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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래미안 주택사업 의지 있나 없나

삼성물산, 래미안 주택사업 의지 있나 없나

등록 2017.02.08 15:39

수정 2017.02.08 18:46

김성배

  기자

최근 수년간 래미안 수주 사실상 제로지난해엔 아예 없어···수주잔고 역대최저그룹의 무관심 속 되레 내부서 몸사려최 사장도 석연찮은 행보···준법도 걸림돌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사진제공=삼성물산)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사진제공=삼성물산)

"윗선(삼성그룹)에선 래미안으로 수주할테면 해보라고 하는 듯 해요. 하지만 되레 (삼성물산)내부에서 몸을 사리다보니 사업수주가 제로에 가깝게 없는 거에요. 매년 기본 수주가 있어야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건데 말이에요."(삼성물산 관계자)

삼성물산이 래미안 주택사업을 2~3년 내 접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 주택사업부를 빌딩사업부에 통합하고 지난해 9월 주택사업본부를 팀단위로 축소해서만이 아니다. 주택사업 수주 잔고가 역대 최저치로 급감하고 있는데도 근래 재건축 등 주택 수주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떼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다 수장(首長)인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마저도 석연찮은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더 부풀어오르고 있다.

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주택사업에서 법을 어기지 않는 선에서 영업활동을 하면서 특히 상징성이 있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장은 시공사 입찰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치훈 사장도 지난해 11월 ‘건설업계 CEO 초청 정책간담회’에서 “앞으로도 주택사업을 잘 하겠다”며 주택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주택사업 철수설은 업계에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유가 타 건설사에 비해 최근 몇년간 수주량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지난 3~4년간 지속된 부동산호황에 재건축시장 분위기도 살아나면서 지지부진했던 정비사업들이 속도를 냈다. 이에 대형건설사 대부분은 정비사업 수주에 공격적으로 나서 해외손실을 딛고 흑자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재미를 봤다.

지난해 정비사업 최강자로 이름을 올린 대림산업은 3조3000억원의 수주총액을 올렸고, 재작년에도 정비사업을 통해 2조7211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GS건설은 2014년 2조270억원을 수주한 데 이어 재작년에는 8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역시 2조40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를 이뤄냈다. 현대산업개발도 지난해 1조9008억원의 수주고를 기록했고, 대우건설도 1조6733억원을 수주했다. 이밖에 롯데건설이 1조4009억원, 현대건설이 1조2624억원, 포스코건설이 1조2150억원, SK건설이 1조1559억원 규모의 사업권을 따냈다.

이에 반해 삼성물산의 수주액은 중견사의 수주액보다도 못하다. 2012~2015년까지 단 한 건씩의 수주고를 올리는데 머물렀으며 금액도 재작년 9000억원 규모의 신반포 통합재건축을 제외하고는 모두 5000억원 미만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단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지난 4년간 수주한 정비사업도 모두 입찰 경쟁이아닌 조합 추천을 통한 수의계약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래미안 기존 수주 분양 사업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때문에 기존 수주잔고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신규 수주가 제로(0)에 가까운데 분양 사업을 꾸준히 하고 있는 탓에 나오는 결과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작년 말 기준 주택사업 수주 잔액이 10조1860억원으로 전분기(12조3330억원) 대비 17.4%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삼성물산은 평균 13조원대 수준의 수주 잔액을 유지했다. 지난 2014년 4분기 13조1810억원, 2015년 4분기 13조2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3분기에는 12조3330억원으로 줄더니 4분기에는 10조186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최치훈 사장의 석연찮은 행보도 철수설에 힘을 보탠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재작년 말 진행된 GS건설과 격돌한 강남 무지개아파트 수주전이다. 당시 회사내부에서 래미안 매각설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 최치훈 사장의 현장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사장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주택사업부문을 비주력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업계에 이미 널리 알려졌다. 사내에서는 ‘(전자에 비해)돈도 안 되는 부문인데 시위까지 하며 이미지를 깎으니 부회장님이 싫어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주 경쟁력도 문제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장과 조합원들과 활발히 교류하는 등 물밑작업도 사실상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건설사들의 경우 조합원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선물 등 공세를 펼치기도 하지만 삼성물산은 준법(컴플라이언스) 내부 규정이 엄격해 귤이나 박카스 정도의 영업으로 경쟁하고 있다는 얘기다. ‘래미안’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이 아직 최상위이지만 영업력, 시공기술, 브랜드 선호도 등에서 과거처럼 경쟁사를 시원하게 압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는 의미다. 내부에서 주택사업에 몸을 사리다보니 수주 검증팀의 검사 농도도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일부에서 악의적으로 ‘래미안’의 힘을 빼기 위해 흘리는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10조원 이상에 달하는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주택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말도 안 된다”며 “수주량이 작은 것은 해외사업에 집중하고 국내에서는 리스크 축소를 위해 우량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주를 많이 하냐 안 하냐는 중요하지 않다. 어느 타이밍에 분양을 내놓고 성공으로 이끄냐가 중요한 것”이라며 “반포나 대치 은마 등에 관심이 많다. 숫자 수주만 놓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 올해도 반포3주구 등 시공권 확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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