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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래미안 아성 ‘흔들’

[아파트 브랜드 춘추전국시대]①래미안 아성 ‘흔들’

등록 2016.12.08 13:44

수정 2016.12.08 14:10

김성배

  기자

삼성 래미안 매각설에 독주 깨져자이·힐스테이트 등 빈왕좌 노려대우는 푸르지오 브랜드 교체 검토디에이치 등 프리미엄 브랜드 자웅

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론칭하고 첫 수주한 강남 삼호가든 3차 재건축 조감도(출처=현대건설)현대건설이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론칭하고 첫 수주한 강남 삼호가든 3차 재건축 조감도(출처=현대건설)

아파트 브랜드 춘추전국 시대다. 국내 대형 메이저 건설사 브랜드 중에서 단연 선두를 유지하던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가 이래치이고 저래치이는 사이 그 빈틈을 노리는 자이, 힐스테이트, e편한세상, 푸르지오 등 대형 브랜드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는 형국이라는 의미에서다.

게다가 대형 건설사들이 기존 브랜드가 아닌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강남 재건축 등 강남 한복판에서 브랜드 자웅을 겨루고 있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진검승부가 불붙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8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리서치회사를 비롯해 브랜드평판 사이트 등 각종 아파트 브랜드 순위에서 1위를 독식하다시피하던 삼성물산 래미안 브랜드(2000년 출범)의 독주가 서서히 깨지고 있다. 삼성물산이 래미안 사업을 접는다는 소문이 강남 재건축 등 강남 시장을 중심으로 파다하게 퍼지면서 절대강자였던 래미안 브랜드가 쇠약해지고 있다는 있다는 의미다.

실제 부동산 포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아파트 브랜드 파워를 조사한 결과, GS건설의 자이가 1위로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위였던 래미안은 4위로 밀려났다. 래미안은 최근 삼성물산이 국내 주택 분야의 신규 수주에 소극적인데다 주택사업 철수설까지 돌면서 브랜드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이 2014년 이후 수주한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단 한 건뿐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삼성물산이 주택사업을 롯데나 KCC에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철수설을 공식 부인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더 이상 삼성의 래미안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갖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주요 아파트 브랜드 순위 조사에서 최근 5년 간 래미안이 1위 자리를 벗어난 건 처음이다. 브랜드 가치 평가회사 브랜드스탁의 연간 아파트 부문 브랜드가치평가지수 순위에서 래미안은 2006년 이후 10년간 1위를 쭉 지켜왔다.부동산114가 매년 연말 발표하는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에서도 2010년 이후 선두 자리를 뺏긴 적이 없다.

래미안 브랜드가 쇠약해지면서 여타 대형 건설 경쟁브랜드들이 새왕좌를 노리면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선두권에 다가서는 브랜드가 GS건설의 자이다. 자이 브랜드를 앞세운 GS건설은 지난해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수주액(8조180억원)도 1위였다. 지난 1월 신반포자이 분양을 시작으로 9월 부산 명륜자이가 평균 청약경쟁률 523대 1로 올 들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해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맏형격인 현대건설도 힐스테이트도 선전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최근 주택시장 호황을 타고 프리미엄 브랜드까지 론칭하는 등 강남 재건축은 물론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푸르지오 브랜드를 보유한 대우건설은 아예 브랜드 교체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 사장 출신으로 주택사업 전문가인 박창민 사장이 새 수장으로 등장하면서부터다. 대림산업 e편한세상, 롯데건설 캐슬 등도 고급스런 이미지를 부각하면서 서울을 비롯한 전국 재건축, 재개발 시장에서 여타 브랜드들과 용호상박 접전을 펼치고 있는 모양새다

메이저 건설사들의 프리미엄 브랜드도 뜨고 있다.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강남권 주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각 건설사들이 기존 범용 브랜드가 아닌 고급 프리미엄 브래드 고급 주택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 현대건설이 지난해 론칭한 디 에이치(THE H)가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월 서울 반포 삼호가든맨션 3차 재건축 수주를 따내면서 기존의 아파트 브랜드인 힐스테이트 보다 한 차원 더 높은 고가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 에이치를 선보였다. 디 에이치는 분양가 3.3㎡당 3500만원 이상의 고가 아파트에만 적용하게 되며 상류층이 거주하는 최고급 주택의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7월 분양한 개포 주공3단지 재건축 단지에도 디 에이치 브랜드를 적용했다. 이곳의 이름은 '디 에이치 아너힐즈(THE-H Honor Hills)'로 결정한 것. 최근 방배6구역 재건축 수주전에서도 디 에이치 브랜드를 앞세워 대림산업과 격전을 펼치고 있는 등 앞으로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디에이치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대림산업은 아크로라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강남 시장 석권을 노리고 있다. 우선 흑석7구역 재개발단지에 대림산업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기로 했다. '아크로'는 대림산업의 최고급 브랜드로 내부 자재부터 조경, 외관 등이 대림산업의 기존 브랜드 'e편한세상'보다 고급화된다.

다른 건설사들도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지는 않더라도 기존 브랜드에 프리미엄을 뜻하는 팻네임을 붙여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한다. 대우건설은 기존의 푸르지오 브랜드의 상위 프리미엄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반포와 서초, 용산 3개 단지에 적용했다. 정상, 최고점, 정점을 뜻하는 써밋이란 팻네임에서 알 수 있듯 최신 주거기술과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은 기존의 래미안 브랜드에 에스티지와 에스티지S를 추가해 각각 서초 우성 3차와 서초 우성 2차 재건축에 나섰다. GS건설도 아트 자이, 롯데건설은 롯데캐슬노블 등을 내세워 고급 브랜드 경쟁에 가세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내놓은 기존의 프리미엄 브랜드가 범용화되자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해야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최근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에 산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신분’을 의미하다보니 내가 어떤 브랜드 아파트에 산다는 것에 대해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면서 “특히 재건축을 할 때 아파트를 새것으로 만든다는 의미보다는 나중에 차익을 얻으려는 재테크 수단이 더 강하다보니 이런 흐름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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