물을 제공하고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도움을 받기로 한 혐의로 기소됐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기금 등이 뇌물액으로 산정됐다. 하지만 출연기업 총수 중에서 유일하게 구속돼 논란이 됐다.

이 부회장 측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초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는 5월 중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재판 일정이 길어지면서 8월까지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과 이 부회장의 재판이 맞물리게 되면 재판 일정은 물론 결과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 삼성으로서는 총수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더욱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재벌의 중대 경제범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삼성으로서는 부담스럽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고 법정형을 높여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빠르면 5월 중에는 경영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점쳤지만 현재로써는 어는 것 하나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구속기소된 직후에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고 계열사 자율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다. 삼성그룹은 내부에서 벌써부터 계열사간 업무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동시에 경영공백 상태에 놓인 삼성그룹의 성장동력 약화도 우려된다. 특히 당분간 대규모 인수합병(M&A)를 추진하기가 어렵게 되는 것은 물론 적기 투자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도 장기화된다면 삼성그룹의 장기경영전략 수립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삼성만 제자리걸음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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